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홈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인쇄

도급제 임금에서 시간급 통상임금 계산방법

  1. 울산지방법원 2020-02-19 선고, 2018가합24567 판결
  2. 저자 방강수
【판결요지】
1. 원고들은 정수기 판매, 임대의 신규계약 또는 재계약 체결, 정수기의 유지·관리의 실적을 기준으로 책정된 수당을 합쳐 매월 지급받는 도급 근로자(근로기준법 제47조)로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도급제에 따라 계산된 임금의 총액’을 ‘해당 임금 산정 기간의 총 근로 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한다.

2. 원고들의 매월 시간급 통상임금은 그 매달의 용역비를 매월의 총 근로시간인 174시간으로 나눈 같은 표 ‘통상시급(월)’란 각 기재와 같다.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상 근로자성이 문제되는 노무제공자(이른바 ‘특고’)의 보수체계는 거의 대부분 실적급제이다. 특고의 근로자성이 쟁점이 되었던 판례 중에 상당수는 부당해고, 퇴직금, 산재보상 사건이다. 이러한 사건에서 해당 특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실적급을 받았던 특고인 원고들이 주휴수당ㆍ휴일근로수당ㆍ연차수당을 청구한 사건으로, 원고들의 ‘통상임금’ 계산이 문제되었다. 실적급을 받는 근로자의 통상임금이 쟁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새롭다.

피고는 정수기 제조ㆍ판매ㆍ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정수기의 필터교체ㆍ점검ㆍ수리ㆍ신규설치ㆍ이전설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의 고객은 CMS관리고객(고정고객)과 일반고객으로 나뉘는데,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CMS관리고객에게 렌탈 기간 동안 해당 정수기의 필터교체ㆍ점검ㆍ수리 등을 해주는 것이다. 피고는 ‘CMS관리고객이 지급한 1개월 동안의 관리비ㆍ렌트비의 23%에 해당하는 금액’과 ‘일반고객이 지급한 1개월 수금금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용역비 명목으로 원고에게 매달 지급하였다. 즉,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업무의 성과나 실적에 따른 용역비를 받았다.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의 근기법상 근로자성이 먼저 문제가 되었는데, 이는 원고들이 제기한 선행소송(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해결되었다. 울산지방법원 2017. 11. 2. 선고 2017가단52056 판결(이하 ‘선행판결’)은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퇴직금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의 항소취하로 선행판결은 확정되었다. 선행판결은 원고들이 고객을 선택할 수 없고, 지정된 담당구역 내 고객의 정수기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지는 않았으나 스마트폰 앱을 통하여 전달되는 기사계획표에 의해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한편 원고들이 매월 지급받은 용역비(실적급)의 금액에 대해서는 별 다툼이 없었다.(선행판결의 원고는 7명, 대상판결의 원고는 8명이다. 이 중에 선행판결과 대상판결의 동일한 원고는 5명이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주휴수당ㆍ휴일근로수당ㆍ연차수당을 청구한 사안이다. 먼저 피고는 ‘모든 법정수당이 포함된 용역비를 지급하는 포괄임금계약이다’, ‘설령 포괄임금계약이 아니더라도 용역비는 월급제에 따른 것으로 주휴수당은 이미 포함되어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원고들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포괄임금계약의 성립을 부정하였다. 그리고 용역비는 월 단위의 주기로 지급한 것에 불과하고, 업무실적에 따른 수당의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실적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용역비는 업무실적에 의하여 결정되는 비고정적 수당으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통상임금에 속하지도 않는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원고들은 정수기 판매, 임대의 신규계약 또는 재계약 체결, 정수기의 유지·관리의 실적을 기준으로 책정된 수당을 합쳐 매월 지급받는 도급 근로자(근로기준법 제47조)로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도급제에 따라 계산된 임금의 총액’을 ‘해당 임금 산정 기간의 총 근로 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한다”라고 판단하였다.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노동력의 처분권한을 사용자에게 맡기는 것이고, 구체적인 근로제공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의해 실현된다. 따라서 근로계약은 기본적으로 근로시간과 임금의 교환(즉, 시간과 돈의 교환)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근로의 ‘시간’이 아닌 근로의 ‘실적ㆍ성과’에 따라 임금을 정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임금체계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바로 근기법 제47조의 도급 근로자이다. 특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그 노무제공자는 도급 근로자가 된다. 도급 근로자는 성과급제 또는 실적급제 근로자로 이해하면 된다.

