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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판단기준

  1. 대법원 2022-03-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2. 대법원2022-03-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3. 저자 방강수

【판결 요지】 

<대상판결1>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상판결2>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대상인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말한다. 

 

 

1. 근로조건 결정의 ‘요소’ 간에 유불리가 다른 경우(대상판결1) 

 

퇴직금이라는 ‘근로조건’은 두 가지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지급률’과 ‘기초임금’이다.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한 법정퇴직금의 구성 요소는 30일분(지급률)과 평균임금(기초임금)이다. 정기상여금이라는 근로조건도 역시 구성 요소는 지급률(연간 600% 또는 750%)과 기초임금(기본급)이다. 한편 약정퇴직금은, 그 금액이 법정퇴직금에 미달하지 않는 이상, 법정퇴직금과 달리 지급률과 기초임금을 정할 수 있다.   

퇴직금과 같이, 어떤 근로조건이 복수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요소는 유리하게 변경되는 반면 다른 요소는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그 근로조건(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됐는지 여부에 대해, 판례는 오래전부터 복수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다. 

1995년 대법원 판결은, 퇴직금 지급률이 전반적으로 인하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그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제반 상황(유리하게 변경된 부분 포함)을 종합 고려하여 그 퇴직금에 관련한 개정 조항의 불이익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2004년 판결은,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률이 낮아져 그 자체로는 불리해졌다고 하더라도 기초임금이 인상된 경우, 반드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상판결1도 이러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 즉,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는 법리이다.  

대상판결1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한국방송공사(피고)는 지역총국과 지역국에서 방송기술업무(TV조정실, 라디오조정실, 송출센터)를 담당하는 기술직 근로자의 근무형태를 ‘4조 3교대제’에서 ‘3조 3시차와 4조 3교대의 병합근무제’로 변경하는 근무형태 전면 개편조치를 시행하였다. 이 개편조치로 인해, 지역총국 TV조정실의 경우에는 기존 16명(4조 3교대) 근무에서 13명(9명은 시차근무, 4명은 4조 3교대) 근무로 바뀌었다. 이에 원고들(KBS노동조합 외 4인)은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근무일정이 불규칙해졌다는 등의 이유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1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즉, “근무형태가 크게 불규칙해졌다거나 업무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요소에서 다소 저하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밤샘근무가 대폭 축소되는 등 오히려 다른 요소가 향상된 부분도 있으므로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판결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대상판결1은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요소가 복수이고, 그 요소들 간에 유불리를 달리하는 경우,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이익 변경 여부를 판단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차이점은 기존의 사례들이 퇴직금과 명예퇴직수당인 데 반해, 대상판결1은 좀 더 복잡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교대근무제 형태라는 점이다.  

퇴직금ㆍ명예퇴직수당은 지급률과 기초임금을 바탕으로 계산하여 기존의 금액보다 더 많아졌는지 아니면 적어졌는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즉, 금액 수치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교대근무제는 그 요소가 훨씬 많고 수치화하여 판단할 성질이 아니므로,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의 판단은 더 복잡하고 정교해야 할 것이다.  

 

 

2. ‘기득의 권리나 이익’의 의미(대상판결2)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A회사는 호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호봉제에 따른 임금은 매년 인상되었다. 그러다가 A회사는 2022년부터 성과주의에 기반한 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甲, 乙, 丙의 2021년 월급(호봉제)은 모두 300만 원이었다. 그런데 2022년 월급(연봉제)은 인사평가에 따라 달라져서, 甲은 300만 원, 乙은 315만 원, 丙은 330만 원을 받게 되었다. A회사가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한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가? 

언뜻 봐서 전년도에 비해 월급액이 적어지지 않았으니 불이익 변경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는 불이익 변경이다. 매년 임금인상이 이뤄지는 호봉제를 계속 시행했더라면, 2022년 甲의 월급은 300만 원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연봉제의 시행으로 甲은 전년도와 동일한 300만 원을 받게 되었다. 즉,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되면서, 甲은 임금 인상에 대한 기득 이익이 박탈된 것이다. 쉽게 말해, 호봉제를 계속 시행했더라면 월급이 올랐을 텐데 연봉제 시행으로 월급이 동결되었으니, 이러한 것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된다. 전년도에 비해 지급받는 임금액수가 적어져야만 불이익 변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상판결2는 위와 같은 상황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는 점을 법리(法理)로써 명확히 했기에 그 의의가 크다. 판례는 오래전부터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근로조건 등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대상판결2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였다. 즉,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대상인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말한다.”는 법리이다. 

대상판결2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대학교를 설치ㆍ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들은 ○○대학교에 임용된 교수들이다. 피고의 교직원보수규정 제4조는 ‘교원과 직원의 봉급월액은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보수규정(대통령령) 제5조에 따른 ‘별표12’는 국립대학 교원 등의 봉급월액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공무원보수규정의 개정으로 별표12에 따른 국립대학 교원 등의 봉급월액은 매년 인상되었다. 

피고의 교직원보수규정 제4조에서 말하는 공무원보수규정은 그 보수를 책정할 당시 시행되는 당해 연도의 공무원보수규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원고들도 국립대 교수와 마찬가지로 매년 인상된 보수규정을 적용받아 왔다.  

그러다가 피고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2014년에는 2013년에 시행된 공무원보수규정을,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2014년에 시행된 공무원보수규정을,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2015년에 시행된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임금이 삭감된 것은 아니나, 과거에 시행된 공무원보수규정을 적용함에 따라 원고들의 임금 인상은 없거나 그 인상액이 줄어들게 되었다.  

위 이사회 의결에 따른 보수규정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불이익 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상판결2는 “원고들의 보수는 국립대학교 교원의 봉급월액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되지 않았다. 이 사건 각 이사회의결로 인해 형식적으로 교원의 보수가 삭감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해 연도의 공무원보수규정을 적용함에 따른 임금 인상에 대한 기득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의해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보수규정 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요컨대, 원심판결은 지급받는 임금이 삭감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 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대상판결2는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이익 변경이라고 본 것이다. 즉,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임금 인상 가능성’도 ‘기득의 권리나 이익’이라는 것이다. 

 

방강수(공인노무사,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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