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홈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인쇄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인 것을 이유로 한 임금 상당액 손해배상의 선택적 청구

  1. 대법원 2011.3.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2. 저자 심재진

[판결요지]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어떠한 해고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경영상 어려움 등 명목상 이유를 내세워 사업 자체를 폐지하고 근로자들을 해고함으로써 일거에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고 조합원 전원을 사업장에서 몰아내고는 다시 기업 재개, 개인기업으로의 이행, 신설회사 설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종전 회사와 다를 바 없는 회사를 통하여 여전히 예전의 기업 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이므로, 이러한 위장폐업에 의한 부당해고는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근로자들로서는 위장폐업에 의한 부당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민법 제538조제1항에 따라 구 회사 내지는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신설회사에 대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아울러 위장폐업에 의한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며, 그 중 어느 쪽의 청구권이라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피고 Y는 철제 휀스 제작 및 설치업을 하는 주식회사 A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주로서 2003. 7. 3. 수동적ㆍ방어적인 수단을 넘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결여한 2003. 12. 31.까지의 직장폐쇄를 감행하였고, 나아가 직장폐쇄 이후 근로자들의 직장폐쇄 철회 요청을 무시한 채 결국 2004. 1. 1. 원고들을 비롯한 전 직원을 퇴직처리하였으며, 2004. 1. 2. A주식회사를 폐업한 후 새로 B주식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직장폐쇄 기간 중 수차례 A주식회사를 상대로 고발이나 민원을 제기한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을 해고할 의도로 폐업의 형식을 빌려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들을 해고했다. 원고인 근로자들은 Y가 A주식회사를 위장폐업한 후 사실상 동일한 회사인 B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배제한 채 나머지 직원들을 고용하여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Y는 원고들을 부당해고한 것이라고 보아 주위적으로는 직장폐쇄 기간부터 원고들이 복직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금 상당에 대하여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B주식회사와 여전히 근로관계가 존속함을 전제로 직접 피고에게 그 임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이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원고들이 위장폐업에 따라 부당해고당한 점은 인정하였으나 부당해고이었기 때문에 원고들과 B주식회사 사이에는 근로관계가 존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원고들은 B주식회사에 대해 부당해고 기간 중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원고들에게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했다. 또한 제1심 법원은 개인인 피고 Y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한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 B주식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피고의 개인기업에 불과하여 그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도 기각했다.

원고들은 제1심의 청구기각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는데, 이 항소에서 원고들은 임금 상당액 손해에 더해 각 원고당 3,000만 원의 위자료 청구를 추가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은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제1심법원의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제1심에 대한 항소에서 새로이 추가한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위장폐업 시점인 2004. 1. 2.경에 피고 Y의 위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상당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항소제기 시점인 2009. 10. 12.에는 민법 제766조제1항 소정의 단기 소멸시효인 3년이 경과하였다는 피고의 항변을 이유 있다고 보아 원고들의 추가 청구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첫째로 제1심법원이 부당해고 기간 중의 임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원고들에게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한 것에 대해 임금지급 청구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법적 근거와 성질을 달리한다고 보았다. 즉 대법원은 임금지급 청구의 소는 민법 제538조제1항에 의한 것으로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청구권의 행사이고 부당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함에 따라 갖게 되는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는 근로계약과는 무관하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은 하급심과는 달리 임금청구권을 유효하게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불법행위로서의 부당해고의 손해의 발생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두 번째로 대법원은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의 소멸시효와 관련해서 원심인 부산고등법원과 판단을 달리했다. 원심은 A주식회사의 폐업 시점인 2004. 1. 2.이 원고들이 피고 Y의 위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상당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알았다’는 것은 판례상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대법원은 구 회사와 신설회사의 동일성 여부는 여러 가지 사실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폐업일이자 신설회사 설립일인 2004. 1. 2.경에 두 회사가 동일한지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이 사건은 신설회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 사주인 피고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2004. 1. 2.경에 가해자가 신설회사가 아닌 피고일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는 관련되는 다른 사건에서 위장폐업 사실을 계속 부인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번째 사항인 위자료 청구의 소멸시효의 문제는 원고들이 뒤늦게도 항소심에서야 위자료 청구를 추가해서 발생한 문제이어서 이 사건에서는 첫 번째 사항인 ‘불법행위인 부당해고로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는지의 여부’가 주된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불법행위로서 부당해고가 다투어진 사건에서는 거의 모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을 청구하고, 이에 추가하여 (혹은 별도로) 해고를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이 해고로 발생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한 것(예를 들어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이었다. 그러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이와 같은 통상적인 모습의 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은 B주식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고, 그 대신에 실질적 사주에 해당하는 피고 Y에 대하여 정확히 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액만큼을 임금 상당액의 손해로 하여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이다.

불법행위로서 부당해고의 위자료 지급에 대해 이제까지 대법원은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침해행위의 불법성이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즉 자주 사용되는 대법원의 정형화된 표현으로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사유 등을 내세워 해고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근로자의 취업과 관련한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가 된다고 보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하였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침해행위의 불법성이 큰 경우에만 부당해고가 불법행위가 된다는 기존의 취지를 그대로 확인한 후 이번 사건에서의 부당해고도 그렇게 불법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것이 불법행위임을 인정하였다. 이 점까지는 이 사건의 하금심의 판단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의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이지만 과연 임금 상당액의 손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하급심은 더 이상의 설명이 없이 부당해고 기간 중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지 않았다. 추측컨대 하급심은 부당해고로 인한 불법행위의 여부가 다투어진 거의 대부분의 판례가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대한 것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 청구는 부당해고 기간 중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가능하지 않다고 전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급심과는 달리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인 경우 해고된 근로자는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택적으로 임금지급 대신에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인 것을 이유로 임금 상당액의 손해를 포함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이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이 부당해고에 대한 임금지급과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이 선택적으로 청구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 그 중요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로 부당해고에 대한 임금지급과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해고에 대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의 선택적 청구가 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제 양자가 어떤 점에서 다르고 어떤 점에서 같은지가 명확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본적으로는 이 문제는 민법 제538조제1항에 근거한 미지급 임금의 청구와 민법 제750조 등에 근거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청구의 차이점과 유사성의 문제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전자는 임금지급의 청구이기 때문에 사용자(이 사건에서는 신설회사인 B주식회사)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후자는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사용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불법행위인 부당해고를 한 자(이 사건에서는 피고 Y)에 대해 청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자의 경우 대법원의 기존 판례가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임금액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라고 보기 때문에(예를 들어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후자의 손해배상액과 동일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와 달리 후자의 경우 예를 들어 근로자의 잘못이 있는, 부당한 해고에 대해 근로자의 기여도를 반영하여 손해배상액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양자가 서로 달라지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임금상당액의 손해배상액 산정 문제는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현재 부산고등법원 계류 중. 사건번호: 부산고법 2011나2463)의 판결 이후에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심재진(대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참고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