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알림광장

연구원동정

홈 알림광장 연구원동정
인쇄
  • 제목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아닌 노동자라고 정부가 선언해야”…OECD 일자리 전문가 좌담
  • 구분
    좌담회
  • 작성일
    2019.11.28
  • 첨부파일
  • 관련사이트
  •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아닌 노동자라고 정부가 선언해야”…OECD 일자리 전문가 좌담  이미지

     

     

    ㆍ‘플랫폼노동과 일터 혁신’

     

    - 택시기사·배달원·가사도우미·미용사·점원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 미래 기회로 여겨지지만 장시간·저임금 경쟁 내몰리는 등 취약성 여전

     

    미래의 노동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을 품는 사람들은 ‘플랫폼노동’에 주목한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찾고 고객을 만나는 형태의 새로운 노동은 택시기사, 배달원뿐만 아니라 가사도우미, 미용사, 식당 점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까다로운 채용절차와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노동은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플랫폼노동이 장시간·저임금 경쟁을 부추기고, 사업주의 책임을 은폐해 노동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 역시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노동을 새로운 형태의 노동으로 인정하고 기존의 고용계약과 다른 새로운 규범을 만들거나, 기본소득 등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1일 정부 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한 ‘일자리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자리 부문 담당자들은 경향신문과 진행한 좌담회에서 정부가 플랫폼노동자들을 프리랜서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선언하는 것부터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플랫폼노동자의 불안정한 지위는 개인의 안정적 생활뿐 아니라 사회통합도 위협할 수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기존 정규직을 대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노동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미래의 번영은 신기술의 빠른 도입뿐 아니라 견고한 사회통합 위에서만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파편화되고 분절화된 다양한 일자리 종사자들을 ‘노동자’로 다시 묶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좌담회는 지난 20일 서울 매리어트 호텔에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OECD의 스테판 카르실로 일자리·소득부장, 마르게리타 레인 미래 일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민간 싱크탱크에서 유럽의 작업장 혁신을 연구해 온 피터 우이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 수석연구위원,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여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이하 배) =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향후 일자리 전망에 대해 OECD 등 국제사회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스테판 카르실로 OECD 일자리·소득부장(이하 카르실로) = OECD는 2019년 고용전망에서 앞으로 지금 있는 일자리의 14%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전체 일자리의 약 30%는 업무의 성격이 바뀔 것이며 신기술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의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15년 전과 비교해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유연성 높은 일자리들이 요구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현상은 한국은 물론 모든 OECD 국가들에서 나타난다. 생산성이 둔화되는 분야와 향상되는 분야 간 형평성이 문제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나라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배 =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 플랫폼노동 확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OECD 역시 플랫폼노동자의 빠른 증가가 미래 노동의 중요한 이슈라고 제시했다. 한국도 전체 노동자의 10%가량이 플랫폼 노동자 3% 정도를 포함한 특수고용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플랫폼노동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인가.  

    마르게리타 레인 OECD 미래 일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이하 레인) = 플랫폼노동자를 통계로 파악하는 일은 많은 국가들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OECD 국가를 예로 들자면 3%가량의 노동자들을 플랫폼노동자로 보고 있다. 플랫폼노동자의 가장 큰 특징은 ‘회색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자영업자이지만 노동자들의 취약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예컨대 심부름 노동자나 배달원들만 봐도 자기가 고객에게 얼마를 청구해야 하는지, 노동하는 방식 등에서 자율권이 없고 선택권이 없다. 플랫폼노동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려면 그런 취약성과 노동환경을 먼저 봐야 한다. 또 플랫폼노동자 세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임금이 낮고 근로조건이 취약하다. 세번째로 플랫폼노동자 간에 동일성이 별로 없다. 일하는 이유나 방식 등이 각자 다르다. 그래서 플랫폼을 상대로도, 고객을 상대로도 협상력이 없다. 그래서 플랫폼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위험부담(리스크)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 기술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통제한다. 이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전통적인 의무를 행하는 기존 기업들에 형평성 문제를 일으킨다.

