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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1. 수원지방법원 2021-06-17 선고, 2019가합542535 판결
  2. 수원고등법원2021-06-17 선고, 2020나26085 판결
  3. 저자 심재진

【판결 요지】

동일한 회사에서 지급하는 집단적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두 법원이 동일한 날에 상반되는 결정을 내렸다. 그 회사는 전자제품과 반도체 등 3개의 사업부문 각각에 여러 다른 사업부를 갖고 있는 A전자이다. 수원고등법원은 경영성과급의 일종인 A전자의 목표인센티브와 성과인센티브(이하 이 사건 인센티브들)에 대해 임금이 아니라고 하여 근로자들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항소를 기각하였고(이하 수원고법판결), 서울지방법원은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하여 근로자들의 퇴직금 청구를 인용하였다(이하 서울지법판결).

상반되는 두 판결은 기본적으로는 임금성에 대한 동일한 판례법리를 근거로 들고 있다. 그 판례법리는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이고,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된 금품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11.3.10. 선고 2010다77514 판결).

 

 

이 판례평석은 수원고법판결과 서울지법판결을 비교하여 사실관계의 인정과 법리의 적용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가 이렇게 상반된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이러한 비교분석 과정에서 필자의 견해를 간단하게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위 판례법리상 임금성 판단의 요건으로 들고 있는 ‘계속적ㆍ정기적’ 지급은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각각 1994년, 2000년 도입 이래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되어 와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었다는 점을 밝혀 둔다.

수원고법판결과 서울지법판결에서 가장 중요하고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은 위의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수원고법판결은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피고의 근로자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혹은 근로자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기보다는 피고의 전반적인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그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근로자에게 배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 근거로 수원고법판결은 목표인센티브의 지급률을 평가하는 근거가 되는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성과는 “개별 근로자들의 평균적인 근로제공을 전제로 각 평가 기간 동안의 세계 및 국내 경제 상황, 동종 업계 동향, 전 세계 각국의 외교ㆍ통상정책, 피고 경영진의 경영판단 등 개별 근로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본다. 또한 성과인센티브의 근거가 되는 경제적 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의 발생 여부와 그 액수 역시 위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성과에서와 마찬가지로 개별 근로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반면에 서울지법판결은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경영성과가 “회사 경영진의 경영능력, 회사 자본이나 자산의 기여, 협업에 의한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 전체 시장 상황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결과로서 피고는 경영성과를 경영진에 대한 보수, 주주에 대한 배당, 근로자들에 대한 성과상여급 등으로 배분한다.”며 두 인센티브가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제공한 협업 근로가 피고의 경영성과에 기여한 가치를 평가하여 근로자들에게 그 몫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서울지법판결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수원고법판결은 개인별 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는 대법원의 판결취지와 상충되는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영업사원이 개별적으로 차를 판매하여 일정한 비율로 판매한 대수만큼 받는 인센티브는 임금으로 인정되는데(대법원 2011.7.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이 영업사원의 자동차 판매대수 또한 경제상황, 동종업계 동향, 경영진의 판매정책판단 등 개별 근로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개인별 인센티브는 임금에 해당한다. 근로제공과 관련하여 집단적 인센티브와 개인별 인센티브의 차이는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느냐의 여부의 차이가 아니라 개별적 업무로서의 근로제공인지 집단적인 협업으로서의 근로제공인지일 뿐이다. 또한 수원고법판결은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협업에 의한 근로제공과 경영평가성과급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판결(대법원 2018.12.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과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고법판결은 “지급조건이 경영성과나 노사관계의 안정 등과 같이 근로자 개인의 업무실적 및 근로의 제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도록” 되어 있는 경우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이전 판례법리(대법원 2013.4.11. 선고 2012다48077 판결)를 판단의 근거법리로 하고 있다. 이 판례법리가 이 사건 인센티브들과는 달리 임원 등을 대상으로 회사의 재량으로 지급대상자를 선발한 점 등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였다는 점에서 그 적용에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판례법리 문구 자체만으로 보면 이 판례법리와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한 대법원의 판단과는 서로 상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이 사건 인센티브들에 대하여 A전자가 지급의무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에서 양 판결은 또한 대비된다. 수원고법판결은 이 사건 각 인센티브들과 관련하여 지급할 대상, 지급해야 할 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는지에 대해 연봉계약서, HR규정에 지급의 근거규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인센티브들 계산의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초금액 및 지급률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거나 적어도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반면에 서울지법판결은 수원고법판결이 언급한 규정들 이외에 ‘급여ㆍ복리후생ㆍ근태기준’에서 각 인센티브의 지급대상과 산정기준, 지급일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고 보아 A전자에 지급의무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지법판결은 수원고법판결이 알 수 없다고 보는 일정한 기초금액이 상여계산기초금액으로서 근로자별 월 기준급의 120%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비교하여 보았을 때 의문점이 몇 가지 생긴다. 우선 지급기준에서 서울지법판결은 일정한 기초금액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다고 보고 수원고법판결은 이것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한다는 점에 대해 의문이 있다. 수원고법판결은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매년 정기적ㆍ계속적으로 전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었으면서도 실제로 어떠한 기준에 의해 지급되었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으로, 사실관계 인정에서 이렇게 극명한 차이가 보이는 점을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목표인센티브가 어떤 근로자에게 어떤 지급률을 결정할 것인가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수원고법판결은 이유를 들고 있는데, 앞의 지급기준에 의하면 사업부문이나 사업부 평가에 의해 결정된 성과등급에 따라 해당 사업부문과 사업부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이고, 서울지법판결도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았을 때, 지급률은 목표인센티브의 경우는 평가등급별로 이미 정하여져 있고, 성과인센티브의 경우에만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다.

