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홈 고용노동정보 노동판례리뷰
인쇄

‘65세 이후 고용된 자’에게 실업급여를 적용하지 않는 것의 합리성

  1. 헌법재판소 2018-06-28 선고, 2017헌마238
  2. 저자 박은정

【결정요지】

우리 사회보장체계는 65세 이후에는 소득상실이라는 사회적 위험이 보편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고용에 대한 지원이나 보장보다 노령연금이나 기초연금과 같은 사회보장급여 체계를 통하여 노후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실업급여의 지급목적, 경제활동인구의 연령별 비율, 보험재정상태 등을 모두 고려하여 ‘65세 이후 고용된 자’의 경우 고용보험법상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의 지원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실업급여를 적용하지 않도록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그러한 적용제외 조항이 65세 이후 고용된 후 이직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1993년 12월 27일 제정되어 1995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고용보험법」은 시행되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을 원칙적 적용범위로 하면서 시작하였다(물론 위임규정을 통해 상시 1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법규정의 전부를, 상시 5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사업 및 직업능력개발사업의 보험료 납부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 규정은 지금도 동일하다(다만 역시 위임규정을 통해 가구내 고용활동이나 자가소비 생산활동, 농업․임업 및 어업 중 법인이 아닌 자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소규모 공사업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고용보험의 가입자로서 고용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고용보험법에는 적용제외 조항이 있어 65세 이후에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자(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자를 포함한다)로서 3개월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일용근로자가 아닌 자, 공무원연금법 등 다른 직역연금의 적용대상자 그리고 일정한 외국인근로자 등은 고용보험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특히 “65세 이후에 고용”된 근로자가 실업급여 청구를 하였다 거부되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 검토대상판례이다.

