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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영업양도 시 고용승계 거부가 2차 영업양도에 미치는 영향

  1. 대법원 2020-11-06 선고, 2018두54705 판결
  2. 저자 양승엽

【판결요지】
이 사건 병원의 영업을 (두 번째로) 전부 양수한 원고가 영업양도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서만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인정한다면 영업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근로자 승계 배제특약 없이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 직전에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경우 영업양도 방식을 통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사유를 제한하는 입법취지를 잠탈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어 부당하다.

 

 

A는 B로부터 갑(甲) 병원을 양수한 뒤, 을(乙)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함)을 개원하여 2015.9.1.부터 2015.11.30.까지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사람이다. 원고 C는 A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양수한 뒤 2015.12.1.부터 운영 중이다(B→A→C). 근로자 1, 2, 3(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함)은 갑(甲) 병원에 입사하여 각각 응급차 기사, 물리치료실장,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며 각각 D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함)의 지부장, 부지부장, 대의원이었다. A는 2015.9.1. 병원 양수 당시 근로자 1, 2의 고용승계를 거부하였고, 2015.10.1. 근로자 3을 징계해고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A가 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 취급으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2015.10.6.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 후 병원이 원고 C로 양도되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A에 대한 구제신청은 각하하였고,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를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대전지방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먼저 B와 A, 그리고 A와 원고 C 사이의 병원 양도 및 양수가 영업양도인지를 검토하였다. 지방법원은 사실관계를 포섭하기 전 먼저 기존 대법원의 다음과 같은 법리를 설명한다.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ㆍ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바(대법원 1991.8.9. 선고 91다15225 판결 등),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일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로 볼 것이다(대법원 2001.7.27. 선고 99두2680 판결 등).”

지방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사실관계를 포섭한 결과 B와 A, A와 원고 C 사이의 병원 양수는 영업양도라고 확정한 다음 B와 A 사이의 영업양도 시 이루어진 근로자 1, 2의 고용승계 거부와 근로자 3의 징계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 결과 이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음을 판시한다.

그렇다면 본 주제의 첫 번째 쟁점인 원고 C는 근로자 1, 2, 3의 고용을 승계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지방법원은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가 영업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당해 근로자는 나중에 위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인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사실상 종전의 근로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없게 되고, 결국 자신이 소속되고 있던 영업은 영업양도를 전후하여 동일성을 상실하지 아니한 채 영업의 주체만 바뀌어 계속되고 있음에도 영업양도인의 부당한 해고처분에 의한 해고의 효력만은 그대로 존속하는 셈이어서 부당하다”라고 한다. 따라서 원고 C는 부당하게 고용승계 거부 및 징계해고된 근로자 1, 2, 3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판결한다.

두 번째 쟁점으로 이러한 2차 고용승계 거부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 처분이 되는지가 문제된다. 여기서 지방법원에서 대법원까지 치열하게 대립된 것은 원고 C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느냐였다. 먼저 부당노동행위 성립에 있어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학설상 견해가 나눠진다. ①의욕설은 반조합적 의욕 내지 동기가 필요하다는 견해로 다만, 그러한 주관적 요소는 제반 사정(간접사실)에서 인정되는 추정적 의사면 족하다고 한다. ②객관적 인과관계설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는 필요하지 않으며 근로자의 단결활동 등 행위와 사용자의 불이익처분 사이에 객관적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충족한다는 견해이다. 대법원의 입장은 의욕설에 가까운 것으로 한결같이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방법원 역시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유무를 원고 C에게 따지는데, 지방법원은 원고 C가 A로부터 병원의 영업을 양도받아 개시하기 전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과 A와의 법적 분쟁을 알고 있었고, 병원 간부인 D와 E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 내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독려하는 확인서를 회람시키는 등의 행동을 하게 한 점을 근거로 원고 C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와 함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다.

원고 C의 항소로 열린 고등법원은 첫 번째 쟁점과 두 번째 쟁점을 다시 판단하는데, 첫 번째 쟁점인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에 관한 내용은 지방법원의 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고용승계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두 번째 쟁점에서 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C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부정하여 부당노동행위 역시 부정하였다. 원고의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려면 B와 A 사이의 병원 양수가 영업양도여서 근로자 1, 2의 고용을 A가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점, 그리고 A가 근로자 3을 해고한 것 역시 부당해고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비법률가인 원고가 임대차 계약 형식이었던 B와 A 사이의 병원 양수가 영업양도라는 점을 알기 쉽지 않았다는 점과 근로자 3이 해고될 당시에는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법적 분쟁이 있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것을 당연히 알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원고 C는 첫 번째 쟁점에 대해서,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장은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서 각각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첫 번째 쟁점인 고용승계에 대해 “이 사건 병원의 영업을 전부 양수한 원고가 영업양도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서만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인정한다면 영업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근로자 승계 배제특약 없이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 직전에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경우 영업양도 방식을 통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사유를 제한하는 입법취지를 잠탈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어 부당하다”라고 하여 상고를 기각해 고등법원의 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쟁점인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에 관해서도 고등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는데, 원고 C가 A의 고용승계 거부와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것을 당연히 알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인정할 수 없어 부당노동행위를 부정하였다.

첫 번째 쟁점인 영업양도의 고용승계에 관해서 영업양수인은 영업양도인의 고용을 특약이 없는 한 그대로 승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특약에서 고용승계가 배제되는 근로자는 해고의 사유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판례의 오래된 판시 내용으로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이러한 영업양도가 두 차례 진행되고 제1차 영업양도 시 거부된 고용승계와 부당해고가 제2차 영업양수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가는 그동안 찾아볼 수 없는 사례였다. 대법원은 만일 제2차 영업양수인에게 제1차 영업양도의 고용승계의무 및 부당해고 무효의 법리가 미치지 않는다면, 2번의 영업양도 방식을 통해-특히 대법원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중간의 위장 영업양도를 통해-자유롭게 근로자들을 해고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판시를 하였다. 타당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두 번째 쟁점인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 중 의욕설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고의를 요구한 듯하다. 즉, 원고 C의 반조합적 의욕 또는 동기가 필요한데, 단지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정을 안 것만으로는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부당노동행위가 형사처벌되기에 행위자의 고의를 엄격히 판단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러나 범죄의 고의는 반드시 어떤 의욕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감수(感受)’하는 것-미필적 고의-으로도 성립될 수 있다. 원고 C가 제1차 영업양도 당시 분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 반조합적 활동의 적극적인 의욕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 C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다는 상황을 감수하고도 그 상황을 그대로 수인하였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당노동행위 역시 인정되어야 했는데 이점을 대법원이 놓친 점은 아쉽게 여겨진다.

 

양승엽(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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