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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직 자원봉사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1. 대법원 2020-07-09 선고, 선고 2018두38000 판결
  2. 저자 김근주

【판결요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로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총괄하는 업무와 이들에 대한 수당지급 업무, 주민센터 운영에 관한 회계업무를 추가로 수행하였다. 이러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전일제로 다른 자원봉사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매달 적게는 약 550,000원, 많게는 약 800,000원에 달하는 상당한 돈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았고, 추가로 지급받은 돈을 봉사실비 명목으로 지급된 돈과 모두 합산한 액수는 최저임금법상의 월 최저임금액과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한다. 추가된 업무에 따른 총근무시간과 지급받은 전체 금액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자원봉사자로서는 봉사실비와 지원금을 자신이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지방자치단체 측으로서도 이 사건 자원봉사자의 근로 제공이 무보수의 자원봉사활동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2000년대 이후로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원봉사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와 정책들을 통하여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되어 왔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은 자원봉사활동의 원칙을 “무보수성, 자발성, 공익성, 비영리성, 비정파성(非政派性), 비종파성(非宗派性)”으로 규정하면서(제2조 제2호), 자원봉사활동을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ㆍ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 규정에서 보듯이 ‘무보수성’은 자원봉사활동의 핵심적 징표이다. 다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자원봉사활동 참여에 대한 상대적 보수로서의 (임금과 같은) 대가가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원봉사활동이 금전적 대가를 포함하여 일체의 보상 없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인지 등은 법문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실태적으로는 실비자원봉사제도가 주로 활용되는데, 교통비, 식비 등과 같은 최소한의 실비변상을 활동경비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활동경비 외에도 다양한 인정 대가와 보상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자원봉사에 대하여 ‘무대가성’, 더 나아가 ‘자율성’이 유연하게 적용되면서, 근로자의 노무제공과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상판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주민자치센터 시설관리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 특히 자원봉사 관리직 역할을 하는 자의 근로자성을 다툰 사건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사건에서의 근로자 지위(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는 1여 년 전의 대법원(2019.5.30. 선고 대법원 2017두62235 판결)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근로자성을 다시 한번 검토하면서, 불완전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 처분의 적정성(복귀 후의 근무조건과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 지급 적정성)을 다툰 사건이다(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청구의 소).

 

원고인 성남시는 주민자치센터 시설관리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를 주간(월~금) 2교대/1일 20,000원(실비보상금)으로 모집하였다. 이에 B는 2009.1.3. 자원봉사자로 위촉되었으며, 2013. 1.2.부로 재위촉되었다. B는 재위촉 이후 자원봉사자들의 총괄관리자로 지정되어 전일제(09:00~18:00)로 주민센터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총무주무관으로부터 근무일지 및 근무상황부 등의 점검을 받았다. B는 1일당 20,000원의 봉사실비 이외에 총괄관리자 지정 전(2009.2~ 2013.1)까지는 매달 또는 간헐적으로 120,000원 내지 220,000원을 추가로 받았고, 총괄관리자로 지정된 이후에는 총괄관리 업무에 대하여 매달 550,000원 내지 600,000원을, 추가적으로 회계책임자로서의 업무수행에 대하여 매달 100,000원 내지 200,000원을 받았다.

이후 성남시는 2015.12.31. B에 대한 2016년도 시설자원봉사자 재위촉을 거부하였다. 이에 대하여 B는 이 사건 재위촉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성남시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B가 재위촉 거부 전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으며, 이 사건 재위촉 거부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절차도 위반되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였다.

성남시는 2016.6.1.자로 자원봉사자로 복직시키면서 통상 자원봉사자의 근무조건(주ㆍ야간 포함 일 4시간씩 주 4회, 월평균 22일 동안 근무)을 통보하고, 임금상당액 275만 원(55만 원× 5개월)을 지급하였다. 이에 대하여 B는 기존 근로조건이 일 8시간, 주 5회 근무였으며 이에 따라 월평균 1,350,000원을 지급받았다고 진술하였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이 불완전이행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근로기준법」 제33조에 따른 이행강제금 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후 2016.7.8. 원고에게 납부할 것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성남시 측에서는 B와의 관계는 근로계약관계가 아니므로 사용자성이 부정된다는 취지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를 청구하였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18.2.2. 선고 2017누59125 판결)은 이 사건 주민자치센터 시설관리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는 사회복지 및 보건 증진, 지역사회 개발ㆍ발전, 그 밖에 공익사업의 수행 또는 주민복리의 증진에 필요한 활동 등의 공익활동(「자원봉사활동기본법」 제7조 제1호, 제2호, 제15호)의 일환으로 이 사건 주민센터에서 시설관리 및 프로그램 보조업무 등을 수행한 것이고, 지방자치단체 역시 자원봉사자로 위촉하여 처우해 온 것일 뿐으로, 이 사건 자원봉사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성남시 역시 사용자가 아니므로 이행강제금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①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총괄하는 업무와 이들에 대한 수당지급 업무, 주민센터 운영에 관한 회계업무를 전일제로 수행하면서 다른 자원봉사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한 점, ②매달 적게는 약 550,000원, 많게는 약 800,000원에 달하는 상당한 돈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았고, 추가로 지급받은 돈을 봉사실비 명목으로 지급된 돈과 모두 합산한 액수는 최저임금법상의 월 최저임금액과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점, ③이 사건 자원봉사자로서는 봉사실비와 지원금을 자신이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지방자치단체 측으로서도 이 사건 자원봉사자의 근로 제공이 무보수의 자원봉사활동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 ④원고인 지방자치단체가 이 사건 자원봉사자의 근무장소와 근무시간을 지정하였고, 이 사건 자원봉사자로 하여금 근무일지와 근무상황부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이 사건 자원봉사자는 그 밖에 원고인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공무원인 총무주무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각종 업무자료를 작성 및 제출하였고, 근무일지를 확인받기도 하는 등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받았던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자원봉사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성남시 역시 사용자로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기존 자원봉사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진 판결들에서는, 예컨대 배움터지킴이 사건(대구지방법원 2015.8.20 선고 2015나 301128 판결)이나 문화관광해설사 사건(창원지방법원 2015.5. 26 선고 2015구단173 판결)과 같이, 그 영역에서의 통상적인 자원봉사의 근로자성을 검토한 사건들인 반면, 대상판결은 통상 자원봉사자에서 자원봉사 총괄관리자로서 전환되어 일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즉 대상판결은 애초에 자원봉사자로서의 무대가성과 자율성을 갖춘 경우라 할지라도, 그 사람에 대하여 업무와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추가적으로 부여되는 경우 근로자의 노무제공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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