연령의 상한을 두고 고용보험법 적용을 제외한 것은 고용보험법 제정부터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현행법상의 다른 적용제외대상인 근로시간이나 사업의 형태 및 다른 직역연금대상자 등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검토대상판례에서 다루고 있는 연령에 국한하여 살펴보면, 고용보험법 제정 당시에는 “60세 이후에 새로이 고용된 자”가 적용제외대상이었다. 그리고 1996년 12월 30일 법개정을 통해 60세 이전에 고용되었지만 65세가 되면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였다. 고령자의 경우에는 보험료는 납부하나 사실상 재취업이 곤란하여 재취업을 전제로 지급하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고용보험료를 납부할 의무를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취한 조치이다. 그리고 2002년 12월 30일 법개정으로 65세 이상인 자에 대한 고용보험법 적용을 제외하였고, 다만 근로자가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에 대한 적용은 유지하였다. 이 규정이 현행법상 “65세 이후에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의 형태로 바뀐 것은 2013년 6월 4일의 법개정을 통해서이다. 이전까지는 65세 이상인 자에 대하여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의 적용을 획일적으로 제외하여 왔으나, 이후부터는 65세 이후에 새롭게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만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적용을 제외함으로써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던 피보험자가 65세 이후에 이직(離職)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고용보험법 적용에 연령상한을 둔 것은 검토대상판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고용보험이라는 사회보험 이외 고령자에 대한 사회보장체계에 대한 고려이다.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제도, 「기초연금법」에 따른 기초연금제도, 그리고 「노인복지법」의 보호 등이 65세 이상인 자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사회보장체계는 65세 이후에는 소득상실이라는 사회적 위험이 보편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고용에 대한 지원이나 보장보다 노령연금이나 기초연금과 같은 사회보장급여 체계를 통하여 노후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고용보험제도의 현 상황상 “‘65세 이후 고용된 자’도 실업이라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필요성, 고령층의 경제활동인구 비율 증가 등을 고려하여 실업급여 지급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으나, 보험재정이나 우리의 사회보장을 위한 전반적인 법률체계 등을 고려할 때 이를 한꺼번에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단계적인 개선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근거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실업급여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의 존부에 대한 판단을 개별적․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65세라는 연령을 기준”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적․구체적으로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따져 실업급여의 수급 여부를 판단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포함한 고용보험제도는 개개인의 특수한 사정이나 선택에 의하여 보험관계가 설정되는 사보험이 아니라 보험의 내용이 모두 법률에 의하여 강제되거나 확정되는 공적보험이라는 점에서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에서 불합리하지 않다는 것은, 65세 이전에 고용된 자와 65세 이후에 고용된 자에 대한 차이를 두는 것이 현행법이 금지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사회보험제도의 적용대상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전부터 입법정책적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적용제외사업규정의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례에서 헌법재판소는 “입법자가 일정 범위에 속하는 사업을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그 범위의 획정을 위임입법에 의하도록 한 것은 (중략) 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입법권 행사의 결과로서 특별히 불합리한 점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3.7. 24. 선고 2002헌바51 결정). 따라서 고용보험법의 적용대상으로부터 “65세 이후에 고용된 자”를 제외하고 있는 것도 앞서 언급하였던 여러가지 이유에 따라 “입법목적과 현실을 비교형량하여 나온 입법정책적 결정”(헌법재판소 2003.7.24. 선고 2002헌바51 결정)으로서의 합리성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현재 헌법재판소의 입장일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결론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다. 검토대상판례에서 헌법재판소는 “65세 이후에 고용된 자”에 대해 실업급여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근거로서 제시한 것은 고용보험제도가 입법정책적 문제라는 것, 여기에는 특별히 불합리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입법정책적 문제임을 근거로 곧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구조는 이해하기 어렵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차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차별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실제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그러한 차별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불합리한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검토대상판례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청구인은 고용보험법이 “65세 이전에 고용된 자와 65세 이후에 고용된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것이 차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 실제 불이익함이 있고, 그 불이익함을 비교하여 주장할 만한 사람이 존재하는지(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어 전체 고용된 자에 비하여 65세 이후 고용된 사람에게는 불이익한 사실이 존재한다거나, 또는 65세 이전에 고용된 사람에 비하여 65세 이후 고용된 사람에게는 불이익함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같은 것)를 먼저 평가해 본 후 비로소 그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많은 경우 사회보험제도의 적절한 시행을 위한 입법정책적 목적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겠지만, 결론이 같다는 사실이 모든 법적 논점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우선 고용보험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평등권 침해의 불이익한 사실인지, 불이익이라면 구체적으로 그 불이익은 어떤 것인지, 불이익이 차별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누구를 비교대상자로 선정할 것인지, 비교대상자 선정을 위한 합리성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비교대상자가 존재한다면 비교대상자와의 비교에서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지,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 이유의 합리성을 찾기 위한 입법정책적 목적은 타당한지 나아가 그러한 차이를 해소시킴으로써 불이익을 당한 개인의 권리를 회복시킬 대안적 조치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차례로 검토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어느 정도 해석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다면 차별관련 소송과 판례가 유난히 적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일반 법원들에게는 중요한 해석․판단의 기준을 제시하여 줄 수 있고, 입법정책적으로는 차별의 완화 내지 해소를 위한 지침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부분 이외 실질적인 논의 과정에서는 위와 같은 사항들이 포함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판시 내용 중에는 위에서 정리했던 사항들만이 보일 뿐이고, 특히 평등권 침해의 차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불이익의 존재 여부, 비교대상자 선정의 문제, 비교대상자와는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검토는 검토대상판결을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참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위와 같은 의문을 갖게 된 이유는, 검토대상판례가 실업급여라는 사회보험제도를 다루고 있고, 여기에는 광범위한 입법형성재량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바는 아니지만,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65세가 과연 현재 실업급여제도의 적용제외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연령인가에 대한 것 또는 고용보험법 적용 연령상한을 두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것(물론 사건의 논점이 아니기는 하지만 연령상한 이외 고용형태나 사업장 규모 및 사업의 종류에 따른 적용제외의 합리성에 대한 의문도 가져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떠나 여러 가지 평등권 침해가 주장되는 차별사건에서 입법정책적 목적이라는 것이 차별사건의 문제의 본질을 피하거나 용인하게 하는, 다소 용이한 구실이 되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만 실업급여제도 운영상 65세라는 연령의 상한은 국제적인 추세와 다르지는 않다. 독일이나 일본도 65세를 고용보험적용 상한연령으로 삼고 있고, 제도적 기반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영국은 65세(1953년 12월 6일 이전 출생자)에서 68세(1978년 4월 6일 이후 출생자)를 노령연금수급대상자로 삼고 있음에 따라 우리나라의 실업급여에 해당하는 구직자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된다. 위에서 의문을 제기한 바와 같은 검토대상판례의 판단 내용과 방식에 대한 의문 내지는 아쉬움을 차치하고,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제도 적용을 위한 65세라는 기준이 현재로서는 65세 이후 고용된 당사자들에 대하여 차별적인 불합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박은정(인제대학교 법학과 부교수)

 

 

참고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