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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 근로자가 하청업체로부터 사직 또는 해고를 당한 경우 그 법률효과가 소멸하는지 여부

  1. 대법원 2019-08-29 선고, 2017다219072 판결
  2. 저자 김기선

【판결요지】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그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단서와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그 규정들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한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사내하도급계약이 ‘위장도급’으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최근 연이어 내려지고 있다. ‘위장도급’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사내하도급계약을 크게 활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인력충원상의 어려움, 기업 내에서 확보하지 못한 숙련기술에 대한 필요 등 업무의 성격으로 인해 사내하도급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내하도급을 활용하는 주된 이유는 일시적 수요에 대한 대처 또는 고용조정의 용이함 등 인력활용의 유연성 확보나 인건비 등 비용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사내하도급 문제가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화의 핵심적인 문제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내하도급은 사회전반에 걸쳐 있다. 사내하도급은 자동차, 조선, 철강 제조업뿐만 아니라 병원, 호텔, 유통 등 거의 모든 주요 산업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사내하도급은 민간부문에서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기업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의 문제가 다투어진 사안이다.

근로자파견과 도급의 판단기준에 대한 대상판결의 내용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대상판결은 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에서 제시된 근로자파견과 도급의 판단원칙 및 판단기준을 설시한 후, 대상판결의 사실관계가 이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대상판결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해당 법률관계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볼 때, 원고인 한국도로공사의 요금수납업무를 수행한 하청근로자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며 이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하청근로자들과 한국도로공사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①원고들과 피고 직원은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업무 범위를 지정하는 것을 넘어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하여 원고들의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하였으며,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처리 과정에 관여하여 관리․감독하였다. ②원고들과 피고 영업소 관리자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들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③외주사업체가 원고들에 대한 근무태도 점검, 휴가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은 피고 또는 피고의 지역본부의 주관 아래 실시되었다. ④피고는 각종 지침을 통하여 원고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용역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외주사업체는 대체로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직전까지 피고의 직원이었던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피고의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한 외주화 과정을 통하여 비로소 형성되어 피고의 통행료 수납업무의 수행만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다. 외주사업체는 대부분 별도의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고, 피고 영업소 운영을 위하여 별다른 자본을 투자하지 않으며, 특별한 사업경영상의 위험을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상판결이 설시한 내용 중 주목되는 부분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파견법)상 직접고용으로 간주되거나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근로자가 하청업체를 사직하거나 하청업체로부터 해고를 당한 경우에 그로 인해 이미 발생한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의 효과가 소멸되는지 여부이다. 구 근로자파견법 또는 현행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불법파견의 당사자인 하청근로자가 이를 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확인받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소요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에 따라 그 사이 하청근로자의 근로관계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많게 된다.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와 파견사업주 간의 근로관계의 변동이 있는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논거로는 ①(구) 근로자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간 법정근로관계 성립이라는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규정으로 파견사업주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 ②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의 발생은 (구) 근로자파견법상 법적 요건이 충족되면 그 법적 효과가 발생하고, 그 요건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는 점, ③(구) 근로자파견법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배제되는 경우로 당사자인 파견근로자가 그 법률효과에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만, 명시적인 반대의사의 표시는 사용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이루어 져야 하는 것으로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기 위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을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발생을 저지시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단히 명확하고도 적확한 논거라 판단된다.

한편 대상판결에서는 하청업체에 고용되어 불법파견으로 근로제공을 하여 직접고용간주의 법률효과가 발생한 근로자가 하청업체를 퇴사하고, 이후에 사용사업주에 의해 직접고용되었다가 퇴사한 경우에 해당 근로자가 원청업체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는지가 문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하청근로자에 대해 구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이 간주되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사용사업주에 직접 고용된 후에 퇴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접고용간주로 인한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직접고용간주의 법률효과가 이행된 이후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사용사업주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는 직접고용간주의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하청근로자에게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의 법률효과가 발생한 이후, 하청근로자가 하청사업주에서 퇴직한 이후 원청사업주인 사용사업주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직접 고용되었고 기간만료로 퇴사한 경우에도 대상판결의 판시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한 것을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기간만료와 같은 근로자의 비자발적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 이를 근로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사직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여하튼 대상판결은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에 하청업체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사직 또는 해고 등 근로제공 중단사유는 사용사업주와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의 법률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하급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7.2.10. 선고 2014나49625 판결)을 최초로 확인한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기선(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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