2004년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율이 31.3% (한국은행 추정치)에 달하는 예상 외의 호조를 이룬 가운데서도 민간소비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는 등 내수부문 침체가 계속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은 4.7%(한국은행 추정치) 수준에 머물렀다. 수출이 호조를 이루면 내수부문에도 파급효과를 미쳐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연초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경제는 소비심리와 투자심리 모두 악화되어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였다. 과거 우리 경제를 견인해오던 수출 증가 → 내수 증가 → 소비 및 투자 증가 → 경제성장의 연관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해였다.
노동시장에서도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효과에 이상기류가 포착되었다. 2003년 3.1%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취업자가 오히려 감소한 데 이어 2004년에는 4.7%의 성장률이 시현되었음에도 취업자 증가율은 1.9% 수준에 그쳤다. 전년도의 감소에 따른 반등효과를 기대하였지만 전년대비 약 40만개 일자리가 추가되었을 뿐, 2002년 7.0% 경제성장에 6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던 것에 미치지 못하였다. 취업자 내부적으로는 양극화, 전통적인 서비스부문의 구조조정 등에 따라 임금근로자는 약 3.4% 증가한데 반하여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가 약 -0.9% 감소하였다. 경제성장 → 고용창출의 고리에서도 구조 변화의 일단이 감지된다.
고용상황의 양적,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우리 노동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 변화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상적인 특징보다는 구조적인 특징을 중심으로 최근 노동시장의 동향을 평가할 때 비로소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올바른 대안 모색이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최근의 고용 및 임금 동향과 그 주된 특징들을 살펴볼 것이다. 아울러 2005년 노동시장을 전망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과제를 도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