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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종업원인 조합원의 쟁의행위 참여 행위의 법적 성격

  1. 대법원 2020-07-09 선고, 2015도6173 판결
  2. 저자 이승욱

【판결요지】
산업별 노조(‘이 사건 노조’)와 특정 회사(‘회사’)의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이 사건 노조는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회사 내 공장 주차장에 들어가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이 집회는 부분적ㆍ병존적 직장점거로 쟁의행위로서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 집회에 회사 종업원이 아닌 이 사건 노조 조합원들이 참가하였다고 하여 정당성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비종업원인 조합원의 쟁의행위 참여 행위는 이 사건 노조 지회 및 그 소속 조합원들의 쟁의행위를 지원ㆍ조력하기 위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비조합원인 조합원의 공장 출입이 회사의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은 점, 이 회사 공장 내에 머무른 장소와 시간 등을 고려하면 출입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할 정도로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가 실시한 직장점거에 종업원이 아닌 조합원이 참여한 행위가 쟁의행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조합활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사건에서 1심(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6.26. 선고 2013고정1201 판결)과 원심(대전지방법원 2015.4.19. 선고 2014노1799 판결)의 판결 및 대상판결은 모두 이 사건 직장검거가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고, 공장 주차장에서 이루어져 부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 점거에 해당하여 정당성이 인정되는 부분적ㆍ병존적 직장점거라고 전제하고 있다.

직장점거와 관련한 확립된 판례 입장은 “사용자측의 점유를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이른바 ‘부분적ㆍ병존적 직장점거’는 정당하고,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 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것과 같은 행위(대법원 2012.5.24. 선고 2010도9963 판결), 장기간 계속되거나 조업이 중단될 경우에는 ‘전면적ㆍ배타적 직장점거’로 보아 정당성을 부정한다. 여기에서 양자의 판단기준은 기본적으로는 직장점거에 의해 회사의 업무가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또는 적어도 그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대법원 2007.12.28. 선고 2007도5204 판결). 이상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직장점거의 정당성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산별노조 등 초기업 노동조합이 실시하는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 외에 직장점거를 포함한 쟁의행위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 쟁의행위의 적격성이 있는 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판단도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종업원이 아닌 조합원이 종업원인 조합원과 동일한 지위에서 쟁의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쟁의행위의 주체성이 문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은 종업원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노동조합이 주도한 쟁의행위에 당연히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면, 참가자의 책임은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달려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종업원이 아닌 조합원은 종업원인 조합원과는 다른 성격과 지위를 가지는 점을 강조하면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특정 사업장의 쟁의행위에 종업원과 동일하게 주체로서 참가할 수 있는지, 즉 쟁의행위에 참가한다면 그러한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평가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쟁의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쟁의행위에 대한 지원행위 내지 조력행위로서, 즉 조합활동으로서 평가되어야 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이 사건은 기업 지회 단위에서 조합원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해당 사업장의 주차장에서 일시적인 집회 형태로 부분적ㆍ병존적 직장점거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종업원이 아닌 이 사건 노조 조합원 200명가량이 회사 내로 들어와 그 집회에 참가하여 이를 주도한 이 사건 노조의 지역지부 간부들이 건조물침입죄 등으로 기소된 것이다.

원심은 직장점거에 대한 비종업원인 조합원의 참가행위의 성격에 대해 조합원인 사실이 인정되기 때문에 종업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곧바로 쟁의행위에 대한 적격성, 즉 쟁의행위의 주체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이들의 참가행위의 성격을 쟁의행위로서 파악하고, 쟁의행위가 정당하기 때문에 비종업원인 조합원의 형사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1심은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있는 적격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채 당연히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판단에는 약간의 의문이 수반된다. 첫째, 쟁의행위의 대표적인 형태인 파업을 생각해보면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노동쟁의가 발생한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집단적으로 노무를 거부하는 유형의 쟁의행위, 즉 파업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비종업원인 조합원은 노동쟁의가 있는 사업장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하지 않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 사업장에 대해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파업 자체가 개념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직장점거와 같은 적극적인 형태의 쟁의행위도 당연히 참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와 달리 직장점거와 같은 적극적인 행위를 수반하는 쟁의행위에는 참가할 수 있다고 파악하면 쟁의행위의 방법에 따라 쟁의행위의 주체가 달라지는 부당한 결과가 될 것이다.

