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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법상 처우의 의미와 존재 시점

  1. 대법원 2012-01-27 선고, 2009두13627 판결
  2. 저자 김동욱

[판결요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는 불리한 내용의 임금의 지급 또는 근로조건의 집행 등과 같은 구체적인 차별행위가 기간제법의 차별금지 규정이 시행된 이후에 행하여진 경우에는, 그와 같은 구체적인 차별행위의 근거가 되는 취업규칙의 작성, 단체협약 내지 근로계약의 체결 또는 근로의 제공 등이 위 차별금지 규정의 시행 전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위 차별금지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것이다. 다만, 기간제법의 차별금지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한 사용자의 정당하고 중대한 신뢰로 인하여 그 법률관계에 따른 결과가 위 규정 시행 후에 차별적 처우로 나타나더라도 사용자로 하여금 이를 철회․변경하거나 달리 회피하도록 기대할 수 없는 예외적 경우에 한하여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그 적용이 제한될 여지가 있을 뿐이다.

 

2007. 7. 철도공사는 전년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일련의 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 2006. 3. 31. 「2006년도 내부경영평가편람」을 작성

∙ 2007. 5.경 최종 내부평가를 실시

∙ 2007. 6. 20. 기획예산처의 성과상여금 비율 통보

∙ 2007. 7. 23. 기준일을 내부평가 확정일인 2007. 7. 20. 지급일은 2007. 7. 31.으로 하는 「2007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기준」을 마련

∙ 2007. 7. 31. 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성과상여금 지급, 기간제 근로자들에게는 성과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함.

사용자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부칙 제1항에 따라 2007. 7. 1. 이후 동법 제8조제1항에 따른 차별적 처우 금지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동법 제8조 내지 제15조의 차별적 처우 시정제도는 2007. 7. 1.이후부터 행하여진 차별적 처우에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은 위와 같은 일련의 성과상여금 지급절차의 어느 시점에 처우가 존재하는지, 다시 말해 일련의 사용자의 행위 중 어느 행위를 처우로 볼 것인지 여부에 따라 기간제법 적용 여부가 달리지는 사안이었다. 원고는 차별적 처우로 판정받은 성과상여금 미지급 행위는 2006년도 근로분에 대한 성과상여금을 2007. 7. 1. 이후에 지급한 행위이기 때문에 기간제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의 판단은 다양했다. 최초의 판결인 서울행정법원 2008. 10. 24. 선고 2008구합6622 판결은 “성과상여금 지급의 구체적 기준, 배분방식은 2007. 7. 1. 이후에야 비로소 확정되어 기간제법 시행 후인 2007. 7. 31. 행하여진 성과상여금 지급 행위는 기간제법 제8조의 적용을 받는다”고 하여 성과상여금 지급의 구체적 기준, 배분방식의 확정 시점에 처우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09. 7. 9. 선고 2008누33923 판결은 “성과상여금과 같은 일종의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 차별적 처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 실제 지급 시기와 관계없이 그 지급의 근거가 된 근로가 기간제법이 시행된 2007. 7. 1.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고 하여 특별한 논거 없이 근로제공 시점에 처우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한편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또 다른 판결이었던 서울행정법원 2009. 9. 25. 선고 2008구합22877 판결은 처우가 평가편람 작성 시점인 2006. 3. 31.부터 있었고 수차례의 근로실적 평가, 2007. 7.경의 성과상여금의 계산 및 지급 등은 이러한 차별적 처우의 후속 절차라고 하여 평가편람 작성을 처우로 보았다.

차별적 처우 시정제도는 기간제 근로자 등에 대한 사용자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차별을 시정하는 제도다. ‘차별적’인지 여부의 판단은 비교대상근로자를 선정하고 그 비교대상 근로자와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비교하여 불리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마지막으로 합리적 이유 존재 여부를 판단하여 도출된다. 그러나 정작 판단과 평가의 대상인 ‘처우’의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론이 전개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일정한 급부(예를 들어 성과상여금의 지급)를 행하는 경우, 이를 이루는 일련의 절차 중 어느 단계의 행위를 처우로 보느냐에 따라 기간제법의 시간적 적용범위, 처우의 계속성 여부, 제척기간의 기산점 등이 달라지게 되므로, 처우의 의미에 대한 해석론은 중요하다.

기업 인사와 법원 실무상 해고 등과 같은 인사명령은 통상 ‘처분’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이 ‘처분’은 행정법상 논하여지는 처분과 그 개념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상당한 유사점을 갖는데, 가장 중요한 유사점이 법률관계를 형성시키는 법률행위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기간제법은 ‘처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처우의 개념 정의에 대해 국어사전에는 “조처하여 대우한다”라는 정도의 개념 정의만이 있을 뿐이며, 전체 법체계상으로도 ‘처우’라는 용어가 쓰이는 예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생각컨대, 처우가 처분과 다른 점은 법률행위일 수도 있고, 사실행위일 수도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처우는 처분과는 달리 사실행위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여야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가 선행하고 그에 따른 법률효과로서 사실행위가 뒤따라올 때 그러한 일련의 과정의 핵심은 법률관계의 형성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처우는 개별적․구체적인 법률관계를 형성시키는 행위이고 그 시점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임금의 경우 근로의 제공, 임금청구권의 발생, 임금청구권의 실행이라는 일련의 과정 중 임금청구권의 발생 단계에서 처우가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상 사안의 경우 2007. 7. 23.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평가를 확정하면서 그 기준일을 같은 달 20.로 소급하여 지정하였으므로, 성과상여금 청구권의 발생 시점은 20. 또는 23.로 보아야 할 것이고, 처우의 존재 시점도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제공이 2006.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처우가 2007. 7. 1. 이전에 존재하여 기간제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고, 대상 사안에 대해 기간제법 적용을 긍정한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판결요지에 비추어 보면 대상판결은 처우의 의미를 필자와는 달리 사실행위인 성과상여금의 지급 행위에서 찾은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처우의 존재 시점도 2007. 7. 31.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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