     

    - 불안정한 지위, 개인뿐 아니라 사회통합 위협 국민연금 미가입 등 연금체계에도 재정적 영향 정부 위험성 인식, 정규직과 대체하게 해선 안돼
    피터 우이 TNO 수석연구위원(이하 우이) = 네덜란드는 플랫폼노동자를 포함해 자영업자들이 전체 인구의 10~12%를 차지한다. 이들 개개인의 삶 차원에서도 불안정 문제가 있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플랫폼노동자들은 국민연금을 납입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연금체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는 나아가 사회적 통합과 결속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아무도 그 일을 원하지 않고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해 저임금 경쟁이 벌어지는 플랫폼노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노동자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회 전체의 위협이 될 수 있다. 

    카르실로 = 플랫폼노동의 무분별한 확산이 개개인뿐만 아니라 공공에도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단적으로 플랫폼기업과 노동자 모두 사회보장 분담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에 재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위험성을 잘 인식해야 한다. 플랫폼노동의 확산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기존의 정규직을 완전 대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레인 = OECD가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플랫폼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실상 고용하는 플랫폼노동자들의 직업훈련에 별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배 =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특수고용직이나 자영업 등 ‘스스로 고용된 노동자’가 많이 늘었다. 자영업자 비중이 OECD 평균은 14.2%인 데 반해 한국은 21.3%다. 플랫폼노동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사람들을 고용정책에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지가 과제이다.


    - 캘리포니아, 우버 기사들 기존 노동자 지위로 흡수 프랑스, 독립 노동자로 규정 ‘노조결성권’ 부여 등 정부, 플랫폼과 합의 이끌고 ‘회색지대’ 없애야 

    카르실로 =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플랫폼기업의 대표 주자인 우버에 대해 우버 택시기사들에게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 등 권리를 부여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플랫폼노동자들을 기존의 노동자 지위로 흡수하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는 2016년 8월 노동법을 개정하면서 플랫폼노동자를 전통적 노동자와 구별되는 독립적 노동자로 규정하고, 노조 결성 권리 등을 부여했다. 방식은 다양하지만 이 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정부가 나서서 플랫폼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노동자에게 일반 노동자의 권리를 부여하건, 플랫폼노동자들을 제3의 노동자로 인정하건 국가가 나서서 개입해야 제도화가 이뤄진다.  

    레인 = OECD의 입장은 ‘회색지대’부터 줄이라는 것이다. 플랫폼노동자는 노동자라고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부득이 자영업자로 분류될 경우에도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틀에 어떻게 편입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OECD는 단체교섭권을 플랫폼노동자나 자영업자들에게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이 = 기본적으로 유연성의 여지를 남겨놔야 한다. 하지만 고용 지위와 관련해 너무 많은 유연성을 보장해줘서는 안된다. 네덜란드는 항상 노사정 합의에 의해 경제정책의 틀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적 법안을 통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사회 보장이나 근무 안정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은 네덜란드에서 지난 2년간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배 = 플랫폼노동자를 포함해 단체교섭권의 개념과 제도를 잘 활용하라고 ‘OECD 2019 고용전망’에 나와 있다.  

    레인 = 플랫폼노동자의 다양성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의사나 배관공이 플랫폼을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가격담합 문제가 걱정될 수도 있다. 심부름센터나 배달노동자들 중에는 경쟁이 너무나 치열해 건당 1달러 미만으로도 일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교섭권을 가진다 볼 수 없다.  

    카르실로 = 경쟁법 등을 플랫폼노동자들에게 맞춰 손보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플랫폼노동자들이 단체협상에 나서면 그들이 자영업자나 다름없다는 이유로 담합으로 규정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경쟁법을 손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레인 = 정부의 선언과 역할이 중요하다. 네덜란드에서는 앱을 통해 청소서비스를 하는 노동자들과 플랫폼 간 협상이 이뤄졌다. 프랑스의 경우는 정부가 노동법 개정으로 플랫폼노동자에 단체협상 권한이 있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노동자에게도 불확실성을 없애줘야 한다. 플랫폼노동자들도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 플랫폼 비즈니스 증가는 자연적인 추세이다.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정부 역할은 어떻게 빛을 키우고 그림자를 줄일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일자리위는 지난 9월부터 플랫폼노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플랫폼을 통한 일자리 확충에 주목하면서 종사하는 분들을 어떻게 보호해갈지 방안을 만들고 있다.

     

     

    [출처] - 경향신문 2019.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