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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와해 전략은 반헌법적 행위이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12-17 선고, 2018고합557,704,756,828,918,926,927,1025,1045, 2019고합20,442(모두 병합) 판결
  2. 저자 방강수

 【판결요지】
1. 앞서 본 법리가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조문 구조상 구제명령 대상이 되는 부당노동행위와 처벌 대상이 되는 부당노동행위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법률에 규정된 ‘사용자’의 개념을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와 같이 해석한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유추해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들이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위법을 감수하고 노동조합에 대하여 저지른 이 사건을 그 죄책에 상응하게 처벌함으로써 자기 점검 및 통제의 계기로 삼고 향후 이와 같은 반헌법적인 행위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협력업체 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에 대하여, ‘삼성그룹 미래전략실ㆍ삼성전자ㆍ삼성전자서비스의 임직원들과 협력업체의 대표들’(피고인들)이 순차 공모하여 노조 와해 전략을 수립한 후 이를 실행한 사건이다. 피고인들은 삼성 계열사와 각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노사 관련 지시 및 보고체계를 활용하여,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그룹노사전략’ 및 삼성전자의 ‘노사전략’에 따라, 협력업체 노조 와해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여 실행하였다. 대상판결은 30여 명에 달하는 피고인들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2013년 7월 협력업체 노조가 설립된 이후부터 조직적인 노조 와해 전략은 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이 자살하고 그 조합원의 장례가 노조장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까지 개입하는 등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피고인들의 부당노동행위와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의심이 있고 고소도 당했지만, 뚜렷한 물증이 없어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던 중, 2018년 2월 검찰이 전직 대통령의 소송비 대납 사건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 하드디스크가 압수됨으로써 위 사실이 밝혀졌다.

대상판결의 판결문은 300페이지에 달하고,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은 13개이며, 피고인은 32명이다. 피고인에는 삼성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이외에도 삼성전자 자문역, 정보 경찰, 경총 노사대책본부 직원 등 다양하다.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 첨부파일 참조

 

위의 방대한 쟁점들을 일일이 살펴보는 것은 어려우므로, 여기서는 두 가지만 언급하도록 한다. 첫째,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의 ‘사용자’에 관한 부분이다. 피고인들은 ‘부당노동행위는 신분범이므로 협력업체 사장들만 범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흔히 ‘실질적 지배력설’이라 불리는 2010년 현대중공업 판결의 법리를 인용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0.3.25. 선고 2007두8881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를 사실상 자신의 하부조직처럼 운영하였고, 소속 수리기사들에게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할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였으므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대중공업 판결은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관한 것인데, 대상판결은 이 법리를 ‘형사처벌’ 사건에도 적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대상판결은 구제명령 대상이 되는 부당노동행위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부당노동행위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근거는 조문 구조에서 찾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는 부당노동행위 금지를 규정하고, 제82조 내지 제86조는 노동위원회 구제제도를, 제90조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런 조문 구조상 ‘구제명령’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부당노동행위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헌법상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동조합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법률에 규정된 ‘사용자’의 개념을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와 같이 해석한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유추해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대상판결은 노동위원회 구제명령 사건에서 확립된 실질적 지배력설의 법리를 형사처벌의 경우에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대상판결은 삼성전자ㆍ삼성전자서비스 소속 피고인들에 공통된 양형사유에서, 해당 피고인들의 노조에 대한 ‘반(反)헌법적 태도’에 대해 명확히 지적하며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협력업체 노조에 대응하여 회장 직속 미래전략실의 고위 임원부터 삼성전자ㆍ삼성전자서비스의 경영진과 협력업체 직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위법 요소를 감수하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으로, ‘조직적인 대규모 부당노동행위’이고 그 규모와 파급력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위법을 감수하고 노동조합에게 저지른 이 사건을 그 죄책에 상응하게 처벌함으로써 자기 점검 및 통제의 계기로 삼고 향후 이 같은 반헌법적 행위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상판결은 ‘노조 와해 전략은 반헌법적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13년 10월 ‘S그룹 노사전략’이란 문건이 폭로된 이후, 6년이 지나서 그 문건에 의한 행위들이 범죄로 인정되었다. 노조 와해 전략은 무노조 경영을 위한 것이다. 반헌법적인 무노조 경영에 대해 되돌아볼 때이다.

 

방강수(한양대학교 공익소수자인권센터 연구원,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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