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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정의 규정 재검토 연구
  • 저자 박제성, 김기선, 김철희, 심재진, 최석환
  • 출판일 2011.06.15
  • 판매가 7000 원
  • 재고 재고없음
  • 페이지수 151 페이지
  • ISBN 978-89-7356-865-9
절판  구매불가
  • 목차
    요 약 ⅰ

    Ⅰ. 서 론 (박제성) 1

    Ⅱ. 독일에서 노동조합의 정의 (김기선) 5
    1. 서 론 5
    2. 노동조합의 정의 7
    3. 헌법상 단결체 28
    4. 시사점 31

    Ⅲ. 영국에서 노동조합의 정의 (심재진) 33
    1. 서 론 33
    2. 노동조합의 정의 35
    3. 노동조합의 명부 등록과 자주성 인증서 45
    4. 결 론 54

    Ⅳ. 일본에서 노동조합의 정의 (최석환) 56
    1. 도 입 56
    2. 법령의 정의 및 해석 57
    3. 새로운 접근:합동노조 79
    4. 일본의 경험이 주는 시사점 84

    Ⅴ. 프랑스에서 노동조합의 정의 (박제성) 86
    1. 서 론 86
    2. 노동조합의 정의 86
    3. 노동조합의 대표성 개념 94
    4. 노동조합성의 법적 효과 98
    5. 결 론 102

    Ⅵ. 한국에서 노동조합의 정의 (김철희) 103
    1. 서 론 103
    2. 노동조합 설립의 실질적 요건 104
    3. 노동조합 설립의 절차적 요건 127

    Ⅶ. 결 론 (박제성) 139
    1. 비교법적 검토 결과 요약 139
    2. 노동조합 정의 규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을 위한 시론 143

    참고문헌 147
  • 요약
    노동조합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정작 “무엇이 노동조합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기존의 연구는 주로 이미 설립되어 있는 노동 조합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실정법상 노동조합 정의 규정은 모든 노동조합 관련 논의의 출발점 또는 기본적인 준거다. 노동조 합 정의 규정에 대한 재검토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 첫째, 사회경제적 필요성이다. 경제위기 및 고용조정의 상시화, 근로자 집단의 이해관계 다양화, 근로자들의 권리의식 고양, 실업위기의 지속 등 으로 새로운 유형의 ‘노동조합(가령, 관리직 노동조합, 청년 유니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노동조합 등)’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정법상 노 동조합 정의 규정은 전형적인 근로자상을 전제로 마련된 채 변하지 않고 있음으로 인해 현실과 법규정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그에 따른 분쟁이 끊이 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현실의 반영과 규범적 요청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노동조합 정의 규정을 재검토함으로써 법규정의 규범력을 제고하고 분쟁의 방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 정책적 필요성이다. 현행법상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의 설립 단계뿐만 아니라 활동하는 내내 노동조합이 정의 규정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감독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법제는 법률 관계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유지를 위한 정책적 고려이지만, 한편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유지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 비례와 조화를 가 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노동조합 정의 규정을 재검토함으로써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셋째, 법이론 및 법실무적 필요성이다. 노동조합인가 여부는 집단적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위한 관문이지만, 실정법상 노동조합 정의 규정과 그에 결부 된 법률적 효과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 규정을 통과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집단적 노동관계법 전체의 적용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분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법이론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비례하여 타당성을 확보하고 유연 하게 적응할 수 있는 법이론의 개발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필요성에 입각할 때, 노동조합 정의 규정은 금지 규정이 아니라 자격 규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금지 규정인 경우 적법/위법의 문제 가 되지만, 자격 규정인 경우 적격/결격의 문제가 된다. 지금까지의 법해석은 적법/위법의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다. 이는 법 취지와 어긋나게 당사 자에게 과도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적격/결격의 관점으로 전환할 경우 바람직한 또는 합리적인 법해석론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 를 위하여 비교법적 검토를 통하여 비교 대상 국가에서 노동조합 정의 규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해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비교 대상 국가로는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네 나라를 선정하였다. 독일은 한국의 노동법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다. 특히 집단적 노동관계 에 관한 법이론은 거의 독일 이론을 기초로 삼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에서 노동조합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살펴보 는 것은 유의미하다. 영국은 기본적으로 임의주의 전통에 서 있는 나라이지만, 최근의 입법적 개혁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특별한 권한 인정과 관련한 법정 제도를 도입하였다. 영국의 사례는 자발적이고 임의적인 조직으로서의 근로자 단체와 특정한 법정 제도와 결합된 근로자 단체의 구별 의의를 특징 적으로 예시한다는 점에서 비교 분석의 대상이 될 만하다. 일본은 한국과 거의 유사한 법규정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그래서 해석론도 거의 유사하 다. 그래서 일본의 논의는 언제나 참조 대상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정의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그런 측면만 고려된 것은 아니다. 