도급 근로자의 ‘시간급 통상임금’(이하 ‘통상시급’)은 근기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고 있다. 동 규정은 도급 근로자의 임금을 “도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이라 하고 있으며, 시간급 통상임금은 “도급제에 따라 계산된 임금의 총액”(분자)을 “해당 임금 산정 기간의 총 근로 시간 수”(분모)로 나누어 계산한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원고들이 매월 지급받은 용역비의 액수에 대해서는 별 다툼이 없었다. 문제는 원고들의 월별 ‘총 근로시간 수’이다. 즉, 통상시급의 계산식에서 ‘분모’가 문제 된다. 분자와 달리, 분모는 적을수록 근로자에게 유리하고 많을수록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이 사건 용역위탁계약에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수행시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근로시간 그 자체보다 업무성과에 중점을 두었기에 근무시간을 구두로 확정한 바도 없었다. 판결문상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으나, 원고들은 근로시간을 적게 하기 위하여 전산시스템에 접속한 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대상판결은 전산시스템 접속 전후로 방문준비, 이동, 대기 등의 부수적 행위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므로, 로그 기록만으로 근로시간을 책정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피고의 ‘취업규칙’에 1주 40시간, 1일 8시간으로 규정한 점(제17조 제1,2항), 사업장 밖 근로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8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한 점(제19조 제1항), 원고들은 대체로 8:30 또는 그 이전에 출근하여 16시 이후에 퇴근이 가능했고, 추가적인 설치나 수리 요청이 있으면 16시보다 더 늦게 퇴근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에 의해 권장되고 또 원고들이 실제 근무한 시간에 가장 근접해 보이는 1일 8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원고들은 1일 8시간씩 5일을 근무했으므로 1주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이다. 이 40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된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므로(원고들의 용역비에 주휴수당 미포함), 40시간에 4.345주를 곱한 ‘174시간’이 매월의 총 근로시간 수가 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통상시급은 매월 지급받은 용역비를 174로 나눈 금액이다. 예컨대, 원고 H의 경우 2015년 10월에 지급받은 용역비 3,546,010원을 174로 나눈 금액인 20,379원이 통상시급이다. 도급제 임금의 특성상 매월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통상시급은 매월 달라진다. 즉 금액이 ‘변동’하는 통상임금인 셈이다. 시간급제 임금에서 통상임금이 ‘고정’되어 있다는 점과는 다르다.

대상판결은 도급제 임금을 통상시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다뤘다는 점에서 새롭다. 시간과 친하지 않은 도급제 임금을, 시간급으로 환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급제 임금은 임금항목이 매우 단순하다. “낮은 기본급과 포도송이처럼 수많은 수당이 덧붙여진 누더기 임금체계”라 평가되는 기존의 시간급제와 달리, 도급제 임금은 이러 저러한 수당들이 없다. 노무제공자의 실적에 일정한 비율만 정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으로 대상판결을 통해 두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첫째,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더 적을 수 있다.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은 모두 도구개념으로, 일정한 계산식이 필요하다. ‘분자’에는 임금의 액수가 들어가고, ‘분모’에는 일수 또는 시간수가 들어간다. 일반적인 시간급제에서는 임금총액에 가산임금을 비롯하여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 수당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평균임금 계산식의 ‘분자’는 통상임금의 그것에 비해 훨씬 크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더 크다.

