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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견근로자의 산재보험 적용 여부

  1. 대법원 2011.11.10. 선고, 2011두13064 판결
  2. 저자 박은정

[판결요지] 

산재법이 적용되는 사업은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근로자의 근무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았을 때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경우에는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 A사에 입사한 후 A사가 일부 공사를 하도급받은 키르키즈스탄 비쉬켁 소재 A-1 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의 산업재해

∙ B사에 입사한 후 B사의 토목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필리핀에서 댐과 용수로 및 부대시설을 시공하는 공사 현장을 총괄 관리하던 근로자의 산업재해

∙ C사에 입사한 후 C사가 일본의 한 회사와 공동투자하여 중국에 설립한 현지법인에 파견되어 생산관리, 기술지도, 현지직원의 관리감독 등을 하던 근로자의 산업재해 

 

위 세 가지의 경우는 최근 대법원이 해외파견근로자에 대한 산재보험법 적용을 인정한 경우들이다. 첫 번째 A사의 경우가 이 건 검토 대상 판례이고, B사의 경우는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두23705 판결, C사의 경우는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8두18503 판결이다. 이 세 경우의 공통적인 점은, 근로자들이 각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그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해외파견되어 근로했다는 점이다. 소송을 통해 다투어진 점은, 근로자들이 파견되어 근로하던 근무장소가 해외라는 점, 해외 현장은 국내 사업과 구분되어 운영된다는 점, 통상 해외 사업자와의 도급계약을 통해 해외 사업장이 형성되게 되는데 그러한 해외 사업장은 국내 본사와는 별개의 사업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점 등이다. 즉 국내에서 근로자를 채용하여 해외 사업장에 근로자를 파견했다고 할지라도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장의 연관성이 없거나, 단순한 근로자 공급에 해당할 뿐 해당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지휘ㆍ감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하여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산재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사건들의 근로자들은, 판례 요지에서와 같이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여기에서 전제는, 산재법의 적용 범위가 원칙적으로는 국내에만 미친다는 점이다. 이 건 검토 대상 판결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장하고, 법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주가 당연히 보험에 가입되고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정하여지며,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공공보험이라는 점과, 법 제87조에서 국외의 사업에 대하여 이른바 해외근재보험의 특례를 정하고 있고 법 제88조에서 해외파견자에 대하여는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비로소 위 법을 적용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국외에 파견되어 근무하게 된 경우에 그 근무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았을 때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경우에는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된다”는 결론을 취한 것이다. 

산재법 이외 다른 노동관계법제의 적용에 대해서도 유사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도 위 산재법의 적용 범위를 해석한 것과 같이, 근로자의 근무실태에 따라 법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예를 들어 해외 사업장이 국내 사업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거나, 근로계약의 체결 결정권이나 근로의 지휘감독권을 국내 사업의 사업주가 갖지 않고 있는 경우 등에는 산재법 적용이 부정될 수 있다.

한편 위와는 조금 다른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남한에 본사를 둔 채 개성공업지구에서 조업 중인 기업에 고용되어 개성공업지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한 근로자들의 경우다. 이들에 대해서는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개성공업지구지원법)이 직접 규정하고 있다. 즉 개성공업지구지원법 제13조제1항에서는 개성공업지구의 남한 근로자들이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다(이때 사용자는 개성공업지구의 현지기업이고, 법률들의 적용을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실시함에 있어서 고용노동부 장관ㆍ국민연금관리공단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근로복지공단 등의 권한 또는 업무의 일부를 개성공업지구 관리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법 제13조제2항 및 제3항). 또한 개성공업지구지원법 제15조제1항에 근거하여 개성공업지구의 현지기업과 남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임금채권보장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노동관계법이 적용된다(이때 이 법률들을 적용함에 있어서 고용노동부 장관ㆍ근로감독관 등의 권한 또는 업무의 일부를 개성공업지구 관리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법 제15조제2항). 개성공업지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한 근로자들의 지위가 해외파견근로자들과 동일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고, 남한에 본사를 둔 채 개성공업지구에서 조업 중인 기업에 고용된 남한근로자는 다른 해외파견근로자들과는 달리 직접 법률 규정에 따라 산재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이 남한에 본사를 둔 채 개성공업지구에서 조업 중인 기업에 고용된 남한근로자가 아니라 북한 법인이 직접 채용하는 남한근로자도 있을 수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남한 법과 북한 법의 충돌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기술은 여기에서는 피한다.

 

 

 박은정(인제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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