일본과 한국의 노 동조합법이 전체적으로는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의 정의 규정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노동조합의 정의가 일본과 한국은 약간 차이 가 난다. 그리고 이 약간의 차이가 집단적 노동관계법 전반의 미묘한 차이를 야기한다. 유럽 국가들처럼 한국과 차이가 많이 나는 법제가 아니라 일 본처럼 근접한 법제와 비교를 통해서 오히려 한국의 법제가 그다지 통상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점을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 로 프랑스는 노동조합 그 자체의 설립은 단결의 자유로서 거의 완전히 보장하면서, 집단적 노동관계의 형성과 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 한의 행사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그 자체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법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프랑스의 법제는 집단적 노동관계의 한쪽 주체를 구성하 는 자는 어떠한 자이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독창적이면서 설득력 있는 하나의 대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비교 검토의 가치가 충분하다.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일반적인 질문으로는 각 나라별 특징을 파악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협약 능력이 있는 근로자 단체 란 무엇인가?”가 질문이며, 프랑스에서는 “대표성이 있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가 질문이다. 이 두 질문은 모두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각 나라별 변형이다. 이와 같은 식으로 일본과 영국에서도 그 나라만의 특징을 드러내는 질문의 모습이 있을 것 이다. 이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가 질문이다. 그 이전도 없고 그 이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것만으로도 좋은 비교법적 연구가 된다. 외국법을 연구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그 나라의 고유한 논리 체계에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연구의 필요성 에 따라 논리 체계를 조작하고 그에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다. 전자는 특정 나라의 법제를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후자는 특정한 쟁점을 이해하기 위하여 여러 나라를 동시에 비교할 때 유용한 방법이다. 우리의 연구는 후자의 방법론이 적절하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의 주체에 관해서 한국에서는 가장 큰 쟁점이지만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별로 큰 쟁점이 아니다. 그러므로 프랑스 고유의 논리 체계에 따라서 설명을 하면 우리에게 중요한 쟁점에 대한 정보가 결여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쟁점이 되는 요소를 각 나라별로 공통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를 수평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 좋다. 한국 노조법상 노동조합의 정의 요소인 주체, 자주성, 목적, 단체성 등의 항목을 공통으로 설정하고 각 나 라별 논의를 정리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각 나라별로 특수한 쟁점(예컨대, 프랑스에서는 대표성 개념)에 대해서 별도의 논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전체 논의 구도를 이해하고자 한다. 비교법적 연구가 끝난 다음에는 한국 노조법상의 노동조합 정의 규정의 요건들과 관련된 실제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법률 규정이 현실에서는 어떤 식 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비교법 논의와 사례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현행법상 노동조합 정의 규정에 대한 대안적 해석론을 제시 할 것이다. 본론에서 다룬 5개 나라의 법제를 상호 비교한 결과, 노동조합의 정의와 관련한 법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 다. 하나는 ‘개방형 법제’로서, 비교 대상 나라들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폐쇄형 법제’로서 한국이 이에 해당한다. 개방형 법제 는 노동조합의 설립 단계에서는 거의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며, 법상 특정한 권한의 행사와 관련해서만 별도의 요건을 부과하고 있는 법제이다. 별 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법상의 특정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자체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 폐 쇄형 법제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권한 행사를 구분하지 않고 공히 모든 요건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는 법제이다. 이러한 법제에서는 노동조합의 요건을 갖추면, 즉 노동조합으로 설립되면 곧바로 법상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으로 설립되지 못하면, 즉 요건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충 족하지 못하면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 구분론 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비교, 요약하기로 한다. 독일은 기본법에서 직업 단체를 설립할 권리를 모두에게 보장하고 있으며 단체협약법에서는 단체협약의 당사자로 노동조합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 로 독일에서 핵심적인 질문은 “협약능력 있는 근로자 단체란 무엇인가?”이다. 노동조합이란 협약능력 있는 근로자 단체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기 때문 이다. 대개 독일의 집단적 노동관계란 것이 단체협약을 중심에 놓고 조직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체협약의 성립과 효력에 대한 논의가 핵심을 차지하고 주체의 측면에서는 누가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핵심적인 질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주성을 비롯하여 이른바 노동조합 의 정의 요소들은 어떤 근로자 단체가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은 사전에 제 기되는 것은 아니다. 