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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판단기준

  1. 대법원 2020-10-29 선고, 2017다263192 판결
  2. 저자 장영석

【판결요지】
1.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절차적으로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동조합에 적절히 제공하며 그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및 실제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모습,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권 등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과정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소수노동조합에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완벽하게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이때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누락하거나 충분히 거치지 아니한 경우 등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2. 한편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마련한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자신의 조합원 총회 또는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잠정합의안에 대한 가결 여부를 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찬반의사를 고려 또는 채택하지 않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1. 사건 개요

 

피고들은 주식회사 ◇◇ 등 각 사업장에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금속 관련 산업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산하에 지부와 지회를 두고 있는데, 위 사업장에 각각 원고 지회를 두고 있다. 원래 위 사업장에는 원고 지회만이 조합활동을 하였지만, 복수노조 허용 이후 원고 지회에서 탈퇴한 조합원 등이 피고들을 설립하였고, 피고들이 다수노동조합이 되었다. 원고 지회와 피고들은 각각 사용자에게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피고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다. 피고들은 사용자와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은 소수노동조합인 원고 지회에도 효력을 미쳤다.

이에 원고는, 원고 지회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피고들에게 교섭에 관한 사무를 위임하였으므로, 2014년 단체협약 체결 사무와 관련하여 피고들은 원고 또는 원고 지회를 위하여 「민법」 제681조 등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등을 부담하고, 노조법 제29조의4 제1항에 따라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자료로 각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 제기를 하였다.

 

 

2. 대상판결의 내용과 의의

 

먼저 대상판결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과정의 절차 면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을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더욱 분명히 하였다.

그런데 단체교섭 과정의 절차 면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요구되는 공정대표의무의 기본이 되는 것은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에게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정보제공과 그들로부터의 의견수렴일 것이다(정보제공의무 및 의견수렴의무).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절차적으로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동조합에 적절히 제공하고 그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은,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및 실제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모습, 노조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권 등을 가지는 점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노조법 제29조 제2항의 해석, 법정 위임관계 등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소수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 사이에는 개별적인 위임관계에 있지 않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및 그 조합원 전체를 대표하는 독자적인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체결권의 주체(당사자)임을 전제한 것으로, 대상판결은 이 점도 분명히 하였다.

한편 단체교섭 과정의 절차적 면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①교섭대표노동조합이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에게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을 누락하거나(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충분히(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일 수 있다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소수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한 의견 청취 이후 마련된 단체협약 요구안 설명, 교섭일시 등 교섭 사실과 이후 일정, 노사의 주장 내용, 향후 예상 등 단체교섭 경과 설명(회의록 전달, 소식지 등의 비치 열람 제공), 회사 요구안 전달, 단체협약잠정합의안의 내용 통보(노동조합 사이에 논란이 된 사항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이 있었다면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②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해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일 수 있다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소수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한 의견 청취,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관해 소수노동조합과 의논, 소수노동조합 조합원도 참여한 질의응답 등이 있었다면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리고 해당 사건에서는 특히 교섭대표노동조합 규약에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정하고 있는 경우, 그 절차에 소수노동조합 조합원도 동등하게 참여하게 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되었다. 대상판결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관련 노조법 규정에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 관해 정함이 없고, 그러한 절차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내부적 절차에 불과하며,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는 원칙적으로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의사에 기속되지 않으므로, 소수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그 절차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그들의 의사를 고려 또는 채택하지 않더라도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원심판결이 정확히 지적한 것처럼,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노동3권 특히 단체교섭권 침해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헌법적 정당성을 긍정하기 위한 의미 있는 대상조치로서 공정대표의무의 내용을 밝힐 때에는 그러한 대상조치로서의 의미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해서만 단체교섭 과정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도 헌법에서 정한 노동3권의 주체라는 것을 승인하고 존중하는 관점에서, 공정대표의무의 내용은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단체교섭권을 전혀 의미 없게 하는 것을 막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되고, 그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해 단체교섭권을 실현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이처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해석을 통해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관련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의견수렴의무는 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는 결론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으므로, 노조법에 그러한 절차 관련 규정이 없다는 것이 그러한 정도의 공정대표의무를 부정할 논리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나아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는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의사에 반드시 기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적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므로, 그들의 의사에 대한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의 기속 여부에 관한 법리가 그러한 정도의 의무이행을 부정할 근거가 될 수도 없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 규약에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를 정하고 있다면 소수노동조합 조합원에게도 그 절차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거나, 그러한 정함이 없더라도 소수노동조합 조합원의 찬반의사를 교섭대표노동조합 조합원의 그것과 동등하게 취급하여야 한다는 정도의 의견수렴의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에 포섭된다고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독자적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인정하고, 단체교섭 과정의 절차 면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정보제공의무 및 의견수렴의무)의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구체적 사안에 적용한 사례라는 데에 의의가 있으나, 단체교섭권을 침해받고 있는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이 단체협약잠정합의안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동등하게 참여하지 못한 차별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한 데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장영석(전국언론노동조합 법규국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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