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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한 차별행위

  1. 수원지방법원 2017-07-07 선고, 2016가단458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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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피고 평택시 버스회사 등에 버스기사들이 휠체어 승강설비 고장, 휠체어 승강설비사용법 부지, 무정차 통과 등의 이유로 장애인인 원고를 버스에 승차시키지 아니하거나 휠체어 승강설비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아니한 행위(이하 ‘승차거부 등’이라 한다)는 버스기사 개인의 측면에서는 여객운수사업법 제26조 제1항 제1호, 제6호를 위반한 행위이고, 버스기사들이 소속된 피고 평택시 버스회사 등 교통사업자의 측면에서는 교통약자법 제11조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제2항, 제4항을 각각 위반한 행위이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로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위 버스기사들의 승차거부 등 차별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이동권을 침해당하고, 장애를 주된 원인으로 승차거부 등을 당하였다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평택시 버스회사 등은 위 버스기사들의 사용자로서 피용자인 위 버스기사들의 승차거부 등 차별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휠체어 이용자인 장애인이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휠체어 탑승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승차거부를 하는 것은 차별일까? 탑승 시설이 없기 때문에 승차거부를 하는 것은 정당한 것일까?

리뷰 대상판례는 이에 대해 차별을 인정하고, 버스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사건이다.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평택시 소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원고는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원고는 2016.4.10.부터 2016.11.1.까지 평택시의 80번 버스, 20번 버스, 7-1번 버스, 1-1번 버스 등의 버스기사들로부터 휠체어 승강설비 고장, 휠체어 승강설비사용법 부지, 무정차 통과 등의 이유로 승차거부를 당하거나, 휠체어 승강설비를 이용하지 못한 채 승차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러한 승차거부가 장애인 차별이라 여기고 버스회사들과 평택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손해배상)을 제기하였다.

 

1.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의 거부

 

2007.4.10.에 제정되어 2008.4.11.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제4조에서는 차별행위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고, 제5조에서는 차별판단에 대해서 “차별의 원인이 2가지 이상이고, 그 주된 원인이 장애라고 인정되는 경우 그 행위는 이 법에 따른 차별로 본다(제1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제2장에서 고용(제1절), 교육(제2절), 재화와 용역의 제공 및 이용(제3절),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와 참정권(제4절), 모‧부성권, 성 등(제5절), 가족‧가정‧복지시설, 건강권 등(제6절)으로 분류하여 차별금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본 사건의 승차거부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장 제3절의 재화와 용역의 제공 및 이용에 해당하고,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제1항, 제2항, 제4항 위반에 해당하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로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①「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2조 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교통사업자(이하 "교통사업자"라 한다) 및 교통행정기관(이하 "교통행정기관"이라 한다)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ㆍ이용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②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동승 또는 반입 및 사용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③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장애인 및 장애인 관련자에게 장애 또는 장애인이 동행ㆍ동반한 보조견 또는 장애인보조기구 등을 이유로 장애인 아닌 사람보다 불리한 요금제도를 적용하여서는 아니된다.

④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⑤교통행정기관은 교통사업자가 장애인에 대하여 이 법에 정한 차별행위를 행하지 아니하도록 홍보, 교육, 지원, 감독하여야 한다.

⑥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운전면허시험의 신청, 응시, 합격의 모든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⑦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운전면허시험의 모든 과정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거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⑧제4항 및 제7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적용대상의 단계적 범위 및 정당한 편의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 버스회사의 책임

 

대상판결에서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버스기사들이 휠체어 승강설비 고장, 휠체어 승강설비 사용법 부지, 무정차 통과 등의 이유로 장애인인 원고를 버스에 승차시키지 아니하거나 휠체어 승강설비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아니한 행위는 버스기사 개인의 측면에서는 여객운수사업법 제26조 제1항 제1호, 제6호를 위반한 행위이고, 버스기사들이 소속된 회사 등 교통사업자의 측면에서는 교통약자법 제11조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1항, 제2항, 제4항을 각각 위반한 행위이며, …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위 버스기사들의 승차거부 등 차별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이동권을 침해당하고, 장애를 주된 원인으로 승차거부 등을 당하였다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버스회사 등은 위 버스기사들의 사용자로서 피용자인 위 버스기사들의 승차거부 등 차별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며 버스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손해배상 액수 산정에서 원고의 나이, 장애의 유형 및 정도, 특성, 버스기사들의 승차거부 등 차별행위의 시기, 횟수 및 정도 등을 참작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는 버스회사당 1백만 원씩을 인정하였다.

 

3. 평택시의 책임

 

원고는 평택시가 교통행정기관으로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하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버스기사들이 장애인인 원고에게 승차거부 등을 하도록 방치한 것은 차별행위에 해당하므로, 교통약자법 제13조, 평택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제18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5항에 따라 버스회사 등에게 이동편의시설의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교육의 실시를 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평택지원은 버스기사들이 장애인인 원고에게 승차거부 등을 한 것을 두고 평택시가 이를 방치하여 차별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5항의 규정만으로 원고에게 곧바로 평택시에 대하여 버스회사 등에 이동편의시설의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교육의 실시를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체법상의 청구권이 부여된다고 볼 수도 없으며, 평택시가 제19조 제5항에 규정된 의무를 해태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4. 결 론

 

대상판결은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의 거부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안으로 하급심이지만 차별판단의 지평을 넓힌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택지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제19조 제5항의 의무 이행을 구하는 절차 또는 불이행시의 구제절차를 따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위 의무규정만으로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곧바로 위 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체법상 청구권이 부여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며, 평택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만으로 권리가 구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권리침해가 있는 경우에 그에 대한 적절한 구제수단(시정조치)을 인정해 주여야 권리보호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 조치 요구에 대해서는 차별 사건의 특성상 더 넓게 적극적으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 차별이 있는 경우에 장애인들이 그에 대해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차별구제소송에서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차별행위의 중지 등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법원이 시정조치를 명한 판결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대상판결은 평택시장의 책임 부분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적극적 조치와 관련하여 어떤 판결이 나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신수정(서울시립대학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