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본 보고서는 용역사업에 의한 것으로 판매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오랫동안 기업별 체제를 특징으로 해왔다. 기업별 체제가 지닌 장점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에서는 파편화된 조직이 지닌 교섭력의
한계, 그리고 종업원 의식으로 인한 계급의식 형성의 저해를 돌파하기 위하여 산별노조 건설을 염원해 왔다. 특히 1995년 민주노총의 출범은
총연맹의 건설을 기반으로 산별 조직을 꾸리고자 하는 노동운동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 것이었다. 이러한 운동 방향에 따라 1998년 현총련과
자동차연맹, 그리고 민주금속 3조직이 통합하여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을 출범시키기에 이르렀다. 민주노조 운동의 골간이라 할 수 있는 금속
노동자들의 대동단결을 도모하면서 이후 본격적인 산별조직으로의 발전을 모색하였으나, 2001년 금속노조로의 산별 전환에서는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등 주요 대공장 노조들이 동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별로 전환한 3~4만명의 금속산업 노동자들은 이번에는 산별 교섭을 정착시키기
위하여 지부집단교섭, 중앙교섭 등의 요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사용자들 역시 공동교섭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그러나 산별 조직과
교섭으로 인하여 노조의 힘이 강해질 것을 우려한 개별 사용자들과 경영계에서는 산별 교섭에 대하여 소극적이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하였다. 특히
2003년 중앙교섭을 시도하였으나 금속 산별노조의 힘에 밀려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를 수용하게 되자, 이후 산별교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2004년에는 사용자단체를 구성하도록 하여 본격적인 산별교섭의 형태를 갖추며 중앙교섭의
요구사항도 계급적 성격을 강화할 것을 목표로 한 금속노조의 행로는 사용자들과 한판 대결을 불가피하게 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금속 부문의
노사분규 정도는 다른 부문보다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노사분규에서 기계금속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40.4%에 달하였으며,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02년 19.6%로 하락하였다. 그러나 2003년에는 주5일제와 산별교섭 도입을 둘러싼 금속산업에서의 갈등으로 다시
33.1%로 높아졌다. 산업평화 유지가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던 정부 또한 금속 산별교섭을 우려를 갖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에서는 2004년 금속산업의 산별교섭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중심으로 금속노조 조직사업장의 노사관계와 단체교섭
실태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산업평화의 유지라는 차원뿐 아니라 산별교섭과 기업별 교섭간의 비교를 염두에 두면서 교섭의 안정성과 교섭비용의
절감은 달성되었는가, 그리고 기업간 근로조건의 조율에는 어느 정도의 진척이 있었는가를 평가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수행하면서
산별교섭으로의 전환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전망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2004년 금속 산별교섭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와 발전 전망을 모색하기 위하여 4명의 연구자가 각각 관계자 인터뷰와 관련 문헌 및 자료 조사,
통계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이에 기초하여 2장에서 우선 금속산업 노사관계를 둘러싼 환경과 역사적 흐름, 그리고 구조적 특징을 알아본다.
3장에서는 노사관계의 교섭내용이 2004년에 산별 최저임금 책정 등 근로조건의 개선과 조율로 깊게 나아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여 금속노조 및 더
넓게는 금속연맹이 포괄하고 있는 산업의 근로조건 실태를 알아보고자 한다. 아울러 노동조합과 파업이 미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통계분석을
수행하였다. 4장에서는 2004년 금속 산별교섭의 전개과정과 그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5장에서는 향후 발전 방향을 탐색하는데 참조하기
위하여 독일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에 대한 개황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이제까지 드러난 금속 산별교섭의 구조적 문제점을
정리하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을 덧붙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