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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에 대한 부당이득금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의 쟁점

  1. 대법원 2011.11.24. 선고, 2011두16025 판결
  2. 저자 도재형

[판결요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에 따라 가입자에게 실시되는 건강검진 실시 당일 검진기관에서 진료 시 진찰료 산정에 관한 ‘구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2010. 9. 28.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0-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중 “건강검진 당일에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의사가 검진결과에 따른 진료 시 진찰행위와 진료과정에 연계로 판단되므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상의 진찰료는 별도로 산정할 수 없으므로 진찰료를 제외한 비용을 요양급여로 청구토록 함”은 기존 질병 또는 다른 질병에 대한 진료행위가 검진 당일에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의사에 의한 건강검진 과정에서의 진찰 내용과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이와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제1항에 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처분 또는 징수처분은 요양기관이 환자에게 실제로 제공한 진료행위 등에 비하여 과다한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고 하여 곧바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다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이 요양기관의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 의한 것일 때 행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경우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제1항은 “공단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하여 의료기관 등 요양기관에 대한 부당이득금 징수규정을 두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 제52조제1항에 따라 요양기관인 의료기관에 대해 부당이득금환수처분을 내릴 경우, 그 의료기관은 흔히 취소소송의 방법으로 환수처분의 적법성을 다투곤 한다. 부당이득금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는 ① 부당이득금의 발생 요건인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의 의미 및 ② 부당이득금의 산정 방식, ③ 의료기관의 증명책임 부담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진 바 있다. 

이러한 쟁점들은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의료기관이 행한 진료행위 등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 해당할 경우 부당이득금환수처분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법상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처분 등의 대상이 되고, 요양기관에서 제외되는 불이익(현행 건강보험제도하에서 이는 사실상 의료기관으로서의 영업이 어려운 결과가 초래된다)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당이득금의 액수는 과징금처분 시 과징금 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의 경제적 이해관계와도 직접 연결된다. 

평석 대상판결에서는 위 쟁점들 중 두 개를 다뤘고, 대법원은 기존의 판례 법리에 따라 항소심 판결을 인용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아래에서는 평석 대상판결에서 다뤄진 위 ①, ③ 쟁점에 관한 판례 법리를 순서대로 살펴보겠다. 

첫째, 평석 대상판결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제1항에서 말하는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는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의료기관이 주관적으로 부정한 수단임을 인식하면서 적극적인 방법으로 받을 수 없는 비용을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제2항은 요양급여의 방법․절차․범위․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요양급여기준규칙’이라 한다)이 마련되어 있다. 요양급여기준규칙은 요양급여의 내용 및 종류를 열거하고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가능한 진료의 종류와 내용, 진료 재료 등을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규칙에 따르지 않은 채 환자를 진료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 이는 위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에 포함된다. 즉, 요양급여기준규칙 등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진료행위에 대해서는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렇게 의료기관이 실시하는 요양급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 그 진료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진료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진료행위의 재량권을 축소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의학적 판단의 영역 또는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환자가 적정한 시점에서 의료행위를 받지 못할 위험도 함께 갖고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규칙의 해석은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과 환자의 건강권, 의사의 진료 재량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평석대상판결에서는 구 요양급여기준규칙(2010. 3. 19. 보건복지부령 제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에 의하여 요양급여 적용기준과 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구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2010. 9. 28.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0-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가입자에게 실시하는 건강검진 실시 당일 검진기관에서 진료 시 진찰료 산정방법과 관련하여 “동일 의사가 검진 이외에 별도 진료행위(진찰, 처방전 발행, 주사, 물리치료 등)를 할 경우에 검진항목에 포함된 진찰료 외에 별도 진찰료를 산정할지 여부”에 대해 “건강검진 당일에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의사가 검진 결과에 따른 진료 시 건강검진 시 진찰행위와 진료 과정의 연계로 판단되므로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상의 진찰료는 별도로 산정할 수 없으므로 진찰료를 제외한 비용을 요양급여로 청구토록 함”이라고 규정한 것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문제되었다. 항소심은 위 보건복지부의 고시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상의 진찰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없는 경우는 “기존 질병 또는 다른 질병에 대한 진료행위가 검진 당일에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의사에 의한 건강검진 과정에서의 진찰 내용과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이와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단하였고, 평석대상판결에서 대법원도 그 판단을 인용하였다. 이는 구 요양급여기준규칙 및 보건복지부의 고시에 대한 문리 해석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적절히 고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행정소송에 있어서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는 당해 처분청이 이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행정소송이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 행정처분의 위법을 들어 그 취소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직권조사 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자가 위법 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주장하여야 한다. 따라서 부당이득금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요양기관은 그 처분의 위법 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주장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현행 건강보험제도하에서 요양기관은 요양급여비용을 심사 청구할 때 자신이 행한 요양급여의 구체적 내용을 제출하고, 심사평가원은 제출 자료의 검토 또는 현지 출장에 의한 확인 등을 통해 그 심사 청구 내용이 요양급여기준 등에 의해 적합한지를 심사한다. 이러한 심사 절차를 고려할 때, 부당이득금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는 건강보험공단에게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요양기관이 피고 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가원’이라 한다)에 질병 또는 부상명, 요양 개시 연월일 및 요양일수, 요양급여비용의 내용 및 처방전 내용 등을 기재한 요양급여비용명세서를 첨부한 요양급여비용심사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심사평가원은 최대 40일 동안 요양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의 검토 또는 현지 출장에 의한 확인의 방법으로 그 심사청구 내용이 법 제39조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기준과 법 제42조의 규정에 의하여 정하여진 요양급여비용의 내역에 적합한지를 심사하여 그 심사결정 내용을 피고 공단 및 요양기관에 통보하여야 하며, 피고 공단은 위 심사결정 내용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해당 요양기관에 지급하게 되므로,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여 심사평가원의 심사를 거쳐 피고 공단으로부터 이를 지급받게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요양기관이 정당하게 피고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 공단이 요양기관에 대하여 피고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그 요양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하는 경우에 그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증명하도록 하면, 피고 공단이 요양기관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에 관한 심사청구를 받은 후 제대로 심사를 하지 않고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제한 없이 요양기관에 대하여 지급한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징수할 수 있게 되는 반면, 요양기관으로서는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뒤에도 그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징수당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여 장기간 진료기록부 등의 자료를 계속해서 보관하고 있는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항소심 및 평석대상판결 역시 그러한 기존 판례 법리에 따라 증명책임의 존부를 판단한 것이다.

 

 

 도재형(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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