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홈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인쇄

노동조합 내부 비위자의 사용자 징계 가능 여부

  1. 서울행정법원 2019-12-20 선고, 2019구합54603판결
  2. 저자 양승엽

【판결요지】
(징계 사유에 관해) 일반적으로 노동조합과 해당 사업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참가인(비위자) 역시 기본적으로 원고 소속 근로자이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범행 등으로 인한 대내외적 물의와 혼란은 결국 원고의 명예와 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사건 범행 등의 비위행위는 원고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징계 양정에 관해) 단일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가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비리행위를 저지른다면, 결국 단일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에도 저해가 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결국 사업주인 원고 역시도 회사 운영에 있어 다소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범행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로 인한 원고의 손해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만은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A는 공기업B(원고)의 기업별 노동조합C의 사무처장으로 재임하면서 노동조합장의 활동비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조합의 예산 집행 시 거래대금을 부풀린 후 되돌려 받는 등의 비위를 저질렀다. 이에 참가인A는 업무상 횡령죄 및 배임수재죄로 기소되었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관련 형사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고, 조합원들의 참가인에 대한 비난이 거세었다.

원고B는 항소심 선고에 따라 참가인A에게 항소심으로 석방된 당일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고, 그 후 해임 징계를 의결하였다. 그 이유는 참가인이 공공기관 직원의 의무인 법령준수와 청렴의무를 위반하였고, 언론에 보도되고 상급 정부기관에 민원이 제기되는 등 회사의 체면과 신용을 크게 실추시킨 점, 그리고 직원 간의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는 등 직장 규율질서를 크게 문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참가인A는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고B를 상대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동 위원회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B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B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참가인의 징계 사유와 징계 양정을 구분하여 각각의 정당성을 판단한다.

먼저 징계 사유에 관해서는 법원은 원칙적으로 이 사건은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이고 따라서 원고인 회사B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①이 사건이 언론에도 공개되고, 공기업의 상급 기관인 국무총리실 등 정부기관에 민원이 제기되었으며,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에 대한 실망감을 직장인 블라인드 앱에 글로 올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물의와 혼란이 야기된 점, ②일반적으로 노동조합과 해당 사업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참가인A 역시 기본적으로 원고 소속 근로자이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범행 등으로 인한 대내외적 물의와 혼란은 결국 원고의 명예와 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사건 범행 등의 비위행위는 원고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징계 양정에 관해서 법원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기존의 법리를 먼저 제시한다. 그 후, ⓐ원고 회사는 공기업으로서 소속 근로자에게 일반 사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요구되는 점, ⓑ본 사건이 언론매체에 보도되는 등 공기업인 원고의 명예와 신용이 상당히 손상된 점, ⓒ건전한 노사관계 형성은 사업주인 원고에 있어서도 중요한 사항으로서 노사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한다는 점, ⓓ횡령액이 비록 활동비로 쓰였으나, 노동조합의 이름이 아닌 노동조합 간부 개인의 이름이 나간 것은 노동조합의 위원장 또는 간부들의 조합원들에 대한 지지율 강화 등 개인적인 이익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들어 원고와 참가인 간의 고용관계는 계속 유지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에 있어서는 단일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가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비리행위를 저지른다면, 결국 단일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에도 저해가 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결국 사업주인 원고 역시도 회사 운영에 있어 다소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범행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로 인한 원고의 손해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하였다.

 

생각건대, 법원의 논지를 재정리하면 회사의 징계 사유 및 양정이 정당한 이유는 징계 대상인 참가인의 ㉮회사 명예와 신용 실추, ㉯직장질서 문란, 그리고 ㉰노사관계 발전의 저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법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세 가지 논지에는 하나의 공통된 전제가 있다. 바로 노동조합과 해당 사업장의 불가분 관계이다. 양자가 서로 떼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가 바로 회사의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명예가 곧 회사의 명예가 되고, 노동조합의 내분이 회사의 분란이 되고, 노사관계의 건전한 발전이 훼방된다는 것이다. 이는 판시에서 지적한 바대로 노동조합C가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원고B 소속 근로자의 80%를 조합원으로 하고 있어 그 영향이 더욱 지대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회사가 불가분의 관계인가 하는 문제는 좀 더 검토하여야 한다. 기업별 노동조합을 마치 회사의 한 부서인양 생각하는 우리 정서상 노동조합 내부의 비위가 마치 회사의 문제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기업은 스스로의 내부 규율과 조직, 그리고 구성원을 갖고 있는 독립된 단체이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기업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해하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노동조합 내부의 비위자에게 직접적인 징계를 가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사용자의 지배ㆍ개입 가능성과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는 노동조합이 스스로 통제한다는 단체자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법원은 검토하지 않았다. 그리고 “징계권은 기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되는 데 불과하고 근로자의 사생활에 대한 사용자의 일반적인 지배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발전시키면, 사용자가 회사의 명예 실추, 직장질서 문란, 노사관계 발전 저해 등 모호한 이유를 들어 노동조합을 지배하려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본 판결은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숙고를 하지 않은 점이 미비하다.

 

양승엽(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참고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