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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에서 공개채용 절차와 계속근로 여부

  1. 대법원 2020-08-20 선고, 2017두52153 판결
  2. 대법원2020-08-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3. 저자 강선희

【판결요지】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으로서 ‘계속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ㆍ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는 없다.

 

 

1. 개요 및 법적 쟁점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립학교에서 초ㆍ중등교육법령에 따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로하던 근로자들이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는데 영어회화 전문강사로서 허용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인 4년을 초과하여 근로하였으므로 기간 만료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는 사건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함)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 초ㆍ중등교육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2조(“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2년의 사용기간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예외이기는 하나 4년까지만 가능하다. 따라서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또는 갱신되어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기간제법 제4조 제2항). 근로자들 4명은 5년에서 많게는 6년 6개월을 각각 근무하였으므로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응 타당한 결론일 것이나 여기서 공개채용 절차가 개재된 경우를 계속근로 또는 근로관계의 단절로 볼 것인지가 법적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특히 대상판결①의 사안은 초심 지방노동위원회부터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취소의 연속이었고, 종국에는 계속근로로 보아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함으로써 근로자들이 패소하였다.

 

 

2. 대상판결들의 사실관계와 판단

 

(가) 대상판결①:근로자1ㆍ2는 AㆍB초등학교에서 2010.3.1.~2014.2.28.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다. AㆍB초등학교장은 위 근로자1ㆍ2에게 기간 만료에 따라 퇴직금을 정산ㆍ지급하였다. 사용자(광주광역시 교육청)는 소속 학교별로 2014년 영어회화 전문강사 공개채용 절차를 진행하였고,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근로자1은 다시 A초등학교에, 근로자2는 C초등학교에 각각 최종 합격하여 2014.3.1.~2015.2.28. 근무하고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공개채용 절차는 자격증 유무, 교육 경력 등을 평가기준으로 1차 서류심사를 통해 합격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 1차 서류심사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교수ㆍ학습과정안 작성 및 이에 따른 영어수업 실연 및 영어 심층면접이라는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근로자들이 응시한 AㆍC초등학교에는 공개채용 절차에 각각 12명이 응시하였다. 사용자가 위 두 학교를 포함하여 학교별로 실시한 공개채용 절차에서 최종 선발된 영어회화 전문강사 43명 중 6명은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던 기존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아닌 신규응시자였다. 대상판결은 위 【판결요지】를 전제한 후 실질적인 공개채용 절차를 거쳤으므로 2014.3.1.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표> 첨부파일 참조

 

(나) 대상판결②:근로자3은 D중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2009.9.1.~2012.2.29. 2년 6개월간 근로계약을 반복ㆍ갱신하던 중 D중학교와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별도의 채용 절차 없이 사용자가 관리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인력풀에 따라 E중학교로 이동하여 E중학교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2.3.1.부터 2016.2.29.까지 매년 일정한 평가절차를 거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ㆍ체결하면서 4년간 계속근무하였다. E중학교장은 2016.2.29.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자 퇴직금 등을 정산ㆍ지급하였다. 근로자4는 F초등학교에서 2011.3.1.~2012.2.29.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한 뒤 사용자의 동래교육지원청에서 ‘2012학년도 초등 영어회화 전문강사 재배치 결과 알림’ 공문을 통해 F초등학교에서 G초등학교로 재배치되어 2012.3.1.부터 별도의 채용절차 없이 매년 1년 단위로 일정한 평가를 거친 후 G초등학교장과 근로계약을 갱신ㆍ체결하여 2016.2.29.까지 4년간 계속근무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노동위원회 및 모든 심급의 법원은 근무기간 중 소속 학교가 1회씩 바뀌었으나 사용자 소속 학교들 내에서 업무장소의 변경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관계 단절의 징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안은 별도의 채용 절차 없이 사용자의 인사이동(인력풀 내지 재배치)에 따라 근로계약을 반복ㆍ갱신한 것으로 계속근로로 보는 데에 특별한 이견이 없다.

 


3. 대상판결의 의의와 한계

그간 대법원은 ‘계속근로한 총기간’의 산정방법과 관련하여 반복ㆍ갱신하여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공백기간’이 있는 경우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대상판결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계속근로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는데, 구체적으로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판단하기 위한 요소를 위 【판결요지】와 같이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제시된 판단기준에 따라 대상판결①은 실질적인 공개채용 절차를 거쳤으므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 계속근로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하였다. 대법원이 반복ㆍ갱신된 근로계약의 ‘체결과정’을 주목했다면, 원심은 동일한 사용자 아래에서 4년을 초과하여 ‘계속근로한 결과’로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에 대해 근로자 보호의 관점에서 원심처럼 판단해야 한다는 비판적 견해가 있으나 필자는 대상판결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간제법은 사용기간을 제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무기계약근로자로 보는 입법체계이므로 만약 원심과 같이 동일한 사용자 아래에서 ‘근로한 결과’만을 두고 사용기간을 산정한다면 사용자는 2년(예외에 해당하는 경우는 대상판결의 사안처럼 4년)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해당 업무 및 일자리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거나 공개채용 시 탈락시키게 될 것이다. 더욱이 대상판결의 사안처럼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립학교에서 4년 동안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고, 사용자가 무기계약근로자로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더 이상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로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현행 법체계에서는 대상판결의 결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같은 현실적 문제는 사유제한 등으로 기간제법의 법체계를 개정하여 해결을 보거나, 지방자체단체는 모범적으로 기간의 정하여 채용할 필요가 없는 상시업무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거나 채용해야 할 것이다.

 

강선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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