협약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여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협약능력을 부여하고 그 다음에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 록 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직업 단체를 설립할 자유는 기본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근로자 단체를 설립할 수 있 고, 사용자와 교섭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이때 만약 누군가가 해당 단체협약의 효력을 문제삼기 위하여 협약 당사자인 근로자 단체의 협 약능력에 이의를 제기하면, 노동법원에서 해당 근로자 단체의 협약능력 존부를 판단하게 된다. 주체성, 자주성, 목적성, 단체성 등의 판단 요소는 이때 비로소 고려된다. 그 결과 협약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 단체협약은 무효가 된다. 단체협약이 무효로 될 뿐이지 해당 근로자 단체의 법적 존 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그 단체협약은 법상의 단체협약으로서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법제 는 독일에서 단체협약이 협약 당사자인 근로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의 구성원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이 점은 단체 구성 원인 근로자와 사용자뿐만 아니라 일정한 단위 내의 모든 근로자와 사용자를 구속하는 하나의 ‘법령’으로서의 단체협약의 효력을 규정하고 있는 프랑스 에서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격을 사전에 판단하는 법제를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하면 좀 더 잘 이해될 것이다). 영국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때에 따라서는 단체행동을 하는 것이 임의에 속하기 때문에 법에서 따 로 요건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노동조합이 힘이 있으면 사용자가 교섭에 응할 것이고, 힘이 없으면 교섭을 거부할 것이다. 단체행동은 노 동조합과 무관하게 광의의 근로자들에게 인정된다. 하물며 단체협약조차도 규범적 효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법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것이 없다. 이것 이 바로 영국의 노사관계를 특징짓는 이른바 임의주의 원칙이다. 하지만 자주성에 대한 법상의 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에 임하 도록 강제하는 법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에서 핵심적인 질문은 “자주성 있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노동조합 의 정의 요소로는 주체성, 목적성, 단체성 등이 언급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자주성 인증과는 상관이 없고, 현재 자주성 인증 기준으로는 역사, 조 합원 범위, 조직 구조, 재정, 사용자의 편의 제공, 교섭 역사 등이 언급된다. 다만, 사용자에 의해 임의적으로 인정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 만, 자주성이 인정되는 노동조합에게 단체교섭을 위한 법정 인정 절차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리고 사업장 내 조합 활동권 및 (경영 상 해고, 산업안전 등과 관련한) 대표 협의권은 자주적 노동조합을 사용자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보장된다. 만약 자주성 인증서가 있는 노동조합이 있으나 사용자가 이 노조가 법정 인정 절차를 요구하기 전에 다른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경우 자주성 인증서의 노조는 법정 인정 절차를 요구할 수 있 는 권리가 없고, 사업장 내 조합 활동권 및 대표 협의권도 갖지 못한다. 이렇게 임의 인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자주성이 인정되는 노동조합이 반드 시 법정 인정 절차를 요구하는 권리나 사업장 내 조합 활동권 및 협의 대표권을 갖지는 않는다.(임의 인정에는 자주성 있는 노동조합일 것을 요건으 로 하지 않는다.) 일본은 헌법에서 근로자들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조법에서 별도의 요건으로 특정한 권한들(단체협약의 지역적 확장 적용 신청, 노동위원회 노동자 위원의 추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을 적격 노동조합에 부여하고 있다. 요컨대, 일본에서 핵심적인 질문은 “자격 있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이다. 그러므로 특정 권한 행사와 관련되어 있지 않는 한, 노동조합의 설립과 존속 자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약이 없다. 그것은 어디까 지나 헌법상 단결권의 보장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어떤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 사용자가 이를 거부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 행위 구제를 신청하면, 노동위원회에서는 이 노동조합이 신청의 자격이 있는 노동조합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 때의 판단 요소가 주체성, 자주성, 목적성, 단체성 및 규약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다섯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그 노동조합은 적격 노동조합으로서 구제 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 게 된다. 그렇지 못하면 결격 노동조합이 될 것인데, 그 경우에도 규약 외에 다른 요건들은 충족하는 규약 불비 노동조합과 핵심적인 요건인 자주성 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주성 결격 노동조합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은 그 자격에 맞는 법적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요컨대, 적격 노동조합과 결격 노동조합의 구분은 노동조합의 설립 단계가 아니라 특정한 법정 권한을 행사하는 시점에서 비로소 검토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검토의 결과에 따라 각각의 자격에 대응하는 권한 행사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지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효과를 생산해 내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헌법에서 직업상 단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의 설립은 자유이다. 그러나 그렇게 설립된 노동조합이 법상의 특정한 권한(가령 단체협약의 체결)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표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므로 프랑스에서 핵심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대표 성 있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 프랑스는 오래 전부터 이 대표성 개념을 발전시켜 왔으며 그것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들도 법률에서 명시적으로 정 해 놓고 있다. 