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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단시간 근로자 임금차별의 판단

  1. 서울행정법원 2012-01-12 선고, 2011구합8857 판결
  2. 서울행정법원2012-01-12 선고, 2011구합8734 판결
  3. 저자 구미영

[판결요지]

<1> 차별시정 신청인 적격

기간제법의 취지상 계약의 형식에 의해 사용자로부터 단시간 근로자임을 이유로 차별을 받아 왔다면 단시간 근로자로 보아 신청자격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경영여건의 변화 등에 따라 위 참가인 등이 실제로 8시간 이상을 근무하였다는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참가인 등과 원고 사이에 소정 근로시간을 통상 근로자와 같이 8시간으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2>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해석

차별금지 영역은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근로관계에 기인하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급부를 포괄한다고 할 것인바 성과급, 경조금, 전적위로금 등 그 명칭의 여하에 불구하고 지급규정 없이 특별한 시기 또는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임의적으로 근로자 전체에게 일률적으로 정액 및 정률로 지급하는 금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임금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적 지급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합리적 이유의 판단

참가인 회사의 급여체계의 내용과 취지, 참가인 회사의 직급 체계와 직급별 채용자격, 기준 및 절차, 위 원고들과 위 비교대상 근로자들 사이의 업무의 내용 및 목표, 권한과 책임, 경력 및 숙련도 등에 있어서의 차이 등을 종합했을 때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 등에서의 격차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 사건은 대형할인점에 근무하는 6개월 단위 기간제 근로자들이 임금 및 그 밖의 금품에서의 차별시정을 신청한 경우다. 계산담당 고객도우미, 피트니스센터 강사, 업무도우미의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들은 기본급을 비롯하여 상여금, 전적위로금, 현금출납수당 등의 격차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상여금에 대해서만 임금차별을 인정하였고, 근로자와 회사 측에서는 각각 이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회사 측이 상여금에 대한 차별시정 결정에 대해 불복하여 제기한 것이 2011구합8857 판결 소송이고, 근로자 측이 상여금 이외 다른 임금 또는 금품에 대한 차별을 부인한 재심결정을 취소할 것을 청구한 것이 2011구합8734 판결이다. 이 두 판결에서 행정법원은 중노위 재심결정 중 상여금 차별을 인정한 부분도 취소하였다. 

 

1. 차별시정 신청인 자격의 문제

 

차별시정 신청을 제기한 근로자 중 일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상 1일 7시간 근무하기로 약정된 단시간 근로자였다. 이러한 취업규칙과 약정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경영여건의 변화 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8시간 이상 근무했으므로 소정 근로시간이 8시간으로 변경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존재했고, 그 결과 이 근로자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법의 보호 대상인 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에서는 “기간제법의 취지상 계약의 형식에 의해 사용자로부터 단시간 근로자임을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다면 단시간 근로자로 보아 신청자격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경영여건의 변화 등에 따라 위 참가인 등이 실제로 8시간 이상을 근무하였다는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참가인 등과 원고 사이에 소정 근로시간을 통상 근로자와 같이 8시간으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2.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의 판단

 

대상판결에서는 철도공사 기간제 차별 관련 판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여 기간제법 제8조제1항, 제2항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의 개념에 대해 설시하였다. 직종, 직무 및 작업 내용이 동일성 또는 유사성을 가진 업무로 업무 성격의 유사성, 업무에서 각 근로자집단 상호 간의 대체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비교대상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 작업조건 등 핵심 요소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양자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를 적용한 결과 비정규직 계산담당 고객도우미(5급)의 비교대상으로는 정규직 4급 매장관리 및 계산담당 직원을 인정하였다. 비정규직 피트니스 강사(5급)의 비교대상으로는 4급 정규직 강사를, 비정규직 업무도우미(서무 담당)의 비교대상으로는 가정용품팀의 수불/정산을 담당하는 2급 정규직 사원을 인정하였다. 