그런데 도급제 임금에서는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계산식의 분자에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분모’이다. 평균임금 계산식의 분모는 3개월 동안의 “총근로일수”가 아닌 “총일수”이다(근기법 제2조 제1항 제6호). 1953년 제정 근기법은 평균임금 계산식의 분모를 “총근로일수”로 규정하였으나, 1961년 개정법에서 “총일수”로 바뀌면서 평균임금은 종전보다 줄어들게 되었다. 평균임금 계산식의 분모가 “총일수”가 되면서 필연적으로 통상임금 계산식의 분모보다 커지게 되었다. 분모가 커지면 평균임금 액수는 줄어든다. 따라서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계산식에서 분자가 동일한 경우에는, 분모 때문에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어진다.

원고 H의 경우 통상시급은 20,379원(2015.10월), 19,096원(2015.11월), 21,530원(2015.12월), 22,134원(2016.1월) 등이다. 그런데 선행판결(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2016. 1. 16.자로 퇴직한 원고 H의 평균임금(1일분)은 115,976원이다. 원고 H의 통상시급에 8시간을 곱하면 통상‘일급’이 된다. 원고 H의 통상일급은 163,032원(2015.10월), 152,768원(2015.11월), 172,240원(2015.12월), 177,072원(2016.1월)이다. 이와 같이 원고 H의 평균임금은 통상임금보다 적다. 이는 원고들의 1일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만약에 원고들의 근로시간이 훨씬 더 길었더라면 통상임금이 더 적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도급 근로자에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급제 근로자라 하더라도 임금항목이 단 하나(기본급 200만원)뿐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계산식의 분자가 동일하기 때문에,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평균임금이 더 적다. 이 경우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근기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일급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보아 퇴직금 등을 산정해야 한다고 한다.

특고의 근로자성이 문제되었던 퇴직금, 산재보상 등의 사건에서, 해당 특고(즉, 도급 근로자)의 평균임금만을 계산하고 그쳤을 수 있다. 하지만 특고의 경우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더 적을 수 있다. 도급제 임금의 특성 때문이다. 위의 원고 H의 사례를 통해 확인되었다. 향후 특고의 퇴직금, 산재보상 등의 사건에서는 통상임금까지도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근기법 제2조 제2항이 평균임금의 최저한도를 통상임금으로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도급제 임금에서도 결국은 근로시간(분모) 산정이 쟁점이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근로시간 분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일반적인 분쟁에서는 근로자는 더 많은 시간을 주장할 것이고 사용자는 더 적은 시간을 주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은 임금산정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사안은 정반대이다. 통상임금 계산식의 ‘분모’인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분모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근로시간을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이런 주장에는 위험도 있다. 근로시간을 더 늘리게 되면 최저임금 위반의 문제, 가산임금 지급의 문제, 1주 최대 52시간 제한의 문제 등이 발생한다. 사용자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노사 간의 주장이나 이해관계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객관적인 근로시간의 산정이다. 시간과 친하지 않은 도급제 임금에서 어떻게 근로시간을 산정할 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근기법 제47조는 도급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에 따라 일정액의 임금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1953년 제정법부터 존재했다. 입법자는 도급 근로자에게도 근로시간이 있음을 애초부터 상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업의 비(非)근로자화 또는 특고화에 따라 노동현장에서 특고가 확대되면서, 마치 특고는 근로시간과 무관하다는 관념이 만연히 형성된 듯 하다. 하지만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특고(즉, 도급 근로자)에게도 일정한 근로시간은 정해져 있으며 그 근로시간을 산정할 필요가 발생한다.

노동법 교과서에 간략히 소개되는 정도에 그쳤던 근기법 제47조의 도급 근로자는, 대상판결과 같은 특고 분쟁을 통하여 노동법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실적급제의 보수를 받는 플랫폼 노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상판결은 은연 중에 잊고 지내던 근기법 제47조를 소환해 냈다. 대상판결의 큰 성과이다.

 

방강수(한양대학교 공익소수자인권센터 연구원)

 

 

참고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