현재 7가지 기준이 있는데, 질적인 기준과 양적인 기준으로 대별하고 그 각각의 가장 핵심적인 기준을 들자면, 가장 핵심적인 질 적 기준으로서는 자주성 요건을 들 수 있고, 가장 핵심적인 양적 기준으로는 종업원 대표 선거 득표율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요건들 은 대표성 요건이지 노동조합 자체의 정의 요소가 아니다. 이러한 법제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프랑스의 단체협약법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에 서 단체협약은 그 단체협약을 체결한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을 포함하여 해당 협약 적 용단위(하나의 사업, 하나의 지역, 하나의 산업 등) 내의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만인효를 갖기 때문에, 그러한 단체협약을 교섭하고 체결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자격이 요구된다. 대표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노동조합은 일반 노동조합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노동법전은 일반 노동조합에게도 인 정되는 일반적인 권리들을 규정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2008년 이후 대표적 노동조합과 일반 노동조합 사이에 부분적 대표성을 갖춘 적격 노동조 합이라는 개념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그 자체가 핵심적인 질문이다. 노조법상 노동조합의 정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 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하여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 개별 법률상의 특정 권한들을 행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의 체결 및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 등 모든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 반대로, 노동조합의 정의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어 떤 권리도 향유할 수 없게 된다. 비록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근로자의 권리로 보장되어 있지만, 노조법과 판례는 노동조합만이 단체교섭 을 할 수 있고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요컨대, 노동조합이면 전부, 노동조합이 아니면 전무인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은 노동조 합 설립 신고 제도에 의하여 강화된다. 일단 노동조합으로 인정되면 막강한 권한들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설립 신고 시점에서 노동조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행정관청의 실질 심사로 이어져서 결국에는 노동조합 신고제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되는 상황을 초래한다. 노동조합 설립 신고제가 신고제가 아니라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 운영되는 데에는 노조법 제2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법한 노조 규 약 시정 명령 제도 및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는 제도도 한몫 한다. 비교 대상 국가들이 노동조합의 설립 그 자체는 자유롭게 하고 특정 권한 행사와 관련해서 필요한 때에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는 ‘기능적 필터링’ 법제를 갖고 있다면, 한국은 노동조합의 설립 그 자체에서 이미 요건 심사를 하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통해 요건 심사를 상시화하는 ‘구조적 필터 링’ 법제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노동조합을 정의하고 있는 노조법 제2조 제4호에서 비롯되는 논리필연적인 결과는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노조법 제2조 제4호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노조법 제2조 제4호는 노조법상의 여러 권리들을 향유할 수 있기 위한 요건들을 정한 규정이 다. 소극적 요건은 그러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노조법상 노동조합의 자격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그러한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노조법 제2조 제4호는 금지 규정이 아니며, 소극적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항에 해당하는 규약이라고 해서 위법한 규약 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노조법 제21조의 위법한 규약에 대한 행정관청의 시정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노조법 제21조의 시정 명령이 대상으로 하는 위법한 규약이란 노동관계법령에서 강행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을 승인하고 있는 규약을 의미한다. 가령, 남녀 차별, 인종 차 별, 외국인 차별 등을 명시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규약이나 조합원의 권리를 명백하게 침해함으로써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규약이 그러 하다. 노조법 제21조의 시정 명령은 이러한 규약에 대해서만 행사될 수 있다). 노조법 제2조 제4호는 노조법의 규율 영역 밖에서 임의적인 단체 로 존재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는 내용을 규약으로 정하고 있는 근로자 단체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한, 국가가 사전에 개입하여 규약을 시정하도록 명령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가령, 노조법 제2조 제4호상의 “근로자 아 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보자. 이를 금지 규정으로 이해하고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노조 규약을 노조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 명령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이다. 이 규정은 금지 규정이 아니라 정의 규정이다. 정의 규정에 대해서는 적법/위법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 이 아니라 적격/결격의 문제만 제기될 뿐이다.