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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의 의미와 규범적 판단 요소

  1. 대법원 2020-06-04 선고, 2020두32012 판결
  2. 저자 김근주

【판결요지】
공무원보수규정이 초임 호봉 획정에 반영되는 임용 전 경력의 하나로 규정한 ‘상근으로 근무한 민간직업상담원 경력’에서 ‘상근’이란 해당 사업장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무일마다 출근하여 일정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근무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소위 ‘풀타임(Full-time)’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원고들은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민간직업상담원의 하나인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1일 5시간, 1주 25시간)으로 근무한 경력 기간 동안에 매주 관공서의 통상적인 근무일인 주 5일 동안, 매일 규칙적으로 1일 5시간씩(휴게시간 제외) 근무하였으므로 ‘상근’으로 근무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가 인사노무 관리라는 맥락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 중에는 법적으로 정의되거나 규범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소위 일상 용어가 많다. 이러한 일상 용어들이 법령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통상적인 용어의 의미에 따라 이해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때로는 ‘통상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불명확하거나, 사안에 따라서 달리 보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상 판결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상근’이라는 용어의 의미 해석에 관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직업안정법」상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1일 5시간/1주 25시간)으로 근무하다가 공무원으로 임용되었는데, 공무원 초임 호봉 획정 시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의 경력을 반영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이의 제기하면서, 초임 호봉 재획정을 신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호봉 책정의 근거로 「직업안정법」 제4조의4 제1항에 따라 “상근으로 근무한 민간직업상담원 경력의 경우 동일 분야 경력 100%/비동일 분야 경력 80% 인정”이 규정되어 있는바, 이 규정에서 정한 ‘상근’이란 ‘주 5일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형태’만을 의미하므로, 원고들은 ‘상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호봉 재획정을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공무원보수규정이 초임 호봉 획정에 반영되는 임용 전 경력으로 규정한 ‘상근으로 근무한 민간직업상담원 경력’에서 ‘상근’의 의미가 ‘풀타임(Full-time)’(1일 8시간, 1주 40시간) 근무에 한정되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1심 및 원심 법원은 “상근의 사전적 의미는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하는 것을 뜻하고… 이 사건 규정은 민간직업상담원 경력이라는 요건 외에 ‘상근으로 근무’라는 요건을 추가하였는데, 이는 단시간상담원을 배제하는 취지로 이해함이 문언의 의미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상근이란 해당 사업장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무일마다 출근하여 일정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근무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소위 ‘풀타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원고들은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으로 근무한 경력 기간 동안에 매주 관공서의 통상적인 근무일인 주 5일 동안, 매일 규칙적으로 1일 5시간씩(휴게시간 제외) 근무하였으므로 ‘상근’으로 근무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원고들의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 근무 경력을 공무원 초임 호봉 획정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 관한 근거로, ①‘상근’이란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함 또는 그런 근무’를 뜻하므로, ‘항상성’과 ‘규칙성’에 핵심이 있는 개념이지, 1일에 적어도 몇 시간 이상 근무하여야 한다는 ‘최소근무시간’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 ②「직업안정법」의 하위 규정인 구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규정」은 「근로기준법」상 통상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의 구분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의 경력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점, ③공무원보수규정상 ‘상근으로 근무한’이라는 문언은 2012년 규정 개정 이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는 차원에서 정규직 외에 ‘비정규직 중 상근으로 근무한 유사경력’을 인정하여 호봉 획정 및 재획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상근’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그 인정범위를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건은 ‘상근’의 의미에 관하여 해석한 최초의 대법원 판례로서, ‘단시간근로 직업상담원’과 같은 단시간 근로자도 ‘항상성’과 ‘규칙성’을 핵심 개념으로 하는 ‘상근’의 통상적인 의미에 해당할 경우 ‘상근’ 근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이 사건의 ‘상근’에 관한 해석이 당해 사건을 넘어서 일반적인 해석 기준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그 판단 요소인 ‘항상성’과 ‘규칙성’의 범위와 경계에 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대상 판결에서는 1주 25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매일 5시간씩 근무했으므로 ‘관공서의 통상적인 근무일’ 모두를 근무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여 판단하였지만, 그 법리를 그대로 따를 경우, 예컨대 1주 2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씩 주3일 근무하였다면, ‘사업장의 통상적인 근무일’ 모두를 근무하지 않은 것이므로, ‘항상성’과 ‘규칙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게 판단한다면 근무일 선택에 따른 차별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해답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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