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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 발생시점과 1년 계약직의 연차수당

  1. 대법원 2021-10-14 선고, 2021다227100 판결
  2. 저자 방강수
【판결 요지】

(1)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수당도 청구할 수 없다.

(2)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는 최대 11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된다고 보아야 한다.

 

 

만 1년 근무하고 퇴직한 ‘1년 계약직 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연차수당이 최대 며칠분인지에 대해,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오래전부터 ‘26일설’을 취해 왔다. 반면 최근 대상판결의 원심은 ‘11일설’을 취하여 논란이 되었던 상황에서, 대상판결은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는 최대 11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된다”고 판시하여 원심의 11일설을 지지하였다. 대상판결은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상판결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따르고 있다(그래서 대상판결의 결론은 예상된 것이었다). 정년퇴직자가 정년이 되는 해의 출근율을 충족하여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2018년 대법원 판결은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수당도 청구할 수 없다”는 법리를 제시한 바 있다. 즉,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이하 ‘연차사용권’)와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이하 ‘수당청구권’)은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2018년 판결의 법리를 인용하면서, 1년 계약직 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연차수당은 최대 11일분이라고 판단했다. 즉, 1년 계약직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 제60조 제2항의 연차휴가 11일에 대한 수당만 청구할 수 있을 뿐, 근기법 제60조 제1항의 연차휴가 15일에 대한 수당은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판단의 근거 네 가지를 들고 있다.

(1)근기법 제60조 제3항을 삭제한 2017년 개정을 근거로 1년 동안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게 제60조 제2항과 제1항이 중첩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2)2017.8.1.부터 2018.7. 31.까지 근무한 이 사건 근로자의 경우, 2018.7.31.에 근로관계가 종료되면서 2018. 8. 1.에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근기법 제60조 제1항의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 (3)만약에 1년 계약직에게 총 26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한다면,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일수를 25일로 한정한 근기법 제60조 제4항과 비교했을 때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4)연차휴가제도의 목적을 고려하면, 근기법 제60조 제1항은 최초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2년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즉,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1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아니하는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2018년 대법원 판결(정년퇴직자 사건)과 대상판결(1년 계약직 사건)을 통해 분명해진 것은,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의 발생시점이다. 바로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이다.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이하 ‘휴가권’)는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날’에 발생하지만,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은 그 “다음 날”에 발생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휴가권’과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을 세분화하여 파악한 것은 2017년 대법원 판결부터 시작됐고, 2018년 판결과 대상판결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2년 계약직 근로자가 2년의 근무를 마치고 퇴직한 경우, 청구할 수 있는 연차수당의 최대치는 당연하게도 26일(11일+15일)이다. 41일(11일+15일+15일)이 아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존 2005년 대법원 판결과 이번 대상판결이 배치된다며,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다시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양 판결은 전혀 배치되지 않으며, 전원합의체 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 대법원은 2017년, 2018년 판결 그리고 대상판결을 통하여 일관된 입장을 명확히 해왔기 때문이다.

2005년 대법원 판결이 “근로자는 근로관계 종료시까지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일수 전부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을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시했고, 노동부가 26일설의 근거로 2005년 판결을 제시했기 때문에, 아마 양 판결이 배치된다고 이해했을 수 있다. 그러나 2005년 판결의 사안은, 약 35년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의 퇴직 전년도 출근율 등에 따라 발생한 연차휴가는 34일인데 퇴직연도의 근로일수는 30일인 경우, 청구 가능한 연차수당의 범위가 문제된 것이다. 1년간의 근로를 마치고 난 후 30일이나 더 근무했던 사안이다. 1년간의 근로를 마치고 난 이후의 날이 전혀 없었던 대상판결과는 사안이 전혀 다르다. 따라서 2005년 판결과 대상판결은 배치되지 않는다.

“휴가사용이 가능했던 근로일수”에 대해서만 연차수당을 지급하면 된다는 2000년 노동부 지침을 2005년 대법원 판결이 폐기하였고, 노동부가 그 2005년 판결을 근거로 26일설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노동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2000년 노동부 지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부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잘못 이해하여, 기존 입장을 고수한 측면도 있긴 하다.

아무튼 대상판결을 통해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의 발생시점’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명확해졌다. 하지만 몇 가지 과제는 아직 남아 있다. 첫째, 노동부는 대상판결의 결론에 맞추어 신속히 행정해석을 변경하여, 현장의 혼란을 없애줘야 한다. 대법원의 입장은 일관되게 명확하기 때문에, 전원합의체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는 그런 일은 없다.

둘째, 입법론적으로 연차휴가의 ‘출근율 요건’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 1년 계약직의 연차수당과 같은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법규정 때문이다. 근기법은 ‘출근율 산정 연도’와 ‘휴가 사용 연도’를 분리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판례의 표현대로 하면, “전년도”와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로 분리된다. “전년도”의 출근율을 충족하면 그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날에 ‘휴가권’이 발생하지만,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시작되어야(즉,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이 되어야) 비로소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이 발생한다. 단 하루의 차이로 ‘휴가권’과 ‘연차사용권ㆍ수당청구권’은 별도의 권리로 취급된다. 이러한 이원적 구조와 그로 인한 논란은 바로 ‘출근율 요건’ 때문이다. 

대상판결로 인해 1년 계약직 근로자의 ‘연차수당’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휴식보장’의 관점에서 보면 대상판결의 11일설이 합리적이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수당이 아닌 휴식으로서의 연차휴가’로 재정립하는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방강수(한양대학교 공익소수자인권센터 연구원,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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