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 그 노조가 노조법상 노조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노조법상 노조로서는 결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만약 어떤 근로자 단체가 근로 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규약을 두고 있다면 그 단체는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자격이 의심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규약 이 위법한 규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러한 근로자 단체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서 행위하고자 한다면, 즉 어떤 권한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그 시점에서 그 권한 행사의 상대방이 노동조합성 결격을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이다. 단체교섭을 요구할 때에는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가 이의 제기의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근로자 단체와 교섭 을 하고 협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위법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조법상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근로 자 단체가 아무런 단체행동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집회와 시위도 가능하며, 불매 운동 같은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용자가 교섭에 응 하고 협약을 체결하면 그것 또한 유효한 것이다. 다만, 노조법상 규범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뿐이다. 입법의 근거가 명문으로 필요한 것인가에 대 한 오래된 논 쟁이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입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점을 전제로, 규범적 효력은 노조법상 노조가 체결한 협약에 대해서 노조 법이 특별히 부여하는 효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노조도 헌법상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향 유할 수 있다. 이것이 헌법의 정신이고, 노사 자치의 원리이다.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노조가 노조법의 영역으로 들어오지 않고 헌법의 영역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그것을 시비 걸 이유도 근거도 없다. 다만, 노조법의 영역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비로소 적격/결격이 문제될 뿐이다. 대체로 노동법에서 다루는 개념들은 이와 같이 동태적이다. 관계론적 개념이고, 변화론적 개념이고, 진화론적 개념이다. 정태적 개념이 아니며, 형이 상학적 개념이 아니며, 실체론적 개념이 아니며, 플라톤적 개념이 아니다. 정태적 개념론에서는 어떤 개념에 대한 선험적인 상, 하나의 이데아를 설 정하고 그 상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따라 전부 아니면 전무의 법적 효과를 부여하려고 한다. 동태적 개념론에서는 그 개념이 어떤 국면에 놓여 있는 지, 어떤 관계 속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그에 적합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고자 한다(실상, 동태적 개념론에서는 개념이 없다. 다만, 관계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공무원노조법은 우리의 논의에 유용한 사례를 제시해 주는 특수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공무원노조법 제6조 제1항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하면서 6급 이하의 공무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5급 공무원이 공무원노조에 가입하면 어떻게 되는가?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해당 공무원노조가 결격이 되는지 여부이다. 공무원노조법은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 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하면 공무원 아닌 자가 가입한 셈이 되기 때문에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을 준용하여 노조가 아니게 된다는 해석 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첫째, 공무원노조법 제6조 제1항은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금 지하는 규정이 아니다. 아무리 반대 해석을 한다고 해도 6급 이하 제한 규정과 5급 이상 금지 규정은 그 법적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금지 규정이라면 가입 자체로 법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6급 이하 제한 규정이기 때문에 5급이 가입해도 곧바로 법 위반의 문제는 생기기 않는다. 둘째, 5급 이상 공 무원의 가입을 공무원 아닌 자의 가입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의제이다. 공무원노조법 제2조에서는 이 법에서 말하는 공무원을 국가공무원법과 지방 공무원법상의 공무원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5급 공무원도 공무원임에는 분명하다. 가입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무원 아닌 자로 해석 하는 것은 목적론적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며, 명문에 완전히 반하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가? 공무원노조법 제6조 제 1항은 가입 범위에 관한 규정이지 노조의 자격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5급 공무원이 가입하더라도 노조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 치지 않는다. 다만, 해당 공무원의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을 뿐이다. 단체협약의 적용이라든지, 기타 조합원에게 부여되는 권리가 인정되지 않 을 뿐이다. 5급 공무원이 자신도 노조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조합비 납부를 통해 지원을 하고 싶다면서 노조에 가입한다면 그냥 그렇게 명목상 조합 원으로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기본권과 관련된 법 해석에서는 언제나 권리 보장적 해석 을 지향해야 한다. 헌법상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노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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