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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교섭대표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에서 통상임금소송의 취하를 무쟁의 장려금의 지급조건으로 한 것이 통상임금소송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소수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대법원 2021-08-19 선고, 2019다200386 판결
  2. 저자 정영훈
【판결 요지】

사용자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기업노조와의 임금협약에서 통상임금소송의 부제소를 ‘통상임금 분쟁 해소 및 노사화합 선언 격려금’ 및 ‘무쟁의 달성 장려금’의 수급 조건으로 한 것은, 사용자가 통상임금소송을 유지하려는 ○○노조 지회 조합원들로 하여금 합리적인 이유 없이 무쟁의 격려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하여 위 조합원들을 불이익하게 취급한 것으로서 이는 불이익취급 또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노조 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사건 피고 회사(이 사건 상고인) 내에는 2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2014. 12.12. 설립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지회(이하 ‘금속노조 지회’라고 함)이고, 다른 하나는 2014.12.16.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인 ○○○ 노동조합(이하 ‘기업노조’라고 함)이다. 피고는 2014.12.12. 전국금속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받은 후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진행하였고, 2015.1.23. 기업노조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되었다.

피고 회사와 교섭대표노조 노동조합인 기업노조가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금속노조 지회의 조합원들 대부분은 2015.5.12. 및 2015.7.2.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산정한 법정수당 등과 실제 지급받은 법정수당 등의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기업노조는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여 2015.12.15. 합의를 하였는데, 여기에는 ‘일시금’이라는 합의 사항 아래 ①‘통상임금 분쟁 해소 및 노사화합 선언 격려금(인당 300만 원)’과 ②‘무쟁의 달성 장려금(인당 기본급 기준 100%)’이 포함되어 있다. 이 합의에 의하면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과 무쟁의 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거나 또는 이 사건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고 노사화합 등을 내용으로 하는 확인서를 제출하여야 했다. 이 사건 합의 후 이 사건 통상임금 소송에 참가하고 있던 금속노조 지회 조합원들 중 상당수는 소를 취하하고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합의에 따른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과 무쟁의 장려금을 지급받았다. 이에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서 무쟁의 달성 장려금을 받지 못한 금속노조지회의 조합원인 원고들은 피고가 위와 같이 무쟁의 장려금 지급조건을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 지급조건과 결부시킨 행위 등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불이익처분) 및 제4호(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1심 판결은 소송의 제소 여부는 근로자 개인의 권리행사의 문제라는 점, ‘통상임금 분쟁 해소 및 노사화합 선언 격려금’과 ‘무쟁의 달성 장려금’이 별개의 조건에 의하여 별개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법적ㆍ필연은 없다는 점,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이 선언적 의미만을 담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금속노조 지회와 기업노조에 대한 중립의무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여 기각하였다. 반면, 2심 판결은 통상임금소송을 유지하는 금속노조 지회 조합원들로 하여금 무쟁의 장려금을 지급받을 수 없도록 하여 조합원들을 불이익하게 취급함으로써 금속노조 지회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통상임금 부제소 지급 조건과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결부시키고 이를 고수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인정하였다. 이에 피고 회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2심 판결의 결론을 간략하게 설시한 뒤에 2심의 결론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 사건 판결의 의의는 매우 크다. 이 사건 판결의 의의는 사용자가 복수노조 체제에서 교섭대표노조와의 임금협약을 이용하여 소수 노조 및 그 조합원을 차별하였다고 인정하고 이 차별이 부당노동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한 점에 있다. 복수노조 체제에서 조합 간 차별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 기인한다. 첫째로, 사용자가 제시한 조건이 복수의 노조, 그리고 이들 조합에 소속된 조합원 모두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그 근로조건(또는 근로조건의 적용 조건)이 복수로 존재하는 노동조합의 규모, 성향, 운동 노선 등에 중립적이라는 것이다. 사용자는 어떤 노조를 의도적으로 차별적 취급을 하지 않는 외견을 만들기 위하여 중립적 조건을 제시하려고 할 것이다. 