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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 대한 기간제법 차별 처우 금지의 적용 여부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04-07 선고, 2020가합552422 판결
  2. 저자 김영택

【판결 요지】

1) 근로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는 해당 근로자가 실제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는 기간제근로자의 고용불안 해소 및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입법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2)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된다. 

3) 복지포인트가 비록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되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역시 ‘임금’부분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 

 

 

본 판결은 국립대학에 기간제 예외 사유로 채용된 원고들인 ‘체육지도사’에 관한 것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나, 단서 조항에서 시행령으로 2년을 초과하는 예외도 허용하고 있다. 그중 원고들은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7호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6호에 따른 체육지도사 업무’를 근거로 고용된 자들이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기간제 예외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2년을 초과한 근로계약 체결로 인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자, 즉 무기계약 간주근로자라 주장하였다. 판결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1)원고들의 이러한 주장은 타당한가?, 2)타당하다면 이들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미지급되거나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미달된 근로조건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는가?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3)특히 이들 원고는 임금이 아닌 복지포인트까지 정규직과 차별 없이 지급받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근거 역시 무엇인가? 

 

1)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원고들이 기간제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명칭만 체육지도사일 뿐 실제로는 체력단련실을 유지ㆍ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 자로 보았다. 기간제법 예외 사유인 체육지도사는 소속된 단체에서 체육을 지도하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이들은 명칭만 체육지도사라 재판부는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판결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기간제 예외 사유는 기간제근로자의 고용불안 해소와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게 해석함이 옳다고 한다. 명칭이 아닌 실질을 따져 노동법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판례 법리의 원칙에 비추어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지극히 당연하고 타당해 보인다. 

 

2)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인 원고에 대해, 재판부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지급되지 않았거나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미달된 근로조건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간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의 근조조건 적용에 대해 지금까지 학설의 입장은 나뉘어 왔다. ①2년이 지난 그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의제되므로 종전 근로계약과는 별개의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해석하야 한다는 견해(김형배(2016), 『노동법』 제25판, p.803), ②법문은 기간의 정함 부분을 제외하면 그 어떠한 효과도 명시적으로 규정한 바가 없으니 기간의 정함 이외의 근로조건에 대해서까지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박지순ㆍ김형배(2020), 『노동법 강의』 제9판, p.400) 등이 그것이다. 다만 두 견해의 결론은 유사하다. ①의 견해는 별개의 새로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니 당사자 사이에 달리 정함이 없다면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②의 견해 역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을 적용하는 것에 이견은 없으나 별단의 약정(가령 무기계약직의 별도 취업규칙)이 있다면 그에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즉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대법원의 입장은 무기계약직 간주근로자에게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설과 그 결론이 같다. 다만 그 이유나 접근에서는 차이가 있고 본 판결 역시 대법원의 법리를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대법원 2019.12.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대법원의 판단 근거는 이러하다. ①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2년을 초과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만 할 뿐 그 기간을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의 효과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②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해서만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유사성을 가진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에 비해 불리해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된다. ③기간제법의 목적, 관련 규정 체계와 취지, 제정 경위 등을 종합하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은 이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는 기간제법의 목적과 취지, 공평의 관념 등을 고려해 볼 때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게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불리한 근로조건을 적용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대우는 원칙적으로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게 금지됨을 의미한다. 동시에 무기계약 간주근로자 역시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이 적용되어 차별시정의 대상이 된다는 해석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중간적 결론이 대법원 판례와 본 판결의 의의이자 한계이다. 

 

한편 학설이 언급하고 있는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정규직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해석과 판례가 가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에 비해 불리한 근로조건을 적용해서는 아니된다는 결론 사이에는 다소간의 간극이 있다. 가령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게 달리 정함을 둬서, 별단의 약정인 무기계약 근로자의 별도 취업규칙을 설정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는 학설에 의해 지지된다. 하지만 판례의 견해가 이를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별도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차별을 허용하는 것을 다른 특별한 사정으로 보게 되면 판례가 스스로 말한 기간제법의 목적과 취지, 공평의 개념 등을 형해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학설과 구별되는 또 다른 판례의 의의로는, 판례의 취지대로라면 취업규칙에 정한 근로조건을 넘어선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 관계하에서의 지급된 모든 금품까지도 차별이 금지되는 영역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쟁점 3)이 그러하다. 

 

3) 대법원은 맞춤형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대가가 아니므로 임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전합합의체 판결). 피고의 주장처럼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닌 이상 원고들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 판결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본 판결은 비록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간제법 제8조 제1항 차별 처우의 금지 조항은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게도 적용되고, 이 조항은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동종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되므로,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임금’부분에만 국한될 수 없다고 한다. 즉 차별처우 금지 조항인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서 차별이 금지되는 영역이 임금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결론인 것이다. 

 

재판부의 이러한 결론은 환영할 만하다. 차별금지의 영역은 취업규칙 등이 정한 근로조건에 한정될 것이 아니라 근로관계에서 오는 모든 금품 및 복리후생 등도 포함된다는 측면에서 그러하다. 다만 논리 구조의 취약함은 지적될 필요가 있다.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차별금지영역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아니하다. 해당 조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의 원칙을 선언할 뿐, 차별금지영역은 기간제법 제2조 제3호가 정의한다. 

 

기간제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그 밖에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에 관한 사항”이 차별금지영역임을 규정하고 있다. 복지포인트는 임금이 아니라 하더라도 무기계약 간주근로자에게 차별이 금지됨을 재판부가 확인한 이상 해당 조항에 따라 이는 지급해야 함이 당연하다. 향후 판결에서는 이러한 논리적 부분이 보강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택(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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