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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과 보상조치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01-06 선고, 2011가합59761 판결
  2. 저자 박수근

[판결요지]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 여부는 사용자의 보호할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제한의 기간 및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제공의 유무,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영업비밀의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 경쟁회사는 이동통신장비에 관련한 업무 경험을 가진 근로자를 고용할 필요성에서 피고들을 고용한 점, 경업금지 약정에 따른 경업금지 기간이 퇴직일로부터 1년으로 비교적 단기간인 점, 피고들이 경쟁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원고회사 재직 시에 담당하던 업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종류에 해당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회사가 피고들에게 경업금지를 청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원고는 2005.경 한국에 진출한 외국회사로 자체 개발 및 현지화한 제품을 국내 이동통신서비스사에 공급하며 시장점유율은 약 50%이다.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서 통신장비 등에 관한 연구․개발, 검증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1. 5.경 퇴직한 후 외국회사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경쟁회사에 고용된 근로자 4명이다. 피고들이 2008. 6.경 원고에게 제출한 서약서에는 “회사 재직 중 및 퇴직일로부터 1년간은 본인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하는 영업을 창업하지 않으며 동종업계 또는 경쟁업체에 근무하지 않음을 보증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 재직하던 당시에는 3세대(3G) 이동통신장비 등의 검증업무에 종사하였으나, 경쟁회사에 취업하여서는 더욱 발전된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을 적용한 4세대(4G)와 관련된 장비 등을 검증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자 원고 회사는 경업금지 약정에 따라 피고들은 퇴직 후 1년간 경쟁회사 등에 취업하거나 통신기기의 개발과 연구업무 등에 종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서 피고들은 경업금지 약정으로 원고가 보호받고자 하는 영업비밀이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들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 경업금지 약정은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피고들이 퇴직일로부터 1년간은 원고와 동종업계 또는 경쟁업체에 근무하지 않겠다는 경업금지 약정을 체결한 사실, 피고들이 원고를 퇴직한 후 취업한 회사는 이동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원고와 동종업계의 경쟁관계에 있는 사실, 피고들이 경쟁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원고에 재직 중 수행하던 업무와 적용된 기술은 다를지라도 이동통신사에게 통신기기 및 네트워크 솔루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원고 회사와 경쟁회사의 핵심 업무인 사실 등을 감안하면,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업금지 약정에 따라 원고 회사를 퇴직한 날부터 1년 동안 원고와 동종업계에서 경쟁회사(계열회사의 포함)에 취업하거나 경업에 해당하는 원고 이외의 제3자의 통신기기 및 네트워크 솔루션 제품 및 현지화와 관련한 연구ㆍ개발, 검증 업무, 영업 업무 및 그 보조 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하였다.

일반적으로 경업금지 약정을 근거로 한 가처분 또는 본안사건에서, 근로자들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업금지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인 법률행위 또는 사용자를 위해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에 관한 종전의 판례의 취지 내지 경향은 이 사건에서도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다른 사건과 비교할 때 이 사건에서 판결의 특징은 경업금지 약정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대상조치)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실제로는 보상조치가 있었는데 원고와 피고의 대리인이 이를 주장하지 않았는지, 또는 주장하였는데 재판부에서 판결에 기재하지 않은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만약 보상조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이 나왔다면 아마도 경업금지 기간이 퇴직 후 1년인 점 및 그 기간 동안 원고 회사를 위해 보호할 가치와 이익이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의 이익보호를 위해 근로자의 취업 내지 창업을 제한하므로, 어떤 보상조치가 마련되었는지는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입사 시부터 정년 시까지 고용관계가 보장되던 종래의 고용시장의 상황에서 최근에는 노동시장의 탄력성 또는 유연성, 상시적 구조조정이 성행하고 근로자들도 불안을 느껴 전직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력직 입사도 종전보다는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퇴직과 전직을 제한하는 취지의 경업금지 약정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특히, 보상조치의 존부와 그 내용의 적정성도 그 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사용자의 보호할 가치’와 동등한 요소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근로자에게 특별한 보상조치도 없이 경업금지 약정이 체결된 것을 전제로 대상판결이 나온 것이라면 이것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박수근(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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