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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연합단체 탈퇴와 총회에서 의결정족수

  1.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10.28. 선고, 2011가합11649 판결
  2. 저자 박수근

[판결요지]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이 노동조합의 규약에 기재된 이상 그에 관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의는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여 노조의 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요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이 사건 총회 의결은 규약에 기재된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노조법에 규정된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되는 특별 결의 사항이므로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인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조합원들이며, 피고는 조합원 8,639여 명이 가입되어 있는 단위노조이며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라는 규약에 의해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었다. 피고는 2011. 4. 27.부터 28.까지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가맹(가칭-국민노총) 및 민주노총 탈퇴를 안건으로 하여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였다. 투표 결과 조합원 8,639명 중 8,197명(94.8%)이 투표에 참여하여 4,346명(53%)이 찬성하고 3,822명(46.6%)이 반대한 것으로 집계되자, 피고는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발표하자,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에 항의하며 가처분과 본안소송을 제기하였다. 총회의결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맡은 재판부는 노조법과 피고의 규약을 근거로 노조가 연합단체에 가입하거나 탈퇴하겠다는 조합원총회는 노조법 제16조의 특별 결의에 해당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일반 결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기각하였으나, 본안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가처분 사건과는 달리 총회의결무효확인소송에서 판결요지와 같이 판단하였고 피고가 항소하여 진행 중이다.

원고는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내용의 이 사건 총회 의결은 피고의 규약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노조법과 규약에 따라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함에도 53%의 찬성에 그쳐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며, 가사 그렇지 아니하여도 총회 의결은 규약에 반하는 의결로서 효력이 없으며 또한 총회 의결을 위한 투표와 개표는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투표권 및 비밀투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무효라고 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총회 의결은 규약의 변경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총회의 일반 결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특별 결의 또는 일반 결의 사항인지, 일반 결의 사항으로 보면 그 결의에 따라 규약을 변경하지 않아서 탈퇴의 효력이 인정되는지 여부)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이 연합단체(상급단체)를 변경하려고 할 때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입장이 일치하는 것보다는 찬성 또는 반대로 나누어지며, 이것은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에 생기는 중요한 갈등 중 하나다. 노조법 제11조와 제16조를 고려할 때 상급단체의 변경을 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 결의로 가능하도록 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며 그 입법 취지도 단정하기 어렵다. 규약에서 상급단체가 기재되어 있다면 이를 변경하는 것은 규약을 변경하는 것이 될 수도 있으나 규약에 규정된 내용에 따라서는 이렇게 해석하기 어려운 사항도 있을 수 있다. 총회에서 의결정족수에 관해 노조법의 규정으로는 명확하지 아니하여 일반 결의로 파악하여 쉽게 하려는 측면과 특별 결의를 통해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게 된다. 법률에서의 불명확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규약에서 의결정족수를 규정하고 있다면 좋겠으나, 이에 관한 규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피고 노조는 총회 의결을 하기 전에 고용노동부에 질의를 하여, 일반 결의 사항에 해당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가처분 사건에서는 고용노동부의 회신 내용과 동일한 결론이지만 본안 사건에서는 다르게 판단되었다. 

본안 사건에서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은 피고 노조에서 특별 결의가 아닌 일반 결의로 가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특별 결의 사항이므로 이 사건 총회 결의는 이를 충족하지 못해 무효라고 판단하였는데, 타당한 법리와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노조법 제11조제5호에서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는 경우에 그 명칭’을 규약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어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기재된 이상 소속된 연합단체를 탈퇴하는 것은 기존의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에 관한 피고의 규약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둘째, 노조법 제16조 제2항은 노조의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총회의 의결 방법에 관한 강행규정이며,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일반 결의로 해석한다면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해 특별 결의를 거치도록 한 위 강행규정을 사실상 잠탈하게 된다. 셋째, 연합단체의 가입․탈퇴 등에 관한 의결과 별도의 의결을 거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에 관한 규약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본다면 ‘연합단체의 가입․탈퇴 등에 관한 사항’은 가결되더라도 그에 따라 규약을 변경하기 위한 특별 결의는 부결되거나 규약 변경을 위한 결의 자체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현실과 상이한 규약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은 노조법 제11조제5호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박수근(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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