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본 보고서는 용역사업에 의한 것으로 판매하지 않습니다.
우리경제는 1인당국민소득 1만불 시점을 통과하여 2만불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은 국민소득 1만불 까지의 기간과 비교해서 매우
많은 변화들이 예상된다. 물론, 1인당국민소득 수준만으로 경제발전의 단계와 수준, 경제·산업·기술의 구조 변화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문제가
많은 발상이지만, 이러한 수치가 함축하는 의미는 쉽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1인당국민소득 1만불을 과거의 후진국형 발전체제에서 선진국형
발전체제로 넘어가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2만불 시점까지의
경제발전과정에서는 기존의 발전이나 성장 방식과는 매우 다른 양태들이 전개될 것이고 이에 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적 대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의 하나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에 관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경제발전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간의 관계는 U자 형태를 가진다고 한다.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전환하면서, 남성들은 블루칼러
일자리로 진출하고 여기서 발생한 가계소득이 소득효과를 통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낮추게 된다. 가장 낮아지는 시점이 2500달러
시점(World Bank의 분류에 따르면 중위소득국가들의 소득수준) 전후라고 하고, 이 시점에서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약 35% 수준이라고 한다.
(Mammen and Paxson, 2000) 국민소득 2만불 시대 여성경제활동 참가 변화 추이와 정책적 함의
이 이후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만달러 시점까지 점증하게 된다. 이 기간 중에는 여성들의 학력 수준 증가와 사무직·서비스직 등 여성들이
받아들일만한 화이트칼러 일자리가 늘어난다. Goldin(1995)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한 것은 여성들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화이트칼러일자리가 증가하였기 때문이고, 여기에 여성들의 교육수준 향상이 결합되면서 여성들이 화이트컬러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 이후 많은 선진국들의 1인당 소득수준이 1만달러 시점인 70년대 후반 이후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증가가 가속도가 붙게 된다. 현재 선진국이라고
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의 경우,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진입하는 기간은 다른 어느 기간에 비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기간이다. 2만달러 시점 이후에는 많은 선진국들에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증가 속도가 완만해진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국가별로 큰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1인당GDP 1만불 시점에 여성경제활동참율이 50% 전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97년 여성경제활동참가율 49.8% 수준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를 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상태이다.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의 경우, 1만불에서 2만불로 가는 기간 중에 여성노동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기술적이고 경제산업적인 변화가
진전된다. 우선 제조업이 고도화되면서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식 및 정보 중심의 서비스업이 확대되면, 연구개발 및
혁신 투자가 증가하고, 교육·보건·의료복지 등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그 결과, 여성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증가한다. 1만불에서 2만불로 가는 시점에서
경제·산업·기술 구조의 변화가 여성친화적인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faster growth of female-oriented
jobs), 고숙련여성에 대한 수요를 편향적으로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함으로써(skill biased nature of female
employment growth) 여성들이 기존의 남성지배적인 직종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마련되어 간다. 이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뿐만 아니라 성별 직종분리의 완화,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향상 등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여성을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경제산업기술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경제가
여성친화적인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여성친화적 숙련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기 일어하는 현상은 아니다. 또한, 단순히 여성의 학력수준이
높아졌기 때문만도 아니다. 이러한 조건들은 충분조건일 뿐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와 숙련직종에서의 여성 비율의 증가는 고학력 여성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러한 기술 및 숙련 구조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의 정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이 여성에 대한 수요 증가라는 변화에 직면하여
여성들이 매우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고 여건을 만들어주는 정책적인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1만불-2만불 기간
중에 매우 높은 수준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제고와 고숙련여성인력의 고숙련직위로의 진출이라는 성과를 확보한 것이다.
이는 바꾸어 이야기하면, 여성인력 특히 고숙련여성인력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참가를 유도함으로써 경제구조의 변화가 요구하는 필요한 노동력을
공급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이 10년 정도에 1만불에서 2만불로 1인당국민소득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1만불-2만불 시점은 경제성장과 여성경제활동참가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동력 부족이 조만간에 현실화될 것이다. 즉, 여성노동력 그것도 고학력 여성노동력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서 이러한 노동력
부족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2만달러 수준의 국민소득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제발전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간의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정책과 복지정책 등이 여성고용에 우호적인 경제적 인센티브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즉, 2만달러 시대로 가능 과정에서 여성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중요한 담지자(crucial
agents of sustainable development)이고, 이를 위해서는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2만불시대의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의 변화 추이를 주요 선진국의 경험을 참고하여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정책적
함의들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제2장에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과 관련된 이론적 논의를 복지국가모델의
유형화라는 관점에서 정리하여 시장노동(market work)과 보살핌노동(care work)의 배분이라는 관점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의
분석틀을 제시한다. 제3장에서는 주요 선진국들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진입한 시기에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게 되는 방식과 그 배경 등을
분석하고, 부문별로 여성들이 진출하는 현황과 추이를 파악함으로써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정리한다. 제4장과 제5장에서는 시장노동(market
work)이라는 관점에서 여성들의 경제적 진출을 지원하는 노동시장 정책들을 분석하고, 제5장에서는 보살핌노동(care work)과 관련된 주요
정책들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와 관련되어 가지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