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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직원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의 법적 성격과 효력

  1. 서울고등법원 2012-10-12 선고, 2012나24073 판결
  2. 저자 권오상

[판결요지] 

가짜 펀드로 고객을 속여 6천만 원을 가로챈 사실이 들통나자 사표를 쓰고 퇴직한 직원에 대해 뒤늦게 징계면직 통보를 한 것은 비위행위를 저지른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이 소속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동일ㆍ유사한 비위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금융거래질서의 유지와 투자자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퇴직한 직원이 재직 중이었다면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퇴직한 직원에 대하여도 그러한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취할 수 있도록 한 한국투자금융협회의 내부 규정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통상적인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로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징계처분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었다면 원고의 이 사건 투자 권유행위가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을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피고의 표창징계 규정에 따라 이 사건 규정 등을 근거로 한 것으로 피고에게는 이러한 처분을 할 권한이 있고,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의 의미를 위와 같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그러한 처분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거나 이로 말미암아 곧바로 원고의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가 위법하게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금융투자업을 영위함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자산관리 영업직으로 근무하다가, 2004. 2. 16.경 고객인 ○○○에게 그로부터 유치한 5억 원의 투자금에 대한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2004. 8. 17.경 모 ○○○으로부터 8,000만 원을 빌려 그 손실금을 개인적으로 배상하였다. 그후 ○○○이 위 차용금 중 잔액 6,000만 원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원고는 2007. 12.경 위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평소 친분이 있던 고객 ○○○에게 “피고에 ‘○○증권 ○○○○’이라는 아주 좋은 펀드가 있는데, 위 펀드는 직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직원 전용 펀드라서 고객 명의로는 가입할 수 없지만, ○○○이 투자하겠다고 하면 특별히 ○○○을 위해 원고의 명의로 가입해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으로부터 2007. 12. 26. 5,000만 원, 2008. 1. 2. 1,000만 원 합계 6,000만 원을 받아 이 돈으로 ○○○에 대한 위 차용금을 갚았다. 고객 ○○○이 2010. 11. 8. 피고의 감사실 민원 담당자에게 전화로 원고가 말한 ‘○○펀드’가 존재하는지를 문의함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시작하자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2011. 1. 7.자로 의원해직되었다. 그런데 그 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11. 3. 31.자로 징계면직을 의결한 다음, 2011. 4. 4.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한편 원고가 2011. 3.경 새롭게 입사한 ○○금융투자주식회사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제정하여 시행 중인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제2-71조제1항제2호 가목(퇴직후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은 자에 대한 직원 채용금지 규정)에 따라 피고의 징계면직처분으로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게 되자, 원고의 입사를 취소하였다.

이에 원고는 사직서 제출 및 이에 대한 피고의 수리행위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 해지로 종료되어 징계면직처분 당시 원고는 피고의 직원이 아니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하였고, 1심 법원은 “사용자는 퇴직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없고, 한국금융투자협회 내부 규정으로 징계권 행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의 징계면직처분이 무효라고 판결하였으나(서울남부지방법원 2012.2.3. 선고 2011가합10755 판결),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기업 내지 사업은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노동력을 활용하는 유기적 조직체로서 다수 근로자가 상호협력하고 통일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직장질서 내지 규율을 필요로 한다. 징계권은 사용자가 기업질서를 위반한 근로자에게 그 책임을 부가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그러한 근로자로 인해 무너진 기업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통칭하여 의미한다. 징계권의 법적 근거에 대한 다양한 학설과 판례에도 불구하고 징계권의 본질적인 특성과 기능은 일반적인 민사관계법의 원리에 따른 기발생한 손해에 대한 보전이나 예상되는 손해에 대항 예방을 넘어서 공동의 작업장에서 경영질서의 확립을 위한 필요적 조치이며, 기업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한 질서 위반자에 대해 가해진 질서벌의 성질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볼 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전제로 행사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경우 사용자가 퇴사한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더구나 해고는 유효하게 성립된 근로관계를 장차 해소시키는 것인데,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자를 징계해고처분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징계면직처분을 통상적인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로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징계처분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었다면 원고의 가짜 펀드로 고객을 속여 6천만 원을 가로챈 행위가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을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처분이라고 보고 있다. 항소심 법원의 판결은 사용자가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퇴사한 근로자에 대하여 회사에 재직 중이었다면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을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징계처분을 할 수 있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그러한 처분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근로자들의 이직이 보편화된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들이 소속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동일ㆍ유사한 비위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 내지 장치가 필요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그 어떠한 경우에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항소심 법원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24조제3항(퇴직한 임직원이 받았을 징계 조치 내용 통보 규정)과 같은 법 제283조제1항에 따라 설립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같은 법령 등에 근거하여 제정하여 시행 중인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제2-71조제1항제2호 가목(퇴직후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은 자에 대한 직원 채용금지 규정)과 제2-74조 제1항(퇴직자에 대한 징계 내역 보고 규정)의 각 내용에 비추어 보면, 비위행위를 저지른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이 소속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동일ㆍ유사한 비위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금융거래질서의 유지와 투자자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퇴직한 직원이 재직 중이었다면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퇴직한 직원에 대하여도 그러한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취할 수 있다”라고 판단한 부분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항소심 법원의 판결은 퇴사한 직원의 비위행위를 확인하고 이를 알리는 사실행위를 인정하여 비위행위를 반복하면서 소속 회사를 옮겨다니는 근로자들의 행태에 대한 제한과 사용자의 퇴사한 직원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의 법적 성격과 효력을 이해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권오상(노무법인 유앤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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