둘째, 쟁의행위는 사용자 나아가 제3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은 다양한 규제를 하고 있고, 그 규제와 함께 판례는 민형사면책을 받기 위해서는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판단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판례는 파업찬반투표는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절차적 요건으로서,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한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기 때문에 “지역별ㆍ산업별ㆍ업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총파업이 아닌 이상 쟁의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당해 지부나 분회 소속 조합원의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쟁의행위는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쟁의행위와 무관한 지부나 분회의 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고 타당하게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4.9.24. 선고 2004도4641 판결. 같은 취지 대법원ᅠ2009.6.23.ᅠ선고 2007두12859ᅠ판결). 이렇게 해석하지 않으면 쟁의행위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다수의) 조합원에 의해 쟁의행위가 개시되지만 그 책임은 실제 쟁의행위가 예정하고 있는 범위의 조합원만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판례 법리는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에 의해 책임 등 불이익 등 영향을 받는 조합원이 쟁의행위를 결정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지 않는 자는 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쟁의행위 찬반투표 참가자격이 없다는 것을 논리적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초기업 노조의 기업 내 지회나 지부와 같은 하부조직의 쟁의행위 개시 결정은 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예정한 범위와 취지를 고려하여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에 따른 책임 부담 등 영향을 받는 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사건에서 종업원에 한정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업원에 의한 직장점거 자체는 정당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직장점거에 쟁의행위로서 당연히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쟁의행위 개시 결정 자체에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참가할 수 없거나 참가하지 않았다면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그 쟁의행위에 참가하더라도 그것이 쟁의행위로서 평가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쟁의행위에 대한 조력 내지 지원활동이라는 조합활동으로서 평가되어야 하는지가 선결문제로서 먼저 판단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점을 의식하고 판단한 점에서 적극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종업원인 조합원이 참가한 집회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참가한 집회가 구별없이 이루어졌기는 하지만 양자의 성격을 명확히 구별하고 있다. 종업원인 조합원이 참가한 회사 내 집회는 직장점거로서 쟁의행위에 해당하지만,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참가한 회사 내 집회에 대해 대상판결은 1심이나 원심의 판단과 달리 ‘쟁의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인 조합원의 “쟁의행위를 지원ㆍ조력하기 위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타당하게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이를 전제로, 쟁의행위의 정당성과는 별도의 관점에서 조합활동, 즉 쟁의행위에 대한 지원ㆍ조력행위의 정당성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대상판결은 “산업별 노동조합 조합원의 아산공장 출입방식이나 절차를 정한 노사 간의 합의 등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산공장 출입으로 인하여 □□기업의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더하여 피고인 박○○ 등이 아산공장 내에서 머무른 장소와 시간 등을 함께 고려해보면, 이러한 출입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할 정도로 그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상판결의 판단기준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비종업원인 조합원에 의해 이루어진 쟁의행위 지원ㆍ조력행위로서의 조합활동의 정당성은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해당 사업장에 출입할 근거가 있는지, 비종업원인 조합원의 조합활동이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었는지, 출입의 목적이나 장소와 시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수단과 방법에 상당성이 있는지 등에 의해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대상판결은 1심 및 원심과 달리 비종업원인 조합원이 종업원인 조합원에 의해 적법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진 쟁의행위에 참가하는 행위의 법적 성격은 쟁의행위가 아니라 그 쟁의행위를 지원ㆍ조력하는 조합활동에 해당하는 것을 명확히 한 점, 둘째, 비종업원인 조합원에 의해 이루어진 그러한 조합활동의 정당성 판단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승욱(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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