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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및 금전보상명령을 구할 독자적 구제이익이 있다

  1. 대법원 2020-02-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2. 저자 강선희

【판결요지】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그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1) 사건의 경과와 법적 쟁점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던 중 2016. 12.경 사용자로부터 무단외출 등의 사유로 징계해고를 통보받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 후 「근로기준법」(이하,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원직복직 대신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지급명령(‘금품지급명령’ 내지 ‘금전보상명령’)을 구하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였다.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소송이 진행되던 중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설된 정년(만 60세)의 시행일인 2017.10.1. 근로자는 정년이 되어 당연퇴직하였다. 이에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좇아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도달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소의 이익이 없다고 각하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인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대상판결’이라 함)는 전원일치로 위와 같은 【판결요지】로 종전 대법원 판결을 변경하면서 서울행정법원으로 파기 환송하였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하면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명령(원직복직명령)과 더불어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명령(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근로자가 이 사건과 같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이나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근로자가 더 이상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에 노동위원회는 원직복직명령을 내릴 수 없거나 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명령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 종전 판례는 이에 따른 구제이익의 소멸로 각하하였다. 여기서 근로관계가 적법하게 종료되어 원직복직명령을 구하거나 유지할 수는 없어도 부당해고기간에 받지 못한 임금 상당액을 구할 독자적 구제이익이 있는지를 두고 그간 논란이 되어 왔었다. 종전 판례는 해고기간 중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을 구할 필요가 있더라도 이는 민사소송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의 이익이 없다며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의 독자적 구제이익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2007년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의 금품지급명령(금전보상명령)제도의 도입으로 다시금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을 구할 독자적 구제이익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노동위원회 및 하급심을 중심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때로부터 계약기간 만료, 정년 또는 폐업 시까지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및 금전보상명령을 하였으나 종전 판례에 번번이 가로막혀 패소하거나 취소되었다. 이와 같이 판례의 입장에 변화가 없고, 이러한 한계로 인해 기간제근로자 등이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를 사실상 이용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중 부당해고를 하더라도 어떠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용자의 부당해고를 용인해 주는 결과를 초래하여 비정규 고용이 남용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게 되자 입법적으로 개선하자는 요구가 있었다. 이러한 입법적 개선 시도가 결실을 못보고 있는 사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견해를 변경함으로써 바로잡았다.

 

(2)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내지 금품지급명령을 받을 독자적 이익이 있다며 종전 판결을 변경한 주요 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는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에 대한 원상회복, 즉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향유할 법적 지위와 이익의 회복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므로 근로자 지위의 회복뿐만 아니라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도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목적에 포함된다.

둘째, 원직복직명령은 장래의 근로관계에 대한 조치이고,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은 과거 해고기간 중의 근로관계의 불확실성에 따른 법률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서로 목적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원직복직이 가능한 근로자에 한정하여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한 것은 아니다.

셋째,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이행강제금(근로기준법 제33조)과 형사처벌(근로기준법 제111조)을 통해 간접적인 강제력을 가지므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의 미지급 임금과 관련하여 강제력 있는 구제명령을 얻을 이익이 있고, 따라서 근로자가 구제명령을 얻기 위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넷째,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이 소의 이익 내지 구제이익을 부정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민사소송과 별개로 신속·간이한 구제절차 및 이에 따른 행정소송을 통해 임금 상당액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다섯째, 종전 판결은 금품지급명령 제도를 도입한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고, 기간제근로자의 실효적이고 직접적인 권리구제를 사실상 부정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원직복직을 전제로 하지 않는 구제수단을 제도적으로 도입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소의 이익을 인정하여 근로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


(3) 대상판결의 적용 대상 및 확대 해석의 가능성 등

대상판결은 종전 판결을 언급하면서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를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사직하거나 정년에 도달하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이유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를 들고 있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정년’이고, ‘근로계약기간 만료(기간제근로자)’는 대상판결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다툼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및 금품지급명령의 대상기간은 해고일로부터 근로관계 종료일(정년 내지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이다. ‘사직’의 경우도 대상판결의 법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적어도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에 사직’한 때에 한정하여 구제이익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폐업’된 경우도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과 마찬가지로 해고일로부터 사실상 폐업으로 인해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된 때까지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한편 징계 및 인사명령의 효력을 다투던 중 위와 같은 원인 내지 적법한 해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도 부당 징계 및 부당 인사명령으로 인한 임금 상당액 및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대상판결의 법리를 보면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같은 맥락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좀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참으로 오랜 도전 끝에 결실을 본 판결로서 다소 늦어졌더라도 환영할 만한 판결이다. 그간 대법원이 갱신기대권 법리를 통해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대해 해고제한 법리를 유추적용하였다면, 대상판결은 계약기간 중의 부당해고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및 금전보상명령의 독자적 구제이익을 인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해고제한법(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이 작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강선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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