다음으로 성과인센티브에 대하여 지급률이 정하여져 있지 않은 것이 A전자가 이 사건 인센티브들에 대해 지급의무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하여 대법원은 명시적으로 매년 경영평가로 결과에 따라서는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지급률을 경영평가의 등급에 따라 매년 기획재정부가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하여 지급의무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에서 A전자의 성과인센티브는 공기업의 경영평가성과급과 유사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수원고법판결은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한 대법원 판단과 상충되는 판단을 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어떠한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다.

이상의 2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서만 수원고법판결과 서울지법판결이 달리 보는 것은 아니다. 수원고법판결은 더하여 이 사건 인센티브들을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는 이유로, 이 사건 인센티브들의 지급에서 재직자 기준이 적용되는 점과 취업규칙에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점 그리고 근로복지기본법에 성과배분이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수원고법판결이 대법원의 판례법리와 법규정을 오해한 것이 명백해 보여 별도로 자세하게 소개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간략하게만 지적하면 우선 수원고법판결이 이 사건 인센티브들에 재직자 기준이 적용되는 점을 근거로 하여 임금성을 부정하였는데, 이렇게 판단하는 데 참조한 판결인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판결)은 재직자 기준이 있는 임금항목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시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수원고법판결은 통상임금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잘못 이해하여 재직자 기준을 임금성 판단에 잘못 적용하였다.

다음으로 수원고법판결이 별도로 이 사건 취업규칙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하는 것은 위의 지급의무성 부분에서 함께 언급되었어야 하는 점은 별론으로 하고도 법리적으로도 오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복무규율과 임금 등 해당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고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4.2.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이렇게 보았을 때, 수원고법판결이 보는 바와 같이 A전자가 취업규칙으로 이름을 정한 것만 근로기준법상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인센티브들의 지급대상, 지급률, 지급시기 등을 규정하고 있는 ‘급여ㆍ복리후생ㆍ근태기준’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인정되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법적인 의미에서 취업규칙인 이 기준에 지급대상, 지급률, 지급시기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급의무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수원고법판결은 근로복지기본법 제3장 기업근로복지 항목의 제84조(성과배분)가 “사업주는 해당 사업의 근로자와 협의하여 해당 연도 이익 등 경영목표가 초과달성된 경우 그 초과된 성과를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된 것을 이유로 하여 기업의 성과배분 역시 근로복지의 차원에서 규율하고 있고, 이것이 기업의 성과배분에 관하여 임금성을 긍정하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렇지만 당장 이 법조문에서 ‘초과된 성과를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과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을 구별하는 점을 보면, 성과배분이 근로자의 일반적인 복지증진과는 다른 성격의 것임이 보인다. 또한 이 조항의 입법취지 자체가 경영성과급 등을 임금으로 보지 않기 위한 취지라고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인다. 임금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근로기준법의 적용과 해석에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원고법판결은 평균임금의 통상의 생활임금적 성격을 이유로 이 사건 인센티브들이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임금성이 전제된 후에 판단되어야 하는 평균임금성의 법리를 근거로 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평가성과급은 많은 회사에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여러 회사에서 지급액과 지급기준에 대한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문제제기도 있었을 정도로 민감한 문제이다. 그러한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달성한 경영성과나 목표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다. 또한 경영평가성과급이 근로자들의 근로의욕과 동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없고, 집단적으로 근로자들이 협업하면서 노력한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기업들은 상당한 액수의 경영성과급을 왜 지급하는 것일까?

수원고법판결과 서울지법판결은 물론 유사한 경영평가성과급사건도 당장 상급심에서 다투어질 예정이다. 현대사회에서 거의 모든 노동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집단적인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고법판결은 그러한 노동에 대한 대가가 개별적인 노동으로 보았을 때는 임금으로 보고,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을 때는 임금이 아닌 어떤 것으로 본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판단이 가능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은 대법원의 임금성 관련 일부 판례법리이다. 일견 상충되어 보이는 여지를 임금이 근로의 대가인 점에 초점을 맞추어 판례법리를 수정하고 명료화하여야 할 필요가 시급해 보인다.

 

심재진(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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