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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가입을 이유로 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므로‘노동조합’ 명칭 사용은 무죄다

  1. 대법원 2017-06-29 선고, 2014도712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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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기업별 노동조합이 아닌 초기업적 노동조합으로 설립신고를 마친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해고된 사람 또는 실업상태인 사람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고 있더라도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어서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 및 노조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른 법외노조 통보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인천A일반노동조합은 ‘인천지역 내 A]사 계열 사업장에 종사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사내하청, 협력업체 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2003. 2. 행정관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노동조합 명칭을 인천A일반노동조합에서 ‘A일반노동조합’(이하, A일반노조)으로 변경하고, 2003.3. 규약을 변경하여 ‘A그룹 전 계열사 및 그 산하 사내하청업체,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 및 종사하다가 해고된 노동자들’의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규약을 변경하였다. 행정관청은 ‘해고자는 근로자가 아니며, A일반노조는 인천지역 단위노조이므로 모든 A계열사 노동조합과 같이 인천지역을 초월한 조직대상으로 조합원을 가입할 수 없음’을 들어 A일반노조에 규약 시정을 명하였다. 해당 행정관청은 2003. 8. 규약 시정요구에 응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따라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통보(이하, 법외노조 통보)하였다.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이래로 2013.7. 초까지 A일반노조는 집회를 개최하면서 또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였다. 이에 검사는 위 A일반노조의 대표자(피고)를 노조법 제7조 제3항(“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에 위반하여 제93조 제1호(위 규정 위반의 벌칙)에 해당한다고 형사기소하였다. 대상판결은 위 판결요지의 내용으로 피고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였다. 1심, 2심 및 대법원 모두 피고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2심과 대법원은 1심과는 맥락을 달리하고 있다. 

먼저 1심(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4.1.9. 선고 2013고정1291 판결)의 견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조법 제7조 제3항의 요건은 문언상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닌 경우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조법상 신고주의에 입각한 설립을 하지 아니한 채 혹은 설립되기 전에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는 점이다. 특히 죄형법정주의의 취지에 비추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하여 법상노조 부인통보를 받은 노동조합까지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유추 또는 확장해석하는 것이다.

둘째, 노조법은 모법이 아니라 시행령(제9조 제2항)에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 행정관청은 30일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 시행령은 모법인 노조법에 위임규정이 없는 것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 대상판결은 이와 같은 위헌성 논란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경우까지 노조법 제7조 제3항에 포함하여 해석하는 것은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명백히 벗어나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셋째, 1심은 “노동조합의 설립을 신고에 의하게 하고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하면서도, 설립 이후에는 변경신고나 정기적인 통보의무만을 규정할 뿐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의 명칭 사용에 관해서 어떠한 금지조항도 없고 행정벌이나 형사벌을 동원한 규제조항도 없”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즉 “노조법에 명시적으로 금지조항이나 처벌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설립 후 노조법 시행령에 기한 행정관청의 통보에 의한 노동조합 명칭 사용 허부문제를 억지로 노조법 제7조 제3항에 포함시켜 해석”하는 것은 노조법의 취지나 입법목적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1심 판결이 노동조합의 형식적 요건 측면에서 접근하였다면, 2심과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의 실체적 요건인 그 사유의 정당성 측면에서 접근하였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위 [판결요지]와 같다. 노조법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라)목에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때 ‘근로자’(노조법 제2조 제1호)는 노동3권의 향유주체인 근로자로서 반드시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현실적으로 취업중인 근로자뿐만 아니라 실업중인 근로자 또는 해고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을 받아 생활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사용자로부터 해고됨으로써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서 일정한 사용자와의 종속관계가 전제되지 아니하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이 아니라,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해고되어 그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때문에 초기업 노동조합인 A일반노조에 실업자 내지 해고자가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은 위법하다.

둘째, A일반노조가 인천지역을 초월하여 다른 지역 근로자까지 조직대상을 삼고 있다는 사정 또한 법외노조 통보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A일반노조가 애초에 인천지역을 대상으로 설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규약을 변경하여 전국을 대상으로 하였다면 이는 조합자치의 영역이다. 노동조합이 조직대상을 전국, 지역, 산업별 내지 직종별로 할지는 전적으로 단결의 자유에 속한다.

대법원과 2심은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한 이상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닌’ 경우를 해석함에 있어 적법하게 설립되었으나 이후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노동조합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형벌법규의 지나친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이어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지 여부는 살필 필요 없이 A일반노조의 대표에게 무죄를 확정하였다.

필자는 이미 지난 글에서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이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설립단계(설립신고를 하지 않거나 설립되기 이전)의 경우라도 ‘노동조합’ 명칭 사용은 허용하여야 하며 이에 대한 벌칙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찍이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 2008.7.31. 2004헌바9 결정)는 위 노조법 제7조 제3항과 제93조 제1호에 대하여 합헌을 선언한 바 있으나 입법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노동조합’이란 명칭은 노조법이 창설한 것이 아니라 노조법 이전에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선희(법학박사)