둘째로, 사용자가 제시하는 그 근로조건(또는 당해 근로조건의 적용 조건)이 확연히 불합리하다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성 향상에 협력할 것 또는 노사화합에 협력할 것과 같은 조건을 사전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과 같이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응당 제시될 수 있는 내용을 상당히 추상적으로 제시하는 경우에 그것을 불합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셋째로는, 이러한 조건을 수락할 것인지의 여부가 노조 또는 그 노조의 조합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즉,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불이익은 노조와 그 노조의 조합원의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이 사건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이 사건 피고 회사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거나 또는 이 사건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고 노사화합 등을 내용으로 하는 확인서를 제출하는 조건’은 ○○노조 지회 조합원뿐만 아니라 기업노조 조합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는 점, 양자를 결부시킨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 피고의 간섭이나 강압 없이 ○○노조 지회 조합원들과 기업노조 조합원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서 통상임금소송 취하 및 특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였다는 점을 들어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부정하고 있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는 2심 판결의 결론을 간략하게 인용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과 같은 복잡한 사안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논증 구조와 논거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이 점은 2심 판결에 매우 잘 나타나 있다. 2심 판결은 판단기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다. 즉, 사용자가 복수 노동조합하의 각 노동조합에 동일한 내용의 조건을 제시하였고, 또 그 내용이 합리적ㆍ합목적적이라면 원칙적으로 부당노동행위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복수 노동조합 중 한 노동조합의 약체화를 꾀하기 위하여 해당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전제조건을 제안하고 이를 고수함으로써 다른 노동조합은 그 전제조건을 받아들여 단체교섭이 타결되었으나 해당 노동조합은 그 전제조건을 거절하여 단체교섭이 결렬되었고 그와 같은 전제조건을 합리적ㆍ합목적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다른 복수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조작하여 해당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의 불이익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중립유지의무 위반으로서 해당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내지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위 판단 기준은 사실 종래 하급심 판결들에서도 제시된 적이 있지만 이들 판결에서는 복수의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이루어진 개별 교섭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다른 노조와 그 조합을 차별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었다. 이에 비하여 이 사건에서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의하여 선정된 교섭대표노조와의 교섭과 그 교섭의 결과 체결된 임금협약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소수 노조를 차별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사안과 큰 차이가 있다. 교섭창구단일화를 거쳐서 협약이 체결된 경우에 발생하는 조합 차별 사건은 공정대표의무위반의 문제로서 노동위원회에서 처리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고, 통상 그렇게 처리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사용자의 중립유지의무 위반을 논증하고 이를 토대로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내지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긍정한 것은 사용자의 소수 노조 차별에 대해서 법원에 의한 사법적 구제를 가능하게 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2심 판단에서 주목하여야 하는 점은 위의 판단 기준을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하여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긍정한 논리이다. 2심 판결은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통상임금소송을 유지하는 ○○노조 지회 조합원들로 하여금 무쟁의 장려금을 지급받을 수 없도록 하여 위 조합원들을 불이익하게 취급함으로써 ○○노조 지회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 지급 조건과 결부시키는 내용의 제안을 교섭대표노조에게 제시하고 이를 계속 고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내용의 제안이 ○○노조 지회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기업노조 조합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조 지회 조합원들 중 이 사건 통상임금 소송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었던 ○○노조 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관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제조건일 뿐만 아니라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노조 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에 해당하며, 이로 인하여 실제 ○○노조 지회 조합원들 중 상당수가 이 사건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 지회를 탈퇴함으로써 ○○노조 지회의 단결력도 약화되었다고 하고 있다. 차별적 처우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종래 노동위원회의 결정례와 판례에 비추어 보면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사건 2심 판결과 대법원 판결의 의의는 더욱 빛난다. 복수노조 체제하에서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을 이용한 사용자의 교묘한 조합 차별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정영훈(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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