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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에 따른 고용관계의 문제

  1. 서울고등법원 2012-01-19 선고, 2011누25120 판결
  2. 서울고등법원2012-05-04 선고, 2011누35622 판결
  3. 저자 심재진

[판결요지] 

<1>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서구청과 참가인 사이의 위·수탁계약에 따라 서구청 관내 재활용품 수거사업 등을 수행하는 위탁업체가 ○○환경에서 참가인으로 변경된 경우, 새로운 수탁업체인 참가인은 서구청과의 사이에 새로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여 서구청으로부터 그 업무를 수탁받았을 뿐이므로 참가인의 종전 수탁업체인 ○○환경소속 직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볼 수 없다.

 

사업의 외주화(outsourcing)는 본래 기업 내부에서 맡고 있던 기능이나 업무를 외부의 업체에게 맡기는 경영방식을 일컫는 용어다. 외주화의 형태로는 원사업주에서 외주업체로의 외주화(‘제1차 외주화’)뿐만 아니라, 그 외주업체가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것(‘외주업체 변경’)이 있고, 넓게 보면 그리고 외주화된 업무를 다시 원사업주가 맡는 것(‘내주화’)도 포함할 수 있다. 사업의 외주화는 영업양도와 일견 유사한 것 같지만, 영업양도는 영업이나 사업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반면에, 외주화에서는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고 원사업주가 도급이나 위임에 의해 이루어진 사업의 결과를 여전히 향유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첫 번째 사건은 아파트경비업무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 사건은 재활용품수거업무에 대한 것이어서 그 업종이 상이하지만, 양 사건은 모두 외주화에 관한 것으로서 첫 번째 사건은 제1차 외주화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외주업체의 변경에 대한 것이다. 두 사건 모두에서 외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원사업주(첫 번째 사건)나 이전 외주업체(두 번째 사건) 소속의 근로자들의 고용관계가 문제가 된다. 그러나 첫 번째 사건에서는 근로자들이 아파트경비업무를 새로 맡게 된 용업업체가 아니라 원사업주인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를 상대로 고용관계를 다투어서, 근로자들이 재활용품수거업무를 새로 맡게 된 외주업체를 대상으로 고용관계를 다투고 있는 두 번째 사건과 차이가 있다. 이하에서는 이 두 사건을 차례로 살펴본다.

첫 번째 사건에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자치관리를 위탁관리로 전환하면서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와 기존의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의 원고인 근로자들은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를 상대로 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서울행정법원은 문제되는 관리 위탁이 “그 실질이 참가인의 아파트 관리업 폐업에 해당되고, 달리 참가인이 그 외에 영위하는 사업부문이 있다고 볼 자료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한 원직복직명령이 ‘실현불가능한 것이’라고 보아 원고들이 제기한 부당해고재심판정취소소송을 각하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1. 7. 1. 선고 2011구합7953 판결). 항소심인 이 사건에서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는 서울행정법원이 결정한 것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인 근로자들의 소가 각하되어야 한다고 본안전 항변을 하였으나,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한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경영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다. 이 사건에서 고등법원이 아파트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바뀌면서(제1차 외주화) 기존 근로자가 새로운 외주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더 이상 근무할 수 없게 된 것을 사업의 폐지가 아니라 경영상 해고로 보는 것은 유사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2011년 판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을 따른 것이다. 

본안에 대한 판단으로 서울고등법원은 위의 경영상 해고가 정당한지에 대해 검토를 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나 해고 대상자 선정의 요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 없이 ‘해고회피노력이 있었는지’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해서만 판단을 하였다. 우선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가 관리방식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관리사무소 직원의 고용승계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결의를 하지 아니하였고, 일방적으로 직원들에게 계약 만료 통보를 하고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리직원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기로 하였던 점 등을 들어 해고회피노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계약만료 통보에 앞서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경영상 해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정당하지 못하다고 결정하였다. 

두 번째 사건에서는 광주광역시 서구지역 관내 재활용품수거사업을 하는 외주업체가 공개입찰을 통해 ○○환경으로 변경되었다. 광주광역시 서구청은 기존 외주업체 근로자의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공개입찰을 하였으며 ○○환경은 고용을 승계한다는 입찰조건을 수락함으로써 새로운 수탁업체로 선정되었고, 기존 근로자들에게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내용의 공고까지 하였는데 이전 업체 현장근로자 32명 중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9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새로운 수탁업체인 참가인은 서구청과의 사이에 새로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여 서구청으로부터 그 업무를 수탁받았을 뿐이므로”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고등법원의 결정도 유사한 사건에서의 대법원 판결을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위탁관리업무의 주체가 변경된 유사 사건(대법원 1997. 6. 24. 선고 96다2644 판결)에서 이러한 경우에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기 위해서는 영업양도에 해당하기 위한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의 명시적․묵시적 계약’이 있어야 하는데, 위탁관리업무 주체의 변경은 기존의 외주업체와 원사업주와의 계약은 종료되고, 새로운 외주업체는 원사업주와 계약을 하여, 신․구 외주업체 사이에 직접적인 영업양도 계약이 성립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제1차 외주화의 경우인 첫 번째 사건이 원사업주를 대상으로 고용관계 문제를 다툰 것이고, 제1차 외주화의 경우에서 원사업주가 아닌 새로운 외주업체를 대상으로 하여 고용승계 문제가 다투어진 사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제1차 외주화의 경우는 원사업주와 외주업체 사이의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성립하는 점에서 외주업체 변경의 외주화는 다르다. 그렇지만 제1차 외주화는 영업 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는 점에서는 여전히 상법상의 영업양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법원이 외주업체의 변경의 경우와는 달리 제1차 외주화의 경우 고용관계가 승계된다고 볼지는 의문이다. 

