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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유리한 근로조건은 취업규칙에 우선한다

  1. 대법원 2017-12-13 선고, 2017다261387
  2. 부산고등법원2017-08-30 선고, 2017나53715
  3. 울산지방법원2017-06-14 선고, 2016가합23102
  4. 저자 권오상

【판결요지】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인 데 반해, 근로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에 기초한 것이므로, 어떠한 근로조건에 관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이 각기 다르게 정하고 있다면,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상고인)는 울산 동구 소재 ○○중공업 해양사업부 내에서 해양구조물의 조립업무 일부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사내협력회사인 G사이고, 피고(피상고인) 근로자 정○○는 G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원고인 G사와 피고인 근로자 정○○는 ‘실제 근무한 날짜가 월 20일 이상인 경우 약정수당을 지급하고, 만근수당의 액수는 월 600,000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G사는 자금 상황이 악화되자 2016.4.11.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인원감축, 임금조정 및 약정수당을 폐지하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의결하고 소속 근로자 206명 중 144명(69.9%)의 근로자들로부터 자구계획안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받았다.

그런데 피고 근로자 정○○는 자구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았고, 자구계획안에 따라 근로조건이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고 G사는 약정수당을 폐지한다는 자구계획안에 대하여 근로자 과반수가 동의한 이상 피고 근로자 정○○에게 약정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피고 근로자 정○○에게 2016.5월분과 6월분 만근수당 각 600,000원 합계 1,2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 근로자 정○○는 “임금 등에 관한 사항은 취업규칙이 아니라 개별근로계약으로 정한 사항이므로, 개별근로계약을 통해서만 이를 변경할 수 있고, 취업규칙의 변경절차를 통하여서는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 취업규칙이 자구계획안 내용대로 유효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노동법상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근로계약이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우선 적용되는 것이므로, G사는 근로계약에 따른 만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반면에 원고 G사는 “‘임금삭감 및 제 수당 폐지’에 관한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안에 대하여 근로자들 과반수가 동의하여 자구계획안 내용대로 취업규칙이 변경되었으므로,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라 만근수당 지급채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라고 맞섰다.

1심과 2심인 울산지방법원과 부산고등법원은 “임금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개별근로계약에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경영사정 및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일률적으로 적용될 임금에 관한 기준을 마련할 경우 그에 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 근로자 정○○의 주장을 일축한 다음, “‘기본임금 외에 모든 약정수당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 명칭에 관계없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소속 근로자들 중 과반수로부터 자구계획안에 대한 동의까지 얻었으므로,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절차를 모두 적법하게 거쳐 정당하게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다만 1, 2심 재판부는 “취업규칙은 그것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을 그 부분에 한하여서만 무효로 하는 효력을 가질 뿐이고(「근로기준법」 제97조 참조), 취업규칙에 정한 내용보다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인 때에는 당연히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우선하여 유효하게 적용된다. 또한 취업규칙이 근로계약과의 관계에서 최저한의 기준을 설정하는 효력만 가지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점에 취업규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에 우선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자구계획안 내용대로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내용의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라고 판시해 원고 G사가 피고 근로자 정○○에게 약정수당인 만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상고 기각을 통해 원심을 확정했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해 취업규칙의 보충적 효력을 규정하고 있으나, 반대로 상위규범인 취업규칙보다 하위규범인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경우의 적용과 관련하여 판례는 상위규범인 취업규칙보다 하위규범인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면 하위규범인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 적용된다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유리한 개별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 우선한다는 아주 당연한 판례 법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취업규칙은 개별 근로계약의 하한을 정하는 기준일 뿐, 개별 근로계약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경우 유리한 근로계약을 취업규칙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우선효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에서는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휴가, 임금의 구성항목 및 계산방법, 지급방법 등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명시하도록 되어 있는 최소한도의 내용만 기재한 후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대부분의 근로조건 등은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사건은 만근수당 및 약정수당 등 제 수당까지도 개별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드문 케이스로 보인다. 대상판결은 근로계약서가 아닌 취업규칙에서 대부분의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는 일반 정규직과 달리 비정규직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의미가 있을 것이고,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할 것이다.

다만, 사용자 측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임금 삭감, 수당 폐지 등)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한 경우 만약 제 수당까지도 개별 근로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다면 이에 맞추어 근로계약 내용도 각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 내용처럼 변경한 경우에만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취업규칙만 개정하고 기존의 근로계약 내용을 변경한 바 없다면 근로자는 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을 근거로 사용자에게 임금, 수당 등의 지급을 요구할 수 있게 되므로, 향후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근로조건이 후퇴하는 경우 사용자는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노사간 합의와 협력이 필요하겠다. 

 

권오상(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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