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한국의 고용노동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할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낮은 고용 수준과 비효율성, 양극화로 특징지어지는 노동시장, 장시간 근로와 비효율적인 노동관행이 지배하고 있는 노동과정과 작업장체제,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사회안정의 기반인 중산층이 급속히 붕괴하는 등 총체적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노동력의 재생산구조가 시스템 전반의 재편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노사관계를 포함한 광의의 노동정치 역시 후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는 노동시장과 노동과정, 노동력 재생산구조, 그리고 이러한 구조를 유지 혹은 변화시키려는 주체들의 상호작용인 노동정치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노동체제’를 설정하고, 구조적 관점에서 한국 노동체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것이다. 우리는 현 노동체제 형성의 시발점을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그에 따른 이전의 국가권위주의 노동체제 붕괴에서 찾았으며, 이후 10년 가까운 각축기(이행기)를 거쳐 1997년의 경제위기를 계기로 점차 시장의 힘과 논리가 지배하는 신자유주의적 노동체제가 확고히 정착한 것으로 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지금과 같은 문제적 노동체제가 형성된 과정과 현재 상태를 크게 다섯 개의 영역, 곧 노동시장과 노동력 재생산구조, 노동법, 작업장체제와 노동정치, 노동운동, 사회적 대화의 노동정치로 나눠 살펴본 다음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현재와 같은 체제 위기로 전화하였는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현 노동체제가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는 판단 위에서 대안적 노동체제의 핵심을 ‘혁신’과 ‘통합’에서 찾았으며 이를 위한 실천적 과제들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