외주화의 경우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 새로운 외주업체의 고용승계 책임을 부정하게 되면 고용의 유지와 관련된 책임은 외주화가 발생하기 이전의 기존 근로자들의 사용자인 원사업주(제1차 외주화) 혹은 기존 외주업체(외주업체 변경)에게 돌아간다. 법원은 이를 사업의 폐지가 아니라 경영상 해고로 보아 경영상 해고 법리에 의해 규율한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외주화에 대해 적용되는 경영상 해고 법리는 대단히 명목적이고 형식적이게 된다. 왜냐하면 첫 번째 사건에서 고등법원의 결정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외주화로 인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전혀 심사되지 않으며, 해고회피노력도 현재 사용자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신규 외주업체로의 전적’이나 ‘다른 외주업체로의 이직’을 위한 노력으로 바꾸어 이것이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가 구직을 위한 다른 일자리를 안내하거나 새로운 관리업체에 채용을 부탁하면 해고회피노력 요건을 충족시키게 된다. 첫 번째 사건에서는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가 이러한 노력조차 했다는 증거가 없어 법원이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사업주(제1차 외주화)와 구 외주업체(외주업체의 변경)는 해고회피노력의 요건을 쉽게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첫 번째 사건에서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해고가 무효이면,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는 이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켜야 하는데 아파트경비업무는 이미 외주화되었기 때문에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된다. 외주업체 변경의 경우도 구 외주업체가 원사업주에 대한 외주업무만을 하고 있었던 경우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근로자들을 복직시킬 수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외주화에 적용되는 경영상 해고 법리는 기존의 소의 이익과 관련한 판례 법리와도 충돌될 여지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왜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법원은 외주화 이후 더 이상 해당 사업을 갖고 있지 않거나 해당 사업을 갖고 있더라도 기존의 근로자들을 잉여인력으로 보유할 수밖에 없는 원사업주(제1차 외주화)나 구 외주업체(외주업체의 변경)에게만 고용관계의 책임을 지운다. 제1차 외주화나 외주업체의 변경이 해당 사업이나 영업활동이 모두 새로운 외주업체에 이전됨에도 불구하고 이 새 외주업체에게는 고용관계에 대해 전혀 책임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외주화가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기존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유지되는 데 드는 부담을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인 신규 외주업체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때문에 이를 배제한 상태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대한 심사는 아예 하지 않고, 해고회피노력 여부의 판단 또한 대단히 명목적이고 공허하게 된다. 또한 이 때문에 경영상 해고가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기가 사실상 어렵게 되는 것이다. 

법원이 영업양도 시에 적용되는 고용승계 법리를 외주화에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외주화는 영업양도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양도 시의 고용승계 법리는 특정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 이 법리는 영업양도로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의 실직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법상 영업양도 개념을 차용하여 법원이 형성한 판례 법리다. 그렇다면 유사하게 입법이 미비한 영역인 외주화의 경우에도 이러한 판례 법리를 확장해서 적용되도록 해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해석은 필요하다. 영업양도 시의 고용승계 법리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근거하여 근로자를 사용자의 해고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유사한 취지로 영업양도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직장의 상실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한다. 그렇다면 동일한 취지로 영업양도와 유사하게 근로자가 수행하던 업무는 계속 존재하는 외주화의 경우에도 근로자들은 고용상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다. 

만약 외주화에 대한 현행 법원의 결정이 외주화에 따른 고용관계의 문제에 대하여 ‘사법상의 계약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보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입법이 미비한 영역에서 사용자를 위하여 ‘사법상의 계약원리’만을 존중하고, 생존과 관련한 근로자의 권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경우 법원은 외주화의 경우처럼 기본권이 충돌되는 문제에서 근로자의 근로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판례 법리를 형성한 것이 된다. 이렇게 보면 외주화에 따른 고용관계의 문제는 헌법상 근로권과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의미와 취지를 반영하는, 법원의 적극적인 해석이 절실히 필요한 영역이다. 현재 두 사건 모두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첫 번째 사건 2012두4746, 두 번째 사건 2012두14323).

 

심재진(대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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