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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

  1. 대법원 2020-09-0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
  2. 저자 노상헌

【판결요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률이 정하고 있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법률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도 없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 피고(고용노동부장관)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에 근거하여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를 하였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그 자체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는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1989.5.28. 전국 교사들이 결성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정부와 긴장 관계의 연속이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1999.1.29. 제정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에 근거하여 전교조는 ‘부당해고된 교원은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정한 규약을 첨부하여 1999.7.1.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설립증을 교부받아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획득하였다.

법외노조 통보에 관한 법규정을 살펴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4호 라.목). 이러한 경우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시정을 요구하되, 시정되지 않는 경우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같은 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다(제9조②). 전교조를 직접 규율하는 교원노조법 및 시행령에서 위 노동조합법과 시행령 조항이 교원노동조합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법은 1953년 제정 당시 노동조합 해산명령제도를 두었고(노동조합이 법령에 위반하거나 또는 공익을 해하였을 경우에는 행정관청은 노동위원회의 결의를 얻어 해산을 명할 수 있다), 이미 적법하게 설립되어 활동 중인 노동조합을 행정관청이 임의로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87.11.28.(법률 제3966호) 폐지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폐지 후 약 5개월 만인 1988.4.15. 법정요건을 결여한 노동조합이 존립할 수 없도록 한다는 이유에서 구 노조법 시행령에 ‘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새로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법외노조 통보 제도는 행정관청이 결격사유가 있는 노동조합에게 법외노조 통보를 함으로써 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노동조합 해산명령제도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구법과 달리 노동위원회 의결 절차조차 두지 않음으로써 행정관청의 자의적 결정에 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전교조 규약(부칙 제5조. 부당해고된 조합원에 대한 조합원 가입 허용 및 유지)과 실제로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시정명령을 시작으로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다. 2010.3.31. 고용노동부는 전교조 규약 중 ‘교원의 신분을 상실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는 물론이고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이후 해고 관련 소송 진행 중에도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으로 교원노조법 제2조에 위배된다’고 하면서 ‘교원 신분을 상실한 사람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라’고 시정명령을 발하였다. 전교조는 시정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시정명령이 확정되었다.

고용노동부는 2013.9.23. 해직교원에 대하여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규약의 시정과 9명의 해직자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의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에 해당하므로 조합에 가입⋅활동하지 않도록 조치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시정을 요구하였다. 전교조는 위 시정요구가 노동조합의 단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대하여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고용노동부는 시정기한까지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2013.10.24. 전교조에 대하여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 한다’고 통보하였다.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서울행판 2014.6.19, 2013구합26309) 및 2심(서울고판 2016.1.21, 2014누54228) 모두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서 다수의견(8명)은 ①법외노조 통보는 이미 법률에 의하여 법외노조가 된 것을 사후적으로 고지하거나 확인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통보로써 비로소 법외노조가 되도록 하는 형성적 행정처분이고, ②이러한 법외노조 통보는 단순히 노동조합에 대한 법률상 보호만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데, ③노동조합법은 법상 설립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의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도록 규정하면서도, 그보다 더 침익적인 설립 후 활동 중인 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④이를 시행령에 위임하는 명문의 규정도 두고 있지 않으며, 더욱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는 입법자가 반성적 고려에서 폐지한 노동조합 해산명령제도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이유로, ⑤이 사건 시행령 법외노조 통보 조항은 법률이 정하고 있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법률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도 없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아, ⑥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에 근거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법외노조 통보가 모법에 규정되어 있고, 모법에 근거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법외노조 통보를 하였다면 적법하다고 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조법을 개정하여 법외노조 통보에 관한 조항을 시행령이 아닌 모법에서 규정하면 전교조는 또다시 법외노조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수의견의 판단구조를 비판하는 별개의견은 법외노조 통보 조항을 법률로 두더라도 행정관청에 의한 법외노조 통보 자체가 가지는 실질적 위헌성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상세하게 설시하고 있다. 법외노조 통보의 위헌성을 설시한 별개의견과 노동조합 해산명령제도를 폐지한 이유를 상기하면 대상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이 사건 시행령의 법외노조 통보 조항을 모법에 두는 개정을 생각할 수 없으니 기우일 것이다. 근로자는 온전하게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할 권리를 가지며, 누구를 조합원으로 할지는 조합원의 민주적 총의에 따른다는 원칙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노상헌(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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