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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위탁관리계약의 종료와 경비원의 당연퇴직

  1. 대법원 2017-10-31 선고, 2017나22315
  2. 저자 권오성

【판결요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에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했다고 해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2.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피고 주식회사 경진관리(이하, 피고회사)는 2015.12.1. 원고를 채용하고 원고로 하여금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A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도록 하였는바, 원고와 피고회사 간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의 문면에는 “2015.12.1.부터 2016.2.29.까지(3개월)로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하며, 계약기간 종료 또는 계약기간 중이라도 피고와 사업장 사이의 위․수탁(도급)계약이 해지(종료)되는 경우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는 취지와 함께 동 계약서의 하단에 “입사 후 최초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직원으로 임명되며 이와 관련한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르는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2) 피고회사는 2016.2.25. 원고에게 “원고와 피고와의 근로계약 기간이 2016.2.29.자로 종료되기에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한다.”라는 내용의 서면을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

(3) 원고는 2016.5.16.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고, 시용기간 만료 시 정식 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할 사유가 부존재하고, 피고가 구체적, 실질적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지는 무효’라는 이유로 ①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의 무효의 확인 및 ②2016.3.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174만 2,4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

(4) 이 사건 소제기 이후인 2016.5.31.에 피고회사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위탁관리 계약이 종료되었다. 이에 피고회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은 3개월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므로 이 사건 해지는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한 것일 뿐이고, 가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시용계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회사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간의 위탁관리 계약이 2016. 5.31. 종료됨에 따라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도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하였다.

 

이 사건의 법률적 쟁점은 크게 ①이 사건 근로계약이 계약기간을 2015.12.1.부터 2016.2. 29.까지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인지 아니면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둔 시용계약인지의 여부, ② 피고회사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간의 위탁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합의가 유효한가라고 할 것이다. 이에 관하여 원심판결과 대상판결이 다소 상이한 판단을 하였는바, 그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석

근로계약 자동종료 약정의 유효성

원심판결

공동주택의 사업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 등과의 단기 계약을 통해 한시적인 위탁관리 업무를 하는 피고 업무의 특성상 소속 근로자에 대해 근로기간을 단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이 필요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에도 그와 같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는 보이나, 시용기간을 규정한 것임이 명백한 ‘기타 조건’을 부정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으로 보아야 한다.

공동주택의 위탁관리를 하는 피고 업무의 특성상 공동주택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나 종료를 소속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에 반영하거나 연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으므로, 피고의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역시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

상동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했다고 해서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

 

 

먼저,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석과 관련하여 원심법원은 “근로계약기간의 다른 사유인 3개월의 계약기간과 ‘기타 조건’에 규정된 3개월의 시용기간을 거쳐 정식 직원으로 임명된다는 부분이 배치되거나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3개월의 근로계약기간을 시용기간으로 보고 그 기간이 종료되면 취업규칙에 정해진 대로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여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판시하였는바, 이러한 판단은 옳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기간제 근로계약이 아니라 시용계약으로 이해할 경우, 본 채용의 거부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무효임이 명백하다.

다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중 근로계약 자동종료 약정의 유효성에 관하여 원심법원은 “공동주택의 위탁관리를 하는 피고 업무의 특성상 공동주택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나 종료를 소속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에 반영하거나 이와 연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으므로(이 점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필요한 곳에 파견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사안에 관한 대법원 2009.2.12. 선고 2007다62840 판결의 사안과는 다르다), 피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역시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이 사건 해지의 무효 확인 청구는 이 사건 해지를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효하거나 적절한 수단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지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이 명확하게 판시하지는 않았지만 원심법원은 내심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 규정을 고려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반하여 대상판결은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했다고 해서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보아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법원과 대상판결의 이와 같은 차이는 대법원 2009.2.12. 선고 2007다62840 판결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원심법원은 위 2007다62840 판결을 소위 ‘모집형 파견근로’에 관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이해한 반면, 대상판결은 이를 아파트 위탁관리계약 등 노무도급계약 일반에 적용되는 것으로 넓게 이해하여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에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했다고 해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근로계약 종료 여부에 대해 다툼이 되는 것은 언제나 근로자는 종료를 희망하지 않고 사용자는 희망하는 때라는 것을 생각하면,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가 전혀 개입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해고제한 법리의 적용을 비켜나는 근로계약의 자동소멸이란 것은 관념에 불과하므로 최대한 제한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집형) 파견근로계약과 아파트 위탁관리계약을 구별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동주택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나 종료를 경비원의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대상판결의 판단은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권오성(성신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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