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30년을 맞는 시점에서 지난 30년간 한국 노동체제의 전개과정, 특징 및 한계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현행 노동체제를 지양하는 새로운 노동체제의 비전과 이행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현재의 노동체제가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는 인식하에 이를 구조(노동시장, 작업장체제, 노동법제)와 행위(노동정치)의 두 영역에 걸쳐 지난 시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노동체제의 방향과 이행전략을 모색한 것이다. 본 연구의 제2장, 제3장, 제4장에 해당하는 구조 분석은 노동시장과 노동력재생산 구조, 노동과정과 작업장체제, 노동법 등 노동체제의 주요 구조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1987 노동체제의 모순구조를 진단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본 연구의 제5장, 제6장, 제7장에 해당하는 행위 분석은, 노동체제 내 노사정을 중심으로 한 주요 행위주체들의 전략적 선택과 행태, 그리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진단, 평가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이 부분은 다시 노동운동, 중위 수준의 노사관계, 중앙 수준의 사회적 대화의 노동정치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러한 구조 분석과 행위 분석을 토대로 국내외의 정치, 경제적 환경변화와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노동체제의 방향과 내용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대안적 노동체제의 구성을 위한 다층, 다부문에 걸친 노동정치 전략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노동체제’ 개념을 분석적 개념도구로 활용한다. 노동체제란 노동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현상 혹은 노동문제에 대한 총체적 분석과 이해를 위한 개념도구이다. 우리는 노동체제를 구조와 행위의 동태적 복합물로 파악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구조적 측면에서는 노동력의 생산 및 재생산, 노동력의 배분과 생산과정에의 활용이, 행위 차원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둘러싼 이해관계의 유지나 변경을 위해 전개되는 행위주체들의 상호작용, 곧 노동정치가 노동체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다.
경제사회 주체들의 행위, 곧 상호작용은 개념적으로 작업장, 기업 차원의 노사관계로부터 중위 수준의 교섭과 협의, 나아가 중앙 수준의 사회적 대화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전개된다. 본 연구에서는 노동정치 행위주체의 한 축인 노동운동에 특별히 주목하여 별도의 분석 범주로 삼았다. 한편 구조와 행위는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동시에 상호작용의 응결물로서 제도를 형성하고 변화시켜 나간다. 노동관련 법제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