근로자 측에서는 계산담당 고객도우미의 비교대상으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 2급 정규직 사원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4급 정규직을 비교대상으로 판단하면서 대상판결에서는 다소 불필요한 설시를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은 2급과 4급 정규직 사원이 모두 비정규직(5급)과 동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판단한 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 가장 높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하는 경우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보다 더 불이익을 받게 되는 역차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비교대상 근로자로는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2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동종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면 굳이 2급의 임금이 아니라 4급의 임금과 격차 발생 여부를 판단해야 할 이유는 기간제법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대상판결에서 우려하는 4급 정규직과의 역차별 문제는 사용자가 합리적으로 직급 및 임금체계를 조정함으로써 해결할 문제이지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의 동종 유사성 비교판단 문제와 임금격차의 합리적 이유 문제를 혼동하기 때문에 발생한 불필요한 판시로 보인다.

 

3. 전적위로금, 현금출납수당의 차별금지 대상 여부

 

대상판결 사건의 회사는 영업을 양도하여 현재는 원고인 근로자들과 근로관계가 종료된 상태다. 전적 과정에서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전적위로금을 지급했는데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에게 더 낮은 액수가 책정되었다. 계산, 정산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에게는 현금출납수당이 지급됐지만 비정규직에게는 지급되지 않았다. 회사 측에서는 전적위로금은 지급의무가 예정되지 않은 자의적․은혜적인 금품이고, 현금출납수당은 현금출납에 따른 위험을 보전하고자 지급된 실비변상적 금품이므로 기간제법상의 차별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 있어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기간제법의 목적을 보건대 근로제공과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근로관계에 기인하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급부에 대하여 차별이 금지된다고 판시하였다. 지급규정 없이 특별한 시기 또는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임의적으로 근로자 전체에게 일률적으로 정액 및 정률로 지급하는 금품이거나 실비변상적 성격의 금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임금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적 지급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4. 합리적 이유의 판단

 

대상판결은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으로는 기간제 근로자의 근속기간, 단기고용이라는 특성, 채용조건ㆍ기준방법ㆍ절차, 업무의 범위ㆍ권한ㆍ책임, 노동시장의 수급상황 및 시장가치, 사용 목적(수습ㆍ시용ㆍ직업훈련ㆍ인턴 등),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요소(직무, 능력, 기능, 기술, 자격, 경력, 학력, 근속연수, 책임, 업적, 실적 등) 등을 고려하여 개별 사안별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이러한 법리를 적용한 결과 기본급, 상여금, 현금출납수당, 전적위로금 등 모든 금품의 영역에서 고용형태 간 격차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기본급과 상여금의 격차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본 근거로는 ① 장기고용을 전제로 한 정규직과 급여체계를 달리한 것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② 정규직의 급여에는 근속기간에 따른 연공적 성격도 반영되어 있다는 점, ③ 정규직의 채용자격, 기준 및 절차는 비정규직과 다르고, ④ 4급 정규직 중 일부는 비정규직 중 근무성적이 우수한 자가 선발되어 정규직화되는 당해 회사의 제도에서 정규직 4급은 비정규직에 대한 일종의 승진 개념으로 볼 수 있다는 점, ⑤ 정규직이 실제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부담하는 권한과 책임은 직무기술서의 내용과 달리 비정규직에 비해 더 크다는 점 ⑥ 비정규직 업무도우미는 정규직과 동일․유사한 서무업무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서무업무총괄과 업무보조라는 직무 목표 등을 고려하면 직무가치가 동등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⑦ 동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트니스 강사라 하더라도 경력 및 숙련도 등에 있어서의 차이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대상판결에서는 문제된 임금격차는 고용형태의 특성, 채용조건, 업무의 범위․권한․책임, 그 밖에 직무, 능력, 학력, 근속연수 등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요소의 차이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현금출납수당 관련해서도 위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과 함께 당해 수당의 취지는 단순히 현금을 취급하는 업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POS 정산․마감 등의 출납업무 수행에 따른 직무상의 대가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비정규직 업무도우미의 경우 정산, 마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빈도가 정규직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전적위로금 관련해서는 지급규정 없이 참가인 회사의 임의에 의하여 지급되는 급부로 지급대상, 지급범위 및 정도 등을 정함에 있어 상당한 정도의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근로관계의 계속성에 대한 신뢰, 과거의 공로에 대한 보상 등의 성격이 있다는 점도 합리적 이유의 근거로 설시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합리적 이유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에 비해 정규직의 장기근속을 독려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 근속연수 또는 경력이 길다는 점, 채용절차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근속연수 또는 채용절차의 차이에 비해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지나치게 커서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할 정도여서 비례성